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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번 환자 왔었다"…서울역 푸드코트 손님들 입부터 가렸다

중앙일보 2020.02.05 18:00
17번 확진환자가 들린 서울역사 안 3층 푸드코트. 5일 오후 2시30분쯤에는 정상엽엉 중이었다. 이후 영업이 중단됐다. 석경민 기자

17번 확진환자가 들린 서울역사 안 3층 푸드코트. 5일 오후 2시30분쯤에는 정상엽엉 중이었다. 이후 영업이 중단됐다. 석경민 기자

5일 오후 2시30분 서울 용산구 서울역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17번 환자’ A씨(38)가 지난달 24일 낮 12시쯤 머문 곳이다. 이날 안승남 경기도 구리시장은 A씨의 확진 판정 뒤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환자 동선을 공개했다.
 
싱가포르에서 열린 업무 관련 세미나에 참석했던 A씨는 공항철도를 이용해 서울역에 도착했다. 이어 대합실을 지나 역사 안 3층 푸드코트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이곳에는 14개 음식점이 입점해 있다. 메뉴를 선택해 계산하면 해당 매장에 자동 주문이 된다. 영수증 속 주문번호가 뜨면 음식을 가져가야 한다. A씨는 순두부를 택했다. 
영업이 중단된 푸드코트. 석경민 기자

영업이 중단된 푸드코트. 석경민 기자

 

푸드코트 450명 동시수용 가능 규모 

주문대에 직원이 있고, 주변에 무인주문기도 운영 중이었다. 무인주문기를 이용하지 않았다면 A씨는 최소 2명(주문직원, 순두부 음식점 직원)과 밀접하게 접촉했을 수 있다. 푸드코트 면적은 1320㎡다. 동시수용 가능 인원은 450명에 이른다. 점심시간인 점을 고려하면 접촉자는 확 늘 수 있다. 
 
기자가 찾았을 때는 점심시간을 넘긴 시간임에도 18개 테이블이 찬 상태였다. 구리시에서 이날 낮 12시30분쯤 순두부 음식점이 포함된 동선을 발표했는데도 푸드코트는 정상영업을 한 것이다. 푸드코트 내 한 직원은 “평소 때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푸드코트는 열린 공간이고, 테이블도 거의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12번째 환자가 지난달 서울역 편의점을 방문한 것으로 밝혀졌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12번째 환자가 지난달 서울역 편의점을 방문한 것으로 밝혀졌다. [연합뉴스]

 

확진자 동선 포함 소식에 당혹 

곧이어 푸드코트에 확진자가 들렀다는 뉴스가 전해지자 다들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이었다. 12번 확진자가 지난달 서울역 편의점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된 데 이어 또 환자 동선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A씨가 주문했던 순두부 음식점에는 3명의 근로자가 일하고 있다. 확진자가 머물렀을 때 모두 근무했다고 한다. 한 직원은 “혹시 감염자로 의심되는 고객이 있었는지 기억나냐”는 질문에 “평소랑 같았다. 전혀 몰랐다”며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목도리로 코와 입 감싼 시민도 

식사하던 김애임(65·여)씨는 “확진자가 여기서 식사를 한 것을 전혀 몰랐다”며 “자주 왔는데…1층에 있을 걸 괜히 올라왔다”고 말했다. 역사 내 1층에도 식당이 있다. 김씨는 두르고 있던 빨간 목도리로 코와 입을 막았다.
 
푸드코트에서 식사를 마친 외국인은 한국 내 신종코로나 현황 등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 싱가포르에서 왔다는 앨리시아 탄(35)은 기자에게 오더니 “무슨 일 있냐”고 물었다. 17번 확진 환자가 싱가포르에서 귀국했다고 말하니 동행한 어머니와 눈을 마주치며 놀라워했다. 모녀는 휴대한 소독 젤로 손을 두 세 번 닦았다.
푸드코트 영업중단 안내문. 석경민 기자

푸드코트 영업중단 안내문. 석경민 기자

 

인근 매장 직원 "소독 철저히 한다" 

반면, 인근 매장에서 일하는 한 직원은 크게 동요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익명 요청한 직원(28)은 “푸드코트에서 자주 밥을 먹는데 걱정되지는 않는다”며 “요즘 방역을 철저히 한다. 우리 가게도 매일 영업이 끝나면 소독제로 다 닦는다”고 귀띔했다. 동선 공개에 따른 에스컬레이터 등 소독이 이뤄지고 있었다.
 
역사 안 푸드코트 관리업체는 오후 3시30분쯤 푸드코트 영업을 종료했다. 앞서 한 시간 전에는 우선 순두부 음식점이 문을 닫았다. 입구에는 ‘임시휴업안내’ 게시물이 붙었다. “내부 사정으로 일시적으로 영업을 중단합니다. 고객님의 양해 부탁드립니다”라고 써 있었다. 
영업 재개시점은 미정이다. 관리업체 측은 “관계기관의 회의결과가 나와봐야 언제까지 휴업할지 그런 게 정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현재 신종코로나 확진자는 18명(누적치)이다. 국외 전체 환자는 2만4509명이며, 사망자는 492명에 이른다. 다행히 국내에서는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2번 확진 환자(55)는 지난달 24일 확진 판정을 받은 지 13일 만에 완치 판정을 받았다.  
 
석경민·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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