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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선 변경해야" 청담동에 가로막힌 GTX-A, 행정심판이 돌파구 되나

중앙일보 2020.02.07 06:00
청담동 주민들이 GTX 공사에 반대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청담동 주민들이 GTX 공사에 반대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파주 운정과 동탄을 잇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노선은 지난 2018년 말 착공식을 가졌다. 공사 구간은 파주 운정~삼성역 사이 42.6㎞로 6개 공구다. 그런데 이 구간 중에 유독 땅을 파지 못하는 지역이 있다. 바로 청담동이 속한 서울 강남구 일대다. 
  

[이슈분석]
GTX-A 강남구간, 아직 착공 못해
지반침하 우려 등 청담동 주민 반발

강남구, 노선바꾸라며 굴착허가거부
국토부 "완공 차질, 공사비 증가" 난색

시행사, 강남구 상대로 행정심판 청구
이르면 4월 나올 결과에 사업향배 달려

 7일 국토교통부와 SG 레일(GTX-A 시행사)에 따르면 강남구청은 지난해 중반부터 최근까지 청담동 일대 등에 대한 도로점용 및 녹지점용 허가, 이른바 굴착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이 지역의 공사는 사실상 중단상태다. 
 
 강남구가 굴착허가를 반려하는 이유는 청담동 주민들의 강한 반발 때문이다. 이 지역 주민들은 GTX 통과를 위해 대심도 터널을 뚫을 경우 지반 침하와 건물 균열 등으로 인해 거주지의 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주장한다. 
GTX 노선도. [연합뉴스]

GTX 노선도. [연합뉴스]

 
 게다가 애초 예비타당성조사 당시 계획 노선이 청담동이 아닌 압구정동을 지나는 것으로 되어 있었으나 실제 설계에서는 청담동 통과로 변경된 사실도 주민들을 자극했다. 그래서 주민들은 노선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국토부를 상대로 GTX-A노선 건설을 위한 실시계획 승인 취소 소송도 제기해 현재 1심이 진행 중이다. 
 
 강남구 역시 GTX-A 노선의 우회를 고수 중이다. 현재 계획된 노선 대신 삼성역에서 곧바로 한강 쪽으로 진행해서 거주지에 영향을 주지 않는 하저(河底)를 통해 강북으로 연결하라는 것이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지역 주민의 삶에 적지 않은 피해를 주면서까지 건설공사를 강행하는 건 현 정부의 기조에도 맞지 않는다"며 "충분히 가능한 우회 노선이 있는데도 현재 노선만을 고집하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노선에 대해선 굴착 허가를 내줄 수 없다"고 밝혔다. 
강남구 요구노선.

강남구 요구노선.

 
 하지만 국토부와 SG 레일 측은 노선 변경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노선을 변경할 경우 지질조사와 설계부터 다시 시작해야 해 2023년 완공목표를 지키기 어려운 데다 2000억원 이상 공사비가 더 소요된다는 설명이다. 
 
 나진항 국토부 철도투자개발과장은 "노선 변경은 여러 이유로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강남구와 지역주민을 상대로 최대한 설득 작업을 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말했다. 국토부 일각에서는 주민 반대에 밀려 노선을 변경할 경우 다른 지역에서도 같은 요구가 쏟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처럼 강 대 강 대립이 계속되면서 공사에 차질이 빚어지자 SG 레일은 지난해 말 강남구청을 상대로 서울시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강남구청의 부당한 굴착허가 거부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으니 이를 해소해달라는 내용이다. 
GTX 열차 조감도. [자료 국토교통부]

GTX 열차 조감도. [자료 국토교통부]

 
서울시행정심판위원회는 서울시 산하 지자체와 기관 등과 관련한 행정심판을 관할한다. 청구인은 행정심판에 불복할 경우 소송을 제기할 수 있지만, 피청구인은 불복 자체가 허용되지 않고 결과에 따라야만 한다. 
 
 따라서 행정심판에서 SG 레일이 이길 경우 공사를 시작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패할 때는 상당 기간 공사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강남구가 노선변경을 더 강하게 요구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행정심판 결과는 이르면 4월쯤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더 늦어질 수도 있다. 서울시행정심판위 관계자는 "청구인과 피청구인이 의견을 내면 이를 상대방에 보내 반론을 받는 과정을 하나씩 거친다"며 "양측에서 의견을 많이 내는 경우 심판결과가 나오기까지 적지 않은 시일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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