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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교민 추가 확진, 지자체엔 무통보···아산·진천 주민 항의

중앙일보 2020.02.07 11:2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를 피해 중국 우한(武漢)에서 귀국한 교민을 수용 중인 충남 아산의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 아산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것은 지난 1일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 3일 충남 아산 초사동 우한교민 임시생활시설인 경찰인재개발원 입구에서 방역당국이 차량을 소독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일 충남 아산 초사동 우한교민 임시생활시설인 경찰인재개발원 입구에서 방역당국이 차량을 소독하고 있다. [연합뉴스]

 

28세 남성, 6일 오후 9시 국립중앙의료원 이송
격리된 교민들 메모지로 정부·주민에 "감사하다"
합동지원단, 생일 맞은 어린이들에게 선물도 지원

7일 정부합동지원단과 충남도·아산시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경찰인재개발원에 격리 수용 중인 A씨(28)가 인후통 증상을 호소해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조사한 결과 ‘양성’으로 판정됐다. 의료진은 오후 9시15분쯤 A씨를 서울의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이송했다.
 
A씨는 지난달 31일 전세기편으로 1차 귀국한 교민이다. 지난 1일 경찰인재개발원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13번째 환자(28)의 직장 동료로 알려졌다. 13번째 확진자와 중국으로 출장갔다 1차로 귀국했고 아산을 이동할 때도 같은 버스에 탑승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격리 수용시설에서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자 합동지원단은 교민에게 이런 사실을 알리고 방송을 통해 심리안정 프로그램을 방송했다. 교민들이 동요할 것을 우려해서라고 한다.
지난 6일 오후 충북 혁신도시내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생활하는 우한 교민들을 돕고 있는 합동지원단이 도시락을 이들의 숙소 앞에 놓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일 오후 충북 혁신도시내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생활하는 우한 교민들을 돕고 있는 합동지원단이 도시락을 이들의 숙소 앞에 놓고 있다. [연합뉴스]

 
합동지원단은 추가 확진자가 발생한 뒤 충남방역대책본부 등 자치단체가 운영하는 부서에 이 같은 내용을 알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정부가 정보를 차단하려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충남도 관계자는 “뉴스를 보고 아산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것을 알았다. 정부에서는 어떤 연락이나 통보도 없었다”며 “경찰인재개발원 주변 주민의 불안감이 커지지 않을까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충북 진천군과 음성군은 지난 6일 오후부터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상황반을 설치하고 직원(팀장급)을 상주시켰다. 이들은 교민의 격리가 해제되는 15일까지 인재개발원에 상주하며 정부합동지원단과 정보 공유, 행정적 지원 등을 돕게 된다.
충남 아산의 경찰인재개발원에 격리 수용중인 우한 교민들이 방문 앞에 붙여 놓은 메모지. 교민의 자녀로 추정되는 아이가 감사인사를 전했다. [사진 충남지방경찰청]

충남 아산의 경찰인재개발원에 격리 수용중인 우한 교민들이 방문 앞에 붙여 놓은 메모지. 교민의 자녀로 추정되는 아이가 감사인사를 전했다. [사진 충남지방경찰청]

 
교민들이 수용된 뒤 정부합동지원단과 자치단체간 직접적인 연락체계가 마련되지 않아 정보를 제때 공유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4일 교민 1명의 검사를 받은 사실도 진천·음성군이 늦게 알게 되자 주민들이 “관리가 소홀한 게 아니냐”며 항의하기도 했다. 아산시는 1차 교민이 수용된 지난달 31일부터 경찰인재개발원에 연락관 형태로 직원 1명을 파견했다.
 
지난달 31일과 1일 두 차례에 걸쳐 아산 경찰인재개발원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격리 수용된 교민들은 잠복기(14일)가 지나 가족 품으로 돌아가기를 기다리며 통제에 잘 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특별한 증상이 없으면 보건교육을 받고 15일부터 순차적으로 귀가하게 된다. 경찰인재개발원에는 527명,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는 173명이 생활 중이다.
 
격리수용 중인 교민들은 방문 밖에 붙인 메모지를 통해 요청사항과 정부·자치단체·주민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메모지를 수거해 각 방에서 필요한 물품을 전달하고 있다. 지난 4일에는 어린이를 위해 장난감을 제공하기도 했다. 생일을 맞은 어린이 2명(6살)에게는 선물도 전달했다.
충남 아산의 경찰인재개발원에 격리 수용중인 우한 교민들이 방문 앞에 붙여 놓은 메모지. 교민들은 메모지를 통해 정부와 자치단체, 주민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사진 충남지방경찰청]

충남 아산의 경찰인재개발원에 격리 수용중인 우한 교민들이 방문 앞에 붙여 놓은 메모지. 교민들은 메모지를 통해 정부와 자치단체, 주민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사진 충남지방경찰청]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생활 중인 한 교민은 “(선물받은)아이들이 오늘이 크리스마스냐고 묻기도 한다”며 “산타가 왔다 간 것 같다”고 전했다. 아이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메모지에는 ‘저희를 위해 고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처럼 집에 가지도 못하시고. 212호 드림’이라는 글이 담겨 있었다.
 
정부합동지원단 관계자는 “좁은 방에서 오랜 시간 갇혀 지내는 게 힘들 아이들을 응원하자는 취지에서 선물을 전달했다”며 “모든 교민이 무사히 가족 품으로 돌아가기를 바라며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아산·진천=신진호·최종권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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