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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서도 “사고쳤다”는 추미애, 서울시장·대권주자 노리나

중앙일보 2020.02.07 00:04 종합 10면 지면보기
추미애 법무부 장관(오른쪽 둘째)이 6일 서울고등검찰청 내 법무부 대변인실 사무실 ‘의정관’ 개소식에 참석해 현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오른쪽 둘째)이 6일 서울고등검찰청 내 법무부 대변인실 사무실 ‘의정관’ 개소식에 참석해 현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검찰 인사에 이어 다시 정국의 중심에 섰다. 지난 4일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 피의자 13명에 관한 공소장을 제출해 달라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요구를 거부하면서다. “개인의 명예와 사생활을 침해하는 잘못된 관행”이란 명분을 내세웠다. 하지만 야권은 물론 범여권인 참여연대(5일)와 정의당(6일)도 비판에 나서고 있다. “선거 개입 의혹에선 개인의 명예나 사생활 보호보다 국민의 알 권리가 더 중요하다”는 취지였다. 더불어민주당의 금태섭 의원도 “공개가 원칙”이라고 했다.
 

공소장 비공개 등 잇따른 강수
검찰개혁 마무리 총대 메면서
문 대통령 지지층에 ‘눈도장’

논란이 커지자 법무부는 6일 설명자료를 냈다. “(추 장관이) 헌법정신에 따라 법무부가 제정한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을 법무부 스스로 위반할 수 없고 예상되는 정치적 부담은 감내하겠다는 소신을 밝힘에 따라 최종적으로 공소장 전문을 제출하지 않는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비공개 결정이 추 장관의 ‘정치적 판단’이었음을 시사한 것이다.
 
여권은 공식적으로는 추 장관을 거들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그 사안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다”(5일)는 반응이었고, 민주당은 “국회 자료제출요구에 응해 공소장이 제출되면 곧바로 의원실을 통해 공개되는 나쁜 관행에 제동을 것일 뿐”(6일, 이해식 대변인)이라고 논평했다. 청와대 내부에선 ‘추미애 대 윤석열’ 구도가 만들어져 청와대의 부담을 덜어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러나 불편함을 드러내는 여권 인사도 적지 않다. 여권의 한 핵심관계자는 “청와대와 조율되지 않은 채 추 장관이 실익도 명분도 없는 결정을 내렸다”고 주장하며 “사고 친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검찰 인사 때부터 계속된 추 장관의 단독 행동이 선거의 큰 악재로 떠올랐다”라고도 했다. 2009년 환경노동위원장 추미애를 떠올리는 이들도 있다. 당시 추 위원장은 여당인 한나라당이 추진하던 노동 관련 법안에 민주당이 반대하자, 오히려 민주당 의원들의 회의장 진입을 막은 채 법안을 처리해 당내에선 ‘역적’으로 몰렸다. 소신 또는 고집이란 얘기다.
 
정치적 행보로 해석하는 이도 있다. 추 장관과 가까운 원외 인사는 “장관 이후에 대한 구상에 대권에 대한 그림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라고 말했다. ‘조국 사태’ 수습용으로 비치던 법무부 장관 자리가 당 대표를 지낸 5선의 추미애 의원에게는 그다지 매력적인 자리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수락한 데에는 “검찰 개혁을 한반도 평화 문제에 못지않은 어젠더라고 생각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를 잘 알았기 때문”이라는 게 추 장관 주변의 설명이다.
 
실제로 추 장관은 여권의 차기 유력 후보군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서울시장 도전 의사를 주변에 피력한 적이 있다는 말도 있다. ▶TK 출신의 여성▶DJ(김대중)가 발탁해 구민주당을 끝까지 지킨 인물에다 ▶‘검찰 개혁’ 마무리의 총대를 메면서 최근엔 ‘문재인의 장관’이란 타이틀도 가능해졌다. 다만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찬성했다는 게 꼬리표로 달려있다.  
 
민주당의 한 전략통 의원은 “추 장관이 친문 인사로 탈바꿈한 것은 맞지만, 지지층의 너른 지지를 확보한 단계는 아니다”라며 “검찰 개혁 강공 드라이브에 자신의 정치적 성패가 달렸다고 판단하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추미애·윤석열 35분 회동=추 장관은 6일 대검찰청을 ‘전격’ 방문, 윤석열 검찰총장과 35분간 만났다. 둘의 회동으론 두 번째다. 서울고검 청사에 법무부 대변인실 분실(의정관·議正館)을 마련해준 데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하는 취지라고 한다. 법무부에선 “장관이 대검찰청에 방문한 건 20여 년 만의 일”이라고 했다.
 
임장혁·김수민 기자 im.janghy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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