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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에 에이즈·에볼라 약…완치환자 혈액도 투여 가능성

중앙일보 2020.02.05 05:00
윗부분의 담황색 액체가 원심분리기로 분리한 혈장이다. [중앙포토]

윗부분의 담황색 액체가 원심분리기로 분리한 혈장이다. [중앙포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중 폐렴이 진행된 환자에게 국내외 의료진이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ㆍHIV감염증)나 에볼라 치료제 등을 투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감염병의 경우 치료제 개발까지 수년이 소요되다보니 기존 치료제 중 작용 원리가 유사한 약품을 이것저것 시도해보는 것이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때는 기존 항바이러스제 외에 완치 환자의 혈장을 주입하는 치료법도 동원됐다.
 

메르스 완치 공군 혈장, 위중한 환자들에게 주사  

메르스에 감염됐던 공군 김모(당시 44세) 원사는 2015년 6월 9일 완치 판정을 받고 병원 문을 나섰다. 그는 완치 사흘 뒤(2015년 6월 12일) 천안 단국대병원을 찾아 혈액을 기부했다. 
 
의료진은 김 원사에게서 혈액을 채취한 뒤 원심분리해 적혈구와 백혈구, 혈소판을 제외한 담황색의 혈장만 추출했다. 혈장을 제외한 혈액 성분은 다시 그의 몸속으로 들어갔다. 성분 헌혈과 똑같은 방법이다. 
 
이날 김 원사에게서 뽑아낸 혈장은 모두 400cc. 김 원사는 당시 “내가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혈장 치료를 돕겠다. 다른 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면 뭐든 하겠다”라고 말했다. 
2015년 메르스에서 완치된 공군 김모 원사가 목발을 짚고 국군수도병원을 나서고 있다. 소속 부대가 기밀을 요하는 곳이어서 김 원사는 마스크를 쓴 채 촬영에 응했다. [뉴시스]

2015년 메르스에서 완치된 공군 김모 원사가 목발을 짚고 국군수도병원을 나서고 있다. 소속 부대가 기밀을 요하는 곳이어서 김 원사는 마스크를 쓴 채 촬영에 응했다. [뉴시스]

 
특정 바이러스를 이겨낸 사람의 혈장에는 해당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형성된다. 메르스를 이겨낸 김 원사의 혈장을 채취해 다른 환자에게 수혈하기 위한 조치였다. 
 
당시 의료진은 “혈장 주입치료는 마지막 수단 중 하나다. 항체가 형성된 완치 환자의 혈장을 다른 환자에게 주입해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을 갖도록 하는 치료법”이라고 설명했다. 
 
김 원사의 항체가 포함된 혈장은 당시 상태가 위중했던 메르스 35번 환자(삼성서울병원 의사)와 119번 환자(평택시 경찰)에게 주입됐다. 혈장 주입치료 효과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두 환자 모두 긴 치료 끝에 완치돼 퇴원했다.  
 
이 치료법은 의료진 판단에 따라 이번 신종 코로나 환자에게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국내 2번째 신종코로나 환자가 이미 완치 판정을 받은 상태다. 모든 증상이 사라졌고, 24시간 간격으로 시행한 바이러스 검사에서 2번 연속 음성이 나왔다. 그의 체내에 이미 신종코로나에 대한 항체가 형성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신종 코로나’확진자 현황.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국내‘신종 코로나’확진자 현황.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혈장 치료법의 효과는 아직 완전한 검증이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2014년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미국인이 에볼라에 걸렸다 완치된 라이베리아 소년의 혈장을 수혈받은 뒤 회복하는 등 효과성을 입증할만한 사례가 다수 나왔다.
 

한편 국내 신종코로나 확진자 중 1번ㆍ4번 환자에게 HIV 항바이러스제인 리토나비르ㆍ로피나비르 혼합제(칼레트라)를 투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에선 이 약을 투약한 71세 여성 환자가 완치 판정을 받기도 했다. 
 
중국은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개발 중인 에볼라 치료 신약 ‘렘데시비르’를 제공받아 신종 코로나 환자에게 투약하고 있다. 아직 미국에서 임상시험이 진행중인 약이다. 국내 감염내과 전문의들은 보건당국에 해당 약품의 임상 연구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약품을 확보해두자고 제안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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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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