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리에A 골기록 행진 임모빌레 “호날두가 누구?”

중앙일보 2020.02.05 00:02 경제 6면 지면보기
치로 임모빌레(사진)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6골 차로 제치고 이탈리아 세리에A 득점 선두다. 득점왕이 유력하지만 그의 목표는 개인 타이틀보다는 팀의 우승이다. [EPA=연합뉴스]

치로 임모빌레(사진)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6골 차로 제치고 이탈리아 세리에A 득점 선두다. 득점왕이 유력하지만 그의 목표는 개인 타이틀보다는 팀의 우승이다. [EPA=연합뉴스]

올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에는 ‘축구의 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5·유벤투스)보다 더 많은 골을 넣은 선수가 있다. 그는 세리에A 양강 유벤투스·인테르 밀란보다 한 수 아래 팀에서 뛴다. 하지만 왕성한 활동량과 날카로운 슛으로 상대 골망을 흔든다. 치로 임모빌레(30·라치오)다. AP는 4일 “호날두는 누군가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뺏긴 경험이 많지 않을 것”이라며 호날두를 이인자로 밀어낸 그를 조명했다.
 

21경기서 25골, 호날두와 6골 차
한 시즌 최다골 기록까지 기대해
10차례 이적, 이탈리아서만 통해

임모빌레는 올 시즌 정규리그 25골로 득점 단독 선두다. 2위 호날두(19골)를 6골 차로 따돌렸다. 그의 득점 페이스는 세리에A 역사에서 손에 꼽을 정도다. 2일 열린 리그 22라운드 스팔 전에서 24, 25호 골을 연달아 넣었다. 리그 역사상 최소 경기(팀이 한 경기 덜 치러 21경기 출장)에 25골 고지에 올랐다.
 
세리에A에서 그만한 득점 페이스를 보인 건 1959년 안토니오 발렌틴 안젤리요(21라운드 25골)뿐이다. 안젤리요 기록을 61년 만에 재현한 것이다. 그는 현재 올 시즌 유럽 전체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3일 유러피언슈(시즌 최다 골) 중간 순위를 발표했는데, 그가 1위다.
 
임모빌레는 지난 시즌 득점왕 파비오 콰리아렐라(삼프도리아·26골) 기록에 한 골만 남겼다. 콰리아렐라는 37경기에서 거둔 결과다. 임모빌레는 아직 16경기나 남겼다. 지금의 페이스라면 2015~16시즌 곤살로 이과인(33·유벤투스)의 한 시즌 최다골(36골)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호날두도 피오렌티나를 상대로 멀티골을 기록했다. 9경기 연속골이라 주목받을 만했다. 하지만 임모빌레 기록에 묻혔다. 호날두는 지난 시즌 레알 마드리드에서 유벤투스로 이적한 뒤 득점 4위(21골)에 머물렀다. 올 시즌 득점왕 복귀를 노리는 호날두는 무서운 득점력을 보이고 있다. 그래도 득점 선두로 올라서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호날두에게 임모빌레는 얄미운 존재일 수밖에 없다. 앞서 AP의 지적은 이런 상황을 빗댄 것이다.
 
2009년 유벤투스에서 프로에 데뷔한 임모빌레는 토리노(이탈리아), 도르트문트(독일), 세비야(스페인) 등 10차례 팀을 옮겼다. 저니맨(팀을 옮겨 다니는 선수)이 된 건 그가 세리아A만 벗어나면 실력을 발휘하지 못해서다. 토리노에서 뛰던 2013~14시즌 세리에A 득점왕(22골)에 오른 그는 곧바로 도르트문트로 이적했다. 도르트문트는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난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대체 공격수로 큰 기대를 걸었다. 2014~15시즌 3골에 그쳤다. 도르트문트 팬들은 “영어로 ‘움직이지 못하는’이라는 뜻인 그의 이름(immobile)대로 플레이한다”며 비난했다. 그는 2015~16시즌 전반기 세비야에 임대됐지만 2골에 그쳤다. 후반기에 토리노로 재임대됐다.
 
2016~17시즌 라치오로 이적한 임모빌레는 신기하게도 다시 상승세를 탔다. 지난 시즌까지 세 시즌 평균 22골을 터뜨렸다. 독일 포커스는 “독일에서 실패한 임모빌레가 고향(이탈리아)에 돌아간 뒤 괴물이 됐다. 호날두보다도 잘한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임모빌레는 “목표는 팀의 우승 경쟁에 두겠다”고 말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