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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셋 코리아] 중국 의존 공급사슬 다변화하는 계기돼야

중앙일보 2020.02.10 00:17 종합 29면 지면보기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반등 기미를 보이던 국내 경제가 신종 코로나 사태에 다시 발목이 잡혔다. 신종 코로나의 충격이 여러 경로를 통해 국내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거 사스나 메르스보다 전파력이 월등한 데다 무증상 감염, 제3국 감염 등 다양한 확산 경로로 인한 공포가 경제 활동을 광범위하게 위축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잘못된 초동 대응으로 혼쭐이 난 중국도 뒤늦게 감염병과의 전면전을 선포했지만, 위세는 여전하고 두려움은 바이러스보다 빠른 속도로 퍼지고있다.
 

저비용 집착해 중국 의존 계속하면
생산 중단 언제든 재발할 수 있어

국내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도 커지고 있다. 이전의 사스나 메르스의 경우보다 피해 규모가 더욱 광범위하게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아직 감염 확산의 초기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올해 여름을 넘어서는 험난한 장기전이 될 수 있음을 예고하는 실정이다. 이번 사태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의 경로도 다양하다. 먼저 신종 코로나는 국내 핵심 제조업 생산라인을 멈춰 세웠다. 일본의 반도체 핵심소재부품 수출 중단에도 견뎌왔던 상황이라 더욱 아프다. 중국 중심의 글로벌공급사슬(Global Supply Chain) 교란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짧은 시간 내에 얼마나 엄중하게 나타날 수 있는지, 그 가치사슬 가운데 한국 경제가 얼마나 취약한 위치에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 할 것이다. 사태가 장기화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시나리오는 이번 사태가 그동안 누적된 중국의 시스템 리스크를 위기로 전이시키는 방아쇠가 될 가능성이다. 이번 사태가 아니더라도 중국은 많은 리스크를 누적시켜 왔다. 부채 증가, 내수경기 침체, 미국과의 무역 전쟁 등의 영향으로 경기 침체가 진행되면서 제조업 부문의 디폴트 위험이 사상 최대 수준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이런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로 인해 수백만 명의 이동이 제한되면 기업과 생산라인이 멈춰 서고 호텔·음식점·소매점 등 서비스업과 나아가 부동산시장까지 위험이 퍼질 수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제조공장이며 전 세계 생산량의 6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우한(武漢)과 후베이(湖北)성은 중국의 글로벌 공급사슬의 중심지역의 하나이다. 우한의 나비가 세계와 국내 경제의 폭풍으로 발전될 수 있는 연결고리이다.
 
상황의 엄중함을 고려한다면 정부의 선제적이고도 전향적인 대책이 요구된다. 무엇보다 전염병 확산 차단이 최우선 과제이다. 경제 피해 최소화를 위해서도 감염 확산 방지는 최선의 대책이다. 제3국 감염, 무증상 감염, 우한에서의 입국자와 확진자 접촉자 중 행적을 놓친 상당수 감염 가능 예비자들, 7만명에 달하는 중국과 동남아 유학생 관리 대책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자국 바이러스 전파자에게는 사형까지 거론하면서 우리의 입국 제한에 대해서는 강하게 불평하는 중국의 이중성에 좌고우면할 상황이 아니다.
 
경제적 대응도 중요하다. 사스 때처럼 중국의 성장률은 급감할 가능성이 크다. 무역·금융·인적교류 중심에 있는 중국에서의 충격은 전 세계적 영향을 불가피하게 할 것이다. 광범위한 영역에서 중국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 우리의 경우 그 충격이 더 크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단기적으로 피해 기업에 대한 금융·세제 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예산 조기 투입과 추경 편성도 당연히 고려해야 한다. 나아가 피해 유형별로 맞춤형 지원 대책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길게 보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발 전염병이 주기적·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낮은 비용에 집착해 중국 생산기지에 의존하는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경하지 않고는 생산라인 가동 중단과 같은 충격은 언제든 재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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