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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번이 비례 안정권"···민주당 영입인재들은 당황했다

중앙일보 2020.02.07 05:00
더불어민주당 16번째 영입인재인 주한베트남교민회장 겸 이주민센터 동행 대표 원옥금씨(왼쪽)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1호 영입인재인 최혜영 교수로부터 꽃다발을 전달받고 있다. 두 사람은 비례 출마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16번째 영입인재인 주한베트남교민회장 겸 이주민센터 동행 대표 원옥금씨(왼쪽)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1호 영입인재인 최혜영 교수로부터 꽃다발을 전달받고 있다. 두 사람은 비례 출마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연합뉴스]

 
지역구 출마냐, 비례대표냐.
4·15 총선을 60여일 앞두고 정치권에서는 영입인재 배치 전략 구상이 한창이다. 더불어민주당은 6일까지 공개한 18명 중 상당수를 지역구에 출마시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당장 지난 20대 총선보다 비례대표 당선권이 확 줄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당 내에서는 “6~7번이 비례 안정권”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11번까지 당선된 4년 전(20대 총선)의 절반(50~60%) 수준이다.

 

전략공천·비례 ‘판 짜기’ 들썩

‘4호 영입인재’인 소병철 순천대 석좌교수는 6일 라디오에서 출마지를 묻는 말에 “아직 당에서 구체적으로 정한 게 없다. 절차에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한 달 전(지난달 5일) 입당식 때와 똑같은 답을 했다. 그는 이용우 전 카카오뱅크 대표, 이수진 전 판사와 함께 지역구 출마가 일찌감치 점쳐진 영입자다. 고향인 전남 순천이 유력하게 검토되는데, 확정 언급을 꺼리고 있다. 각각 경기 고양정, 서울 동작을 전략공천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 전 대표와 이 전 판사도 마찬가지다.
 
민주당 지도부의 전체 판 정리가 아직 덜 끝난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까지 입당한 총선 영입자들의 희망 출마 경로는 다소 엇갈린다. 임오경 전 서울시청 여자핸드볼팀 감독은 지난달 30일 통화에서 “개인적으로는 당연히 비례대표라고 생각하고 입당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입당한 한 영입 인사는 가까운 지인에게 “일단은 비례일 줄 알고 왔는데 지역구를 나가야 할지 모르겠다”며 출마 경로에 대해 고심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 이해찬 대표, 17번째 영입인재인 홍성국 전 미래에셋대우 대표, 18번째인 이재영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이인영 원내대표, 김두관 의원(왼쪽부터)이 6일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 발표식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 이해찬 대표, 17번째 영입인재인 홍성국 전 미래에셋대우 대표, 18번째인 이재영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이인영 원내대표, 김두관 의원(왼쪽부터)이 6일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 발표식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반면 적극적으로 지역구 출마 희망을 밝히는 경우도 있다. 지난달 23일 입당한 ‘태호 엄마’ 이소현씨는 영입 과정에서 “젊은 어머니들이 모인 수도권에서 아이들의 미래를 고민하고 싶다”는 뜻을 당 지도부에 전했다. 데이트폭력 논란으로 출마를 철회하고 탈당한 영입 2호 원종건씨도 앞서 공개적으로 “지역구 출마” 기자회견을 했다. 민주당은 최근 영입자들의 지역 거주 기간 등을 재차 면밀히 조사해 배치 전략을 짰다.
 
이에 따라 6일 영입한 홍성국 전 미래에셋대우 사장(17호)과 이재영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18호)에 대해서는 구체적 지역구를 거론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성환 당 대표 비서실장은 입당식 뒤 기자들과 만나 “이 전 원장은 오늘 입당 환영식에 참석한 김두관 의원과 가까운 지역구”라며 경남 양산 지역 공천을 시사했다. 홍 전 사장에 대해서는 “수도권이 될 수도 있고, 태어난 곳인 충남 연기군(세종)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둘 다 “최종 확정이 아니다”란 단서를 달았지만, 이미 영입인재 배치가 상당 부분 진행됐음을 시사한 발언이다. 당 내에서는 현역 국회의원 평가에서 하위 20%를 받은 의원의 지역구 출마 예정지에 영입인재들을 투입해 ‘물갈이’ 수단으로 활용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4년 전 ‘문재인 키즈’ 때는

민주당이 ‘1호’, ‘2호’식으로 번호를 매겨가며 총선 투입 인재를 들인 건 문재인 대통령이 첫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았던 2016년부터다. 당시 문 대통령이 영입했던 20명의 출마·당선 여부를 살펴보니 선거 직후 비례대표로 의원이 된 사람은 문미옥(7번), 이철희(8번), 권미혁(11번·이상 비례 순번순) 등 세 명이었다. (표 참조)
 
민주당 20대 총선(2016년) 영입 인재. 그래픽=신재민 기자

민주당 20대 총선(2016년) 영입 인재. 그래픽=신재민 기자

 
문 전 의원은 2017년 6월 대통령 비서실 과학기술보좌관으로 자리를 옮기며 비례직을 12호 영입인재였던 이수혁 전 의원(현 주미대사)에게 승계했다. 20명 중 4명이 비례 타이틀로 국회의원이 된 셈인데, 한 명은 배턴 터치를 받았으니 전체를 놓고 보면 5명 중 1명이 되지 않는다.
 
대신 20대 총선 영입인재들은 지역구에서 대체로 선방했다는 평을 들었다. 표창원·김병관·김정우·박주민·김병기·조응천(영입 순) 등 6명이 승리를 거둬 4년간 의정 활동을 했다. 오기형·양향자·유영민 등 당시 낙선했던 영입자 일부는 최근 21대 총선에 재도전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4년 전에도 영입인재 중 1명(김선현 차의과대 교수)이 논문 표절 논란 등으로 잡음을 겪고 중도 사퇴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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