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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탁구선수권 흥행 향한 유승민의 ‘스매싱’

중앙일보 2020.02.06 00:02 경제 6면 지면보기
유승민 조직위원장이 부산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성공 개최를 기원하며 모형 탁구채로 강스매싱을 재현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유승민 조직위원장이 부산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성공 개최를 기원하며 모형 탁구채로 강스매싱을 재현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준비 과정의 80% 정도 마무리됐습니다. 이젠 본격적으로 손님맞이에 나설 때죠. 최근 국제적으로 우려가 커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해서도 꼼꼼한 대비책을 만들었습니다. 선수에게도 팬들에게도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생각으로 마지막까지 집중하겠습니다.”
 

3월22~29일 부산 벡스코서 열려
국내 처음, 79개국 선수단 537명
조직위원장·협회장·IOC위원 3역
신종 코로나 우려 꼼꼼한 대비책
리더십 주목에 “긍정 변화 중요”

다음 달 22~29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2020 부산 세계탁구선수권대회는 ‘국내 탁구 열기 부활의 신호탄’으로 주목받는 대회다. 톱랭커를 포함한 세계 79개국 537명의 선수단이 부산을 찾는다. 개막을 한 달여 앞둔 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중앙일보와 만난 유승민(38) 대회 조직위원장 겸 대한탁구협회장은 “역대 최고 대회가 될 것”이라는 말로 성공 개최를 확신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탁구가 정식 종목이 된 이후, 32년간 올림픽 탁구 금메달을 가져간 나라는 중국(28개)과 한국(3개), 스웨덴(1개) 3개국뿐이다. 이들 중 스웨덴 7차례, 중국 6차례나 탁구 세계선수권대회를 개최했다. 한국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림픽에서 은메달과 동메달 2개씩인 일본도 7차례나 개최했다.
 
대회 마스코트인 갈매기 아나(왼쪽)와 온나.

대회 마스코트인 갈매기 아나(왼쪽)와 온나.

유 위원장은 “국제탁구연맹(ITTF)이 1926년 창설된 이래 2년마다(1997년 이전) 또는 매년(1999년 이후 개인전과 단체전 번갈아 진행)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렸다. 한국은 94년 만에야 처음 이 대회를 치른다. 많이 늦었지만, 이제라도 기회를 얻은 만큼, 한국 탁구가 제2의 도약을 할 수 있는 발판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회조직위는 유 위원장을 비롯해 ‘소수정예’로 대회를 준비해왔다. 조직위 구성원이 30명에 불과하다.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조직위 사무국 인원(1200명)의 2.5%고, 단일 종목 대회였던 지난해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200명)의 15% 수준이다. 그래도 국제대회 운영 경험은 어느 조직위보다 풍부하다. 유 위원장은 “평창올림픽, 광주세계수영선수권 조직위에 몸담았던 분들, 그리고 외국어 능통자 위주로 조직위를 꾸렸다. 조직위 직원들 업무 숙련도와 의사소통 능력에 대해서는 ITTF가 극찬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 열린 기존 국제대회 대부분은 개최도시(지자체)가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개최했다. 그와 달리 이번 대회는 탁구협회가 유치했고, 조직위 중심으로 준비하고 있다. 평창과 광주의 인적 레거시를 관리하고 성장시킨다는 측면에서도 의미 있다”고 덧붙였다.
 
대회 개막을 45일(6일 기준) 앞두고 홍보와 마케팅에 마지막 스퍼트를 올려야 하는 상황에서,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대회 성공의 심각한 악재다. 개막 전까지 확산세가 누그러지지 않을 경우 선수단과 관광객 등 부산 방문 외국인이 환영받지 못하는 ‘사태’가 생길 수 있다. 조직위에 따르면 선수단과 관계자, 취재진 등 사전등록 외국 국적자만 3000여 명이다. 관광객까지 포함하면 수만 명에 이를 전망이다.
 
유 위원장은 “바이러스 확산 가능성을 우려해, 대회 개막 직전까지 준비된 여러 붐업 이벤트는 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 역대 최고로 대회를 치른다는 목표에는 변함이 없지만, 그보다 앞서는 건 선수와 관중의 안전이다. 특히나 국내 팬을 최우선으로 배려해 안전 시스템을 설계했다”고 말했다.
 
조직위는 대회 기간 매일 최대 6000명의 선수단과 팬들이 경기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한다. 규모를 고려한 방역 대책을 준비했다. 모든 입장 관중에게 마스크와 손 세정제를 지급한다. 선수단과 대회 관계자, 취재진에게 지급하는 웰컴 팩(welcome pack)에 방역용 물품도 포함된다. 아울러 부산시, 대한체육회, 조직위, 탁구협회가 네트워크를 구성해 바이러스 확산 등 주요 현안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공유하는 시스템도 갖출 예정이다. 경기장 안팎에서 감염 예방 홍보를 강화하고, 감염 의심자 발생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상황 대처 훈련도 계속한다. 유 위원장은 “ITTF가 20일로 예정된 대진 추첨 행사에 맞춰 최종 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시스템을 포함해 성공 개최를 위한 모든 준비가 끝났다는 걸 인증받겠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국제 스포츠계의  ‘젊은 리더십’으로 주목받는 유 위원장에게 또 하나의 도약대가 될 전망이다. 조직위원장과 탁구협회장,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등 1인 3역을 소화하는 모습에 국제 탁구계 관계자들은 “유승민은 ITTF 회장을 맡겨도 손색이 없겠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유 위원장은 “누구나 더 큰 꿈을 꿀 수 있지만, 그것이 ‘높은 자리’에 대한 욕심이어선 안 된다. 어느 조직에 몸담든 ‘유승민이 함께한 뒤 긍정적인 변화가 생겼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말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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