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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지식은 수박 겉 핥기"…‘음악캠프’ 30주년 배철수, 첫 TV 토크쇼 '잼' 론칭

중앙일보 2020.02.03 17:20
3일 토크쇼 '배철수 잼' 첫 방송을 앞두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배철수. [사진 MBC]

3일 토크쇼 '배철수 잼' 첫 방송을 앞두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배철수. [사진 MBC]

‘배철수의 음악캠프’로 30년 동안 라디오 DJ 자리를 지켜온 배철수(67)가 첫 TV 토크쇼에 도전한다. 3일 오후 9시50분 첫 방송을 하는 ‘배철수 잼’(MBC)이다. 이날 방송에 앞서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모든 방송하는 사람들의 꿈이 자기 이름을 걸고 쇼를 하는 것 아니겠냐”며 “나로서는 (방송ㆍ연예 생활의) 대미를 장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1978년 데뷔했으니 정말 오래됐다. 난 뭘 잘 안하는 걸 목표로 삼는 사람이지만, 일단 하면 열심히 한다. 작은 재미를 드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배철수 잼’은 음악ㆍ사회ㆍ문화 등 각 분야의 고수들을 게스트로 초청, 인생 이야기와 음악을 함께 풀어가는 토크쇼다. MBC 라디오 ‘배철수의 음악캠프’의 인터뷰 코너 ‘사람과 음악’이 모태가 됐다. 가수 이장희ㆍ정미조ㆍ양준일 등이 ‘배철수 잼’ 녹화를 마쳤다. 그는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가 세대간의 불화다.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를 ‘꼰대’ ‘틀딱’이라고 부르고, 기성세대는 젊은 세대를 보고 ‘배가 불러서 저렇게 나약하다’고 한다”며 “근사하게 나이 먹어가는 멋있는 어른이 있다는 걸 ‘배철수 잼’에서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새 프로그램 이름 ‘잼’에는 ‘재미’라는 뜻과 즉흥 연주를 뜻하는 음악용어 ‘잼(Jam)’의 뜻이 함께 담겨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그는 ‘재미’의 의미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2018년 KBS-1TV ‘콘서트 7080’ 진행을 그만둔 이유에 대해 “내가 더이상 재미를 느끼지 못해서였다”고 밝히며 “내가 재미있는 게 가장 중요하다. 내가 재밌어야 출연자도, 시청자도 재미있어한다”고 말했다.  


그가 토크쇼에서 이끌어내고 싶은 것도 인터뷰이 각자의 인생에 원동력이 되는 ‘재미’다. “축구선수는 축구 얘기를, 영화배우는 영화에 대한 얘기를 재미있게 한다. 게스트들에게 그들의 재미가 무엇인지 들어보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는 “내가 아는 건 많은데 깊이 아는 건 없다. 심지어 음악도 잘하진 못한다. 이런  ‘수박 겉 핥기’식의 지식이 아무 짝에도 쓸모없겠다 생각했는데 인터뷰를 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의 너스레에 이날 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배철수 잼’ 최원석 PD는 “(배철수 선배는) 술도, 담배도, 저녁약속도 안해 ‘배칸트’라고 불린다. 집에 가서 책을 읽는다. 엄청난 독서력 덕에 누구를 만나도 막히지 않고 인터뷰를 할 수 있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배철수의 음악캠프' 30주년을 맞아 포스터 촬영을 하고 있는 배철수(오른쪽). 사진은 2008년부터 폴 매카트니의 전속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MJ KIM이 찍고 있다. [사진 MBC]

'배철수의 음악캠프' 30주년을 맞아 포스터 촬영을 하고 있는 배철수(오른쪽). 사진은 2008년부터 폴 매카트니의 전속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MJ KIM이 찍고 있다. [사진 MBC]

그는 오는 3월 19일로 꼭 30주년을 맞는 ‘배철수의 음악캠프’에 대한 질문에는 “오늘은 ‘배철수 잼’에 집중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오는 17∼21일 영국 BBC 라디오 ‘마이다 베일 스튜디오’에서 진행할 특집 생방송을 두고 “과거 비틀스, 라디오헤드, 콜드플레이, 데이비드 보위 등 전설들이 녹음을 했던 역사적인 장소다. 그 곳에 서있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지 않겠냐”고 말했다. 또 “30주년 기념 다큐멘터리 제작팀도 함께 영국에 가서 작업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방송 경력 40여 년의 베테랑이지만 새 프로그램 론칭 자리인 만큼 시청률에 대한 부담을 숨기진 못했다. “우리나라 방송이 독하지 않냐”며 “단편적인 질문을 던져 웃음을 끌어내야 하고, 5분짜리 ‘짤방’이 돌아다니는 시대에 한 사람의 휴먼 스토리를 진득하게 들어주실까 하는 걱정도 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금세 “시청률이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프로 참 재미있다’는 분이 몇 명이라도 있으면 괜찮다”면서 “‘배철수의 음악캠프’도 청취율 1, 2위를 다투는 프로그램은 아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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