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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하루 74명 사망…“무증상 감염자 15초 스쳤는데 감염”

중앙일보 2020.02.07 00:04 종합 4면 지면보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의한 중국 사망자가 564명을 기록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5일 하루에만 74명이 숨졌다고 6일 발표했다. 4일 65명이 숨진 데 이어 하루 동안 사망자 수 최고 기록을 또 경신했다.
 

중국, 조기발견·조기격리 위해
미열·무력감만 있어도 환자 분류
밀접접촉자 18만 명 집중 검사

“2월 3일 신종코로나 피크 이를 것”
중국 전문가 예상 깨고 더 심해져

확진자 수는 6일 현재 2만8130명으로 늘었다. 사망자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중증 환자도 640명 증가해 3859명을 기록했다. 이런 추세는 지난달 말 중국 광저우 중산대와 미국 보스턴대의 공동 연구팀이 2월 3일 신종 코로나가 피크에 이른다며 제시했던 최악의 시나리오마저 깨뜨린 것이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는 이날 처음으로 격리 치료자 수도 발표했다. 5일 자정 현재 2만6302명이 격리돼 치료받고 있다고 밝혔다. 확진 환자의 대부분이다.
 
중국 하루 73명 숨지고, 3694명 확진.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중국 하루 73명 숨지고, 3694명 확진.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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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무원 연합예방통제시스템은 5일 기자회견을 열고 신종 코로나와의 싸움에 분수령을 이룰 다섯 번째 진료 가이드 방안을 내놨다. 핵심은 무증상 감염자 관련 조기 대응이다.
 
궈옌훙(郭燕紅) 국가위생건강위원회 감독 전문위원은 “지난 한 달 동안 임상 경험을 통해 신종 코로나 환자를 네 부류로 나눈다”고 발표했다. 과거엔 경증·중증·위중의 세 그룹이었는데 경증을 경미(輕微)와 보통으로 세분화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경미 상태를 새로 구분하기로 한 건 무증상 감염자 때문이라고 리싱왕(李興旺) 베이징 디탄(地壇)전염병센터 수석전문가는 말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무증상 감염자는 바이러스 보유량이 상대적으로 적어 증세도 경미한 편이다. 열이 있어도 높지 않고, 약간의 무력감을 느끼며 마른기침을 하는데 폐렴 증상은 없는 식이다.  
 
그러나 전파력이 중증 환자보다 약할 뿐 전염성은 분명히 있다. 무증상 감염자 조기 발견-조기 격리-조기 진단-조기 치료 등 4개 조기 작업으로 신종 코로나 확산을 억제하겠다는 게 중국 의료진의 현재 구상이다. 리싱왕은 무증상 감염자는 대개 환자와 밀접 접촉을 한 사람 또는 환자의 가족 구성원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밀접 접촉자에 대한 집중 검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5일 자정 현재 밀접 접촉자로 의학 관찰을 받는 사람은 18만6354명이다.
 
중국 신종 코로나 확진·사망자 추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중국 신종 코로나 확진·사망자 추이.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저장(浙江)성 닝보(寧波)시의 장베이(江北)구에서는 무증상 감염자 옆에 잠시 서 있었던 것만으로도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나왔다. 6일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에 따르면 지난 4일 확진 판정을 받은 장베이구 거주 56세 남성 A씨는 역학조사 결과 확진 환자가 나온 지역에 체류한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야생동물과 접촉하지도 않았고 확진 환자와 아는 사이도 아니었다.
 
이에 닝보시 당국은 폐쇄회로(CC) TV 화면을 통해 A씨의 동선을 일일이 추적했다. 분석 결과 1월 23일 오전 7시47분과 58분 사이에 A씨가 솽둥팡(雙東坊) 채소시장에서 장을 봤는데, 최근 확진 판정을 받은 61세 여성 B씨와 함께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B씨는 1월 19일 단체로 절에 갔다가 감염된 케이스다.
 
두 사람은 같은 가게에서 물건을 샀을 뿐이고, 함께 있던 시간도 15초에 불과했다. 마스크는 두 사람 다 쓰지 않고 있었다. 닝보시 당국은 가게에서 확진자와 함께 잠시 머무른 것이 유력한 감염 경로라고 보고 있다. 특히 B씨는 당시 특별한 증상이 없어 자신이 감염된 것도 모르는 무증상 감염자였다. 무증상 감염자에 의한 신종 코로나 전파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는 사례로 중국 언론은 주목하고 있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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