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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겸, 검증 1시간전 "불출마"···양정철 "당 기류 알고 결정"

중앙일보 2020.02.03 17:33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중앙포토]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중앙포토]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3일 4·15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지난해 12월 19일 전북 군산 출마를 공식 선언한 지 47일 만이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당 안팎에서는 서울 흑석동 부동산 투기 의혹에 결국 발목을 잡혔다는 얘기가 많다. 이 문제가 논란이 돼 민주당 예비후보 자격을 따지는 후보자검증위원회(검증위) 문턱을 세 차례 넘지 못했고 계속 '판단유보(계속심사)' 대상이 됐다.
 
김 전 대변인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제는 멈춰 설 시간이 된 듯하다.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군산 경제 발전을 위해 일해보고 싶었다. 때론 몸부림도 쳐봤다"고 토로했다. 이날 오전 예정됐던 민주당 검증위 회의 시작 1시간 전의 일이다. 불출마 선언으로 김 전 대변인에 대한 검증위 심사는 이날 제외됐다.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3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페이스북에 올린 글. [김의겸 전 대변인 페이스북 캡처]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3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페이스북에 올린 글. [김의겸 전 대변인 페이스북 캡처]

민주당 검증위는 이날 심사대상인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해선 최종결정을 보류하고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에 '정밀심사'를 요청했다. 진성준 당 검증위 간사는 브리핑에서 "송 전 시장은 출마동기와 배경, 수사상황 등에 대해서 검토했으나 적격여부를 결정을 못 했다"며 "공관위에 정밀심사해 달라고 요청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공관위는 검증위 다음 단계에서 당내 경선에 내보낼 후보자 적격 여부를 판단하는 기구다. 송 전 시장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에 대해 법적 잣대로 판단하기 어려운 만큼 상위 기구인 공관위의 '정무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정봉주 전 더불어민주당 정봉주 의원이 22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1대 총선 입후보자 교육연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봉주 전 더불어민주당 정봉주 의원이 22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1대 총선 입후보자 교육연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봉주 전 의원 등 검증위 신청을 하지 않고 공관위 후보접수를 마친 출마예정자에 대해 진 간사는 "공관위로 바로 (검증을) 신청하는 경우 검증위와 똑같이 엄격한 잣대로 심사할 것을 요청했고 그에 상응하는 예비후보로서의 불이익을 가하도록 요청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한 핵심 인사는 “최근 원종건씨 파문을 계기로 미투 문제가 갖는 폭발성이 더 커졌다”며 “당이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격하게 대처한다는 기준이 있는 만큼 정 전 의원 적격 여부를 면밀하게 들여다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 전 의원은 이날 한 언론이 민주당 핵심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공천심사에서 부적격자 판단을 받게 될 것”이라고 보도한 데 대해 페이스북 글을 통해 “악의적 허위기사로 이득을 보는 집단이 누구인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부동산 민심 역린이 김의겸 출마 막아세워" 

김 전 대변인에 대해서는 최근 여러 경로를 거쳐 “출마 의사를 접어달라”는 메시지가 전달됐다고 한다. 김 전 대변인은 최근까지 페이스북을 통해 ‘조국 교수에게’(지난달 30일)’, ‘이해찬 대표님께’(1일)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예비후보로 뛸 수만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민주당 한 인사는 “이미 불출마를 권유한 당으로선 갈수록 부담스러운 상황이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주말 당 주요 인사가 개별적으로 불출마를 다시금 권유했다고 한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김 전 대변인에게 ‘출마 의지는 이해하지만 당에선 부동산 정책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변동이 없다’는 것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당 검증위가 ‘부적격’ 판정 가능성을 시사하며 김 전 대변인 결단을 압박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핵심 당직자는 “검증위가 부적격으로 결론을 내려놓고 있었을 수 있다”고 했다.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보유했던 서울 동작구 흑석동 상가주택 모습. 박현주 기자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보유했던 서울 동작구 흑석동 상가주택 모습. 박현주 기자

김 전 대변인의 흑석동 상가 매입 건은 총선 출마 선언과 함께 부동산 매각에 나서 시세차익을 기부 형태로 환원하긴 했지만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기조인 부동산 투기 근절 정책에 반하는 것이란 당내 인식이 적지 않았다. 또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인사인 만큼 상징성이 커 선거판 전체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도 있었다.
 
민주당에선 김 전 대변인이 검증위 결론 전 후보직 사퇴를 한 것을 두고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평이 나온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이 이 문제에 관해서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고, 본인이 명예로운 선택을 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겠냐는 당내 기류를 (김 전 대변인이) 잘 알고 결정하신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한 최고위원도 “굉장히 마음 아픈 얘기고 당을 위해서 ‘선당후사’한 격”이라고 말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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