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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내전’ 김웅, 새보수당 입당 “최정점 사기꾼 때려잡겠다”

중앙일보 2020.02.05 00:16 종합 14면 지면보기
『검사내전』 저자 김웅 전 검사(왼쪽 셋째)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새로운보수당 영입행사에서 입당원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의원(왼쪽)과 하태경 책임대표(오른쪽 둘째)가 박수를 치고 있다. 김 전 검사는 ’제가 가장 잘하는 일은 사기꾼 때려잡는 일“이라고 말했다. 임현동 기자

『검사내전』 저자 김웅 전 검사(왼쪽 셋째)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새로운보수당 영입행사에서 입당원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의원(왼쪽)과 하태경 책임대표(오른쪽 둘째)가 박수를 치고 있다. 김 전 검사는 ’제가 가장 잘하는 일은 사기꾼 때려잡는 일“이라고 말했다. 임현동 기자

“자네, 검사장 할 생각 없지?”
 

문 정부 검찰개혁 비판하며 사표
“내가 먼저 새보수당에 입당 제안
사기꾼 때려잡는 일 가장 잘해”

2018년 7월, 당시 인천지검 공안부장으로 근무하던 김웅(51·사법연수원 29기) 전 부장검사를 호출한 문무일 검찰총장이 대뜸 물었다. 김 전 부장검사는 “네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문 총장은 대검찰청 형사정책·미래기획단장으로 임명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 검찰의 입장을 대변하는 자리다. 이른바 ‘검찰개혁’을 1호 국정과제로 설정한 현 청와대와 필연적으로 부닥칠 수밖에 없었다.  
 
문재인 정부와 김 전 부장검사의 악연은 이렇게 시작됐고 범여권이 관련 법안을 처리한 후인 지난달 14일 항의성 사표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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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김 전 부장검사가 3일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았다. 행선지는 새로운보수당이다. 그는 4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현 정부와) 싸움을 시작했는데 끝을 맺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내가 먼저 입당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영입식에서도“사기꾼을 보내고 나니 다른 사기꾼이 차지하는 상황을 이해하기 어려웠다”며 “살아있는 권력비리를 수사하면 항명이 되고 탄압받는 세상이 됐다. 심지어 피고인(최강욱)이 검찰총장을 공수처로 처벌 위협하는 세상”이라고 했다.  
 
이어 “나만 이런 전쟁터에서 빠져나오는 것 같아 매일 죄책감과 무력감을 느꼈다. 그래서 폭풍 속으로 뛰어들어보자 생각했다”며 “(내가) 가장 잘 하는 일은 사기꾼 때려잡는 일이다. 대한민국 사기공화국 최정점에 있는 사기 카르텔을 때려잡고 싶다”고 했다. 이후 기자들과 문답이 있었다.
 
그간 행보의 순수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
“그런 의심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나를 믿어줬고 아는 사람들은 내 의도가 무엇인지 알 수 있겠다 생각했다. 그리고 권력을 탐하고 권세를 탐하면, 죄송하지만 새보수당에 오지 않았을 것 같다. 자살골을 넣은 것 같은데…. (웃음)”
 
왜 새보수당인가.
“1년 간 국회 다니면서 접촉해 봤을 때 새보수당 의원들이 열심히 이야기 들어주고 공감해주고, 내가 잘못 생각한 부분에 대해 지적해주고 그래서 그게 되게 좋았다.”
 
새보수당은 한국당과 통합 논의 중이다.
“처음에 유승민 대표가 그럴 가능성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했다. 현재 친문(친문재인) 패권주의와 싸워야 하는 게 시대적으로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김 전 부장검사는 자신의 검사 생활 이야기를 엮은 『검사내전』의 작가다. 동명의 드라마가 현재 JTBC에서 방영 중이다. 극중 이선웅(이선균 분) 검사의 실존 모델이기도 하다. 전남 순천 출신으로 순천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그는 자신을 스스로 “생활형 검사”이자“골수 민주당 빠”라고 자칭해왔다.  
 
그런 그를 돌려세운 건 두 차례 걸쳐 요동친 ‘검찰개혁’이다. 1차로 정부안에서 소신과 달리 검찰의 특수부 기능이 유지된 데 대해 그는 “수사권 조정 정부안은 국민을 불편·불안·부당하게 하는 3불법”이라고 공개반발했고 지난해 8월 법무연수원 교수로 좌천됐다. 2차로 ‘조국 수사’ 이후 여권이 정반대 방향의 법안(검찰 직접수사 축소)을 처리하자 사표를 냈다. 그는 동료들에게 “국민에게는 검찰개혁이라고 속이고 결국 도착한 곳은 중국 공안이자 경찰공화국”이라며 “봉건적인 명은 거역하라”는 글을 남겼다.
 
정치권에선 그의 행보를 20대 총선 당시 민주당의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영입에 비유하기도 한다. 현 정권의 치부를 잘 아는 사람이 야권에 몸을 담아서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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