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현대차 셧다운에 자동차 생태계 '휘청'…납품 업체도 휴업

중앙일보 2020.02.05 17:45
5일 휴업에 들어간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뉴스1]

5일 휴업에 들어간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뉴스1]

중국산 부품 공급 차질로 인한 현대차 '셧다운(일시 정지)'이 부품업체 등 자동차 산업 생태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상당수 부품 업체가 현대차 휴업 일정에 맞춰 속속 일부, 또는 전면 휴업을 결정하고 있다.  
 
5일 휴에 들어간 울산 현대차 정문. [뉴스1]

5일 휴에 들어간 울산 현대차 정문. [뉴스1]

현대차에 차체를 공급하는 성우하이텍은 6~10일까지 일부 라인에서 생산을 중단할 것이라고 5일 밝혔다. 성우하이텍 관계자는 "현대차 상황이 공장별로 달라 라인의 절반은 중단하고, 절반은 가동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완성차 업체의 휴업으로 라인이 서는 일은 아주 드문 경우"라고 덧붙였다. 부산 소재 성우하이텍은 2018년 매출이 3조 4568억원에 이를 정도로 대표적인 자동차 부품업체다.  
 
현대차에 내장재를 납품하는 경주 소재 한 1차 협력업체도 7~11일까지 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현대차 일부 공장은 4일부터 공장이 멈춤에 따라 이때부터 11일까지 제품 공급 중단으로 인한 매출 손실은 약 30억원 정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에 외장재를 공급하는 아산 소재 한 납품업체 대표도 "일부 라인 가동을 멈추고 휴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부산·울산·경주·창원·아산 등 현대·기아차 협력업체가 몰려 있는 곳의 상황도 비슷하다. 오대식 한국산업단지공단 울산본부 경영지원팀장은 "자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상당수 부품업체가 7일부터 휴무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종윤 부산상공회의소 조사연구본부 조사역은 "현대차 휴업에 따라 같이 휴업하는 업체가 절반 정도"라며 "현대차 공장이 재가동되면 물량이 일시 증가할 것에 대비해 평상시와 다름없이 공장을 가동하겠다는 업체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재고를 감당할 수 있는 1차 벤더보다 규모가 작은 2·3차 납품업체의 피해가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차와 1·2·3차 납품업체는 'JIT(Just In Time, 적기생산방식)'라는 운명 공동체로 묶여 있다. 적기 생산방식이란 꼭 필요한 부품만 제때 납품하는 방식으로, 원가 절감을 위해 기술력이 필요하지 않은 부품에 대해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부른 '와이어링 하니스(차량 배선 뭉치)'는 납품 업체가 중국에 몰려 있어 대처가 쉽지 않은 점이 있다. 부품 공급 차질→완성차업체 셧다운→다른 부품업체 동반 셧다운으로 이어진 셈이다.
 
자동차 납품업체 평균 영업이익률. 그래픽=신재민 기자

자동차 납품업체 평균 영업이익률. 그래픽=신재민 기자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는 4300여 곳에 이른다. 2018년 기준 산업 규모는 약 100조원으로 이 중 수출을 뺀 내수는 약 70조원으로 추산된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완성차 업체가 1주일 정도 문을 닫는다고 했을 때, 부품산업 전체적으로 약 1조4000억원 정도의 피해가 우려된다"며 "사태가 장기화한다면 그러잖아도 어려움을 겪는 중소 납품업체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1차 벤더에 이은 2·3차 협력업체는 그보다 더한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11년 이후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의 영업이익률은 매년 계속 감소했다. 300인 이상 280여 개 업체의 2018년 평균 영업이익률은 3%로 2011년(5.7%)보다 2.7%포인트 감소했다. 300인 이하 기업은 같은 2011년 4.1%에서 2018년 1%로 악화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