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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검사동일체 원칙 박차고 나가라"···또 윤석열 겨눴다

중앙일보 2020.02.03 16:51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3일 오후 경기 과천시 법무부에서 열린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제20차 회의에 참석해 김남준 법무·검찰개혁위원장 및 위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3일 오후 경기 과천시 법무부에서 열린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제20차 회의에 참석해 김남준 법무·검찰개혁위원장 및 위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신임 검사들을 향해 “검사동일체 원칙을 박차고 나가라”고 말했다. 3일 전 검사동일체 원칙을 언급한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추 장관은 3일 오후 2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신임검사 임관식에서 “검사동일체 원칙은 15년 전 법전에서 사라졌지만 아직도 검찰 조직에는 상명하복의 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은 그것을 박차고 나가 각자가 정의감과 사명감으로 충만한 존재가 되어 국민을 위한 검사로 빛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덧붙였다.  
 
신임 검사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로 “검찰 개혁에 동참해 달라”며 꺼낸 발언이라 사실상 윤 총장에게 보내는 메시지라는 평가다. 지난달 31일 윤 총장은 추 장관이 단행한 2차 검찰 인사로 지방에 발령 난 검사들에게 검사동일체 원칙을 거론했다. 윤 총장은 “어느 위치에 가나 검사는 검사동일체 원칙에 입각해 운영되는 조직이기 때문에 여러분의 책상을 바꾼 것에 불과하고 본질적인 책무는 바뀌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검사동일체 원칙은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상명하복의 관계에 따라 전국의 검사가 통일된 조직체로 움직이는 것을 뜻한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4년 법무부가 검찰 개혁의 일환으로 폐지했다. 일각에서는 윤 총장이 16년 전 폐지된 원칙을 굳이 거론한 것은 최근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등에서 홀로 반대 의견을 내놓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향한 경고성 발언이라고 추측했다. 3일 후 추 장관이 그런 윤 총장을 다시 겨냥한 셈이다.  
 
추 장관은 또 울산 사건 처리를 놓고 수사팀과 이 지검장이 마찰을 빚은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최근 검찰 사건 처리를 두고 의사결정을 둘러싼 논란이 있었다”며 “이로 인해 국민께 불안감을 드린 점 법무부 장관으로서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체적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절차적 정의를 준수해야 한다”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합리적 결론에 이를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최근 이 지검장이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 비서관 기소 결정을 유보하자 수사팀은 이 지검장의 승인 없이 최 비서관을 불구속기소 했다. 법무부는 이를 두고 수사팀이 절차를 무시했다며 감찰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중요 사건 처리 시 검찰총장-지검장-수사팀으로 이어지는 의사 결정 과정만을 거치지 말고 내‧외부의 협의체를 활용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라는 공문을 하달했다.  
 

“법무부 장관은 지휘‧감독권자…검찰 실감 못 하는 듯”

추 장관은 검찰 수사 관행에 대한 불만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한 시간 뒤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위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여전히 실천되지 않는 영역이 있다”며 “12월 1일부터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을 시행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어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피의사실 공표 금지는 형법에 있는 죄명임에도 불구하고 사문화되어 있다. 이를 살려내서 제대로 지키기만 해도 큰 개혁”이라고 강조했다.  
 
추 장관은 또 “법무부 장관이 지휘‧감독권자로서 감찰권을 행사하거나 검찰보고사무규칙을 통해 보고받고, 또 지시를 내리는 등의 일들이 쌓여 인사에 반영하는 등 지휘‧감독 순환이 이루어진다”며 “아직 (검찰이) 실감하고 받아들이지 않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직 검사 “이성윤 지원하기 위한 의도인 듯”

검찰 내부에서는 추 장관의 이번 발언이 이 지검장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는 분위기다. 한 검찰의 고위 간부는 “검사동일체 원칙은 위에서 찍어 누르듯이 발동하는 게 절대 아니다”라며 “검사는 모두 단독 관청으로 본인이 그 기소에 책임을 져야 한다. 어떤 검찰총장도 일선 검사에게 ‘이렇게 기소하라’고 명령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울산 사건에서 이 검사장이 혼자 다른 목소리를 낸 것을 지원하기 위한 의도가 깔린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가영·강광우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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