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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크루즈선 또 10명 확진…“선실로 식사 배달, 감옥 같다”

중앙일보 2020.02.07 00:04 종합 6면 지면보기
6일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내 선실에 각기 격리된 승객들이 손을 흔들고 있다. 이들 승객은 바다를 조망 할 수 있는 비싼 선실에 묵고 있다. [EPA=연합뉴스]

6일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내 선실에 각기 격리된 승객들이 손을 흔들고 있다. 이들 승객은 바다를 조망 할 수 있는 비싼 선실에 묵고 있다. [EPA=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탑승했던 일본 크루즈선에서 확진자 10명이 추가로 나왔다. 6일 현재 일본 내 감염자 수는 45명으로 늘었다.
 

탑승 3700명 19일까지 해상 격리
273명 검사 진행 이틀 새 환자 20명
한국인 승객은 감염 확인 안 돼
창문 없는 객실 승객 바람쐬기 허용

일본 후생노동성은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홍콩 남성 감염자와 접촉한 153명 및 발열·기침 등의 증상이 있는 120명 등 총 273명의 검체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이날 신규 확진자 10명을 포함, 현재까지 20명에게서 바이러스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아직 검체 채취 대상자 중 171명의 검사 결과는 나오지 않은 데다 바이러스 잠복 기간까지 고려하면 환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이날 새로 확진 판정을 받은 10명의 국적은 일본 4명, 미국과 캐나다 각 2명, 뉴질랜드와 대만 각 1명이다. 이들 중 2명은 가고시마(鹿兒島)에서 홍콩 남성 감염자와 함께 버스 투어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크루즈선에는 한국 국적자 9명인데, 승조원이 5명, 승객이 4명으로 확인됐다. 주일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승조원들은 음성으로 확인됐다. 부부 2쌍으로 추정되는 한국인 승객의 감염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반면에 비교적 저렴한 선실 내부. [로이터=연합뉴스]

반면에 비교적 저렴한 선실 내부. [로이터=연합뉴스]

추가 확진자 10명은 요코하마(橫浜)항에서 내려 의료기관으로 이송됐다. 배에 타고 있는 선원과 승객 3700여 명은 19일까지 해상에서 격리된다.
 
크루즈선 선내에는 뷔페식으로 제공되는 무료 레스토랑과 유료 스시 식당, 바 외에 공중목욕탕과 수영장 등이 있다. 또 700명을 수용하는 대형 극장이 있고 댄스 교실 등이 매일 열려 승객들 간 교류 기회가 많았다.
 
이런 선내 환경을 전문가들은 “사실상 폐쇄된 공간”으로 평가했다. 오오이시 가즈노리(大石和徳) 도야마(富山)현 위생연구소장은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가까이에서 대화를 하거나 식탁에서 함께 식사하는 것으로, 비말(飛沫·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또는 말을 할 때 입에서 나오는 작은 물방울)에 의한 감염증이 퍼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TV아사히에 출연한 예방의학 전문의인 우라시마 미쓰요시(浦島充佳) 도쿄지케이카이 의과대 교수는 “뷔페식당에서 감염이 퍼졌을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승객들에게 제공되는 식사. [로이터=연합뉴스]

승객들에게 제공되는 식사. [로이터=연합뉴스]

크루즈선 탑승객 중 중·장년층이 많은 점도 이번에 감염자가 많이 나온 배경으로 지적된다. 전날 확인된 확진자 10명도 50대와 60대가 각 4명, 70대와 80대가 각 1명으로 나타났다. 한 70대 탑승객은 요미우리신문에 “오락거리가 많고 의사도 상주하는 데다 자는 동안 관광지로 이동하니 편안해서 선택했는데 설마 이런 일이 생길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승객들은 선사의 통제에 따르고 있다. 크루즈선에 타고 있는 영국인 부부 데이비드 아벨과 샐리 아벨은 영국 뉴스 4채널과 인터뷰에서 “마스크를 한 승무원이 식사를 넣어준 뒤 다시 수거해 간다. 마치 감옥에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6일 오후부터는 창문이 없는 객실 승객에 한해 바깥 공기를 쐬는 게 제한적으로 허용됐고, 새 마스크를 나눠준다는 선내 방송도 나왔다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
 
프린세스 크루즈 측은 배가 정박해 있고 필요한 물자를 공급받고 있기 때문에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이다. 프린세스 크루즈 한국지사 김연경 실장은 “승객 이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식사를 선실로 배달해 주고 있다”며 “고혈압 환자 등 약 복용이 필요한 승객 현황을 파악해 약을 처방받아 선실로 전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서울=최승표 기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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