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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대한항공 인천~베이징 등 운항 71% 감축…韓관광산업도 고립

중앙일보 2020.02.03 16:41

중단된 대한항공·아시아나 中노선 총 11개

 
 
마스크를 쓰고 이동하는 대한항공 승무원. [뉴스원]

마스크를 쓰고 이동하는 대한항공 승무원. [뉴스원]

 
정부가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책을 내놓자 국내 항공·여행업계도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는 1월21일~2월3일 중국 후베이성에 방문·체류했던 외국인을 대상으로 4일 0시부터 입국 금지 조치를 내렸다.
 
후베이성을 방문한 모든 외국인의 입국이 제한되면서 대한항공은 9개 노선 운항을 추가로 감편했다. 대한항공의 대표적 중국 노선인 인천~베이징 노선의 운항을 71% 중단하고 푸동·샤먼을 감편하는 등 중국 노선 68편을 추가로 감축하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도 같은 날 부산~광저우 노선 등을 추가로 중단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아시아나의 중국 노선중 중단 노선은 총 11개가 됐다. 아시아나는 또한 칭다오·베이징 등 6개 노선 운항횟수를 15편에서 9편으로 줄인다. 또 중국 노선을 예매한 승객이 환불을 요구하거나 여정을 변경할 경우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
 
 
고립된 중국 하늘길. 그래픽=김영희 기자

고립된 중국 하늘길. 그래픽=김영희 기자

 
저비용항공사(LCC)도 마찬가지다. 이스타항공(10개)·제주항공(7개)·에어부산(7개)·티웨이항공(5개)·에어서울(2개)·진에어(1개) 등이 3일 현재 모두 32개 중국 노선에서 비행기가 멈췄다. 이스타 항공의 경우 11개 중국 노선중 제주~홍콩을 제외한 전편이 운항 중단에 돌입했다. 지난달과 비교하면 이스타항공이 5개, 에어부산이 3개 노선을 추가로 중단했고, 티웨이항공이 2개, 제주항공·진에어가 각각 1개씩 운휴 노선을 늘렸다. 제주항공은 3일부터 중국발 항공기가 입국하는 즉시 2시간 동안 소독·건조·환기조치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로써 에어서울·진에어는 각각 운영하던 2개의 중국 노선에서 모두 비행기가 날아가지 않는다(100%), 7개 노선 운휴, 1개 노선 감편을 결정한 에어부산은 전체 중국 노선(9개) 중 1개(부산~칭다오)만 정상 운항한다. 그나마 정상 운항 중인 노선도 3일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에어부산은 “중국노선에 투입하던 항공기는 동남아시아와 국내선 임시편으로 추가 운항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 관련 입국 금지 대상자. 그래픽=김영희 기자.

신종 코로나 관련 입국 금지 대상자. 그래픽=김영희 기자.

 
 

면세점·카지노 줄줄이 휴업 

 
 
한산한 중국행 여객기 탑승 카운터. [연합뉴스]

한산한 중국행 여객기 탑승 카운터. [연합뉴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외국인 입국 금지 조치는 중국 노선 전면 중단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스타항공은 “정부가 입국을 금지하는 4일 이후 항공객 변화를 보고 운항 노선 추가 중단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항공 노선 축소는 호텔·관광·유통업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노선 관광객은 1843만명으로 2018년 대비 14.4% 증가했다. 하지만 항공 노선 중단·감편으로 이들이 한국땅을 밟기는 어려워졌다.
 
 
대한항공이 인천에서 출발하는 중국 노선 운항을 추가로 감편했다. 사진은 3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대한항공 체크인카운터. [뉴스원]

대한항공이 인천에서 출발하는 중국 노선 운항을 추가로 감편했다. 사진은 3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대한항공 체크인카운터. [뉴스원]

 
 

범중화권 2월 여행 취소율 90% 

 
여행업계는 중국 여행 취소율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하나투어가 3일 발표한 1월 모객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내국인의 중국 여행 수요는 62.2% 감소했다. 2월은 더 심각하다. 이 여행사의 2월 중국·홍콩·대만 여행 취소율은 90%를 넘어섰다. 특정 지역 취소율이 90%를 초과한 건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이후 처음이다. 모두투어는 “취소율 정보가 공포감을 조성할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하)다”며 여행 취소율 공개를 거부했다.  
 
 

무비자 입국 중단에 제주 경제 위축    

3일 오전 제주시 연동 롯데면세점 입구에 임시 휴업 안내문이 걸려 있다.[연합뉴스]

3일 오전 제주시 연동 롯데면세점 입구에 임시 휴업 안내문이 걸려 있다.[연합뉴스]

 
4일부터는 제주특별자치도 특별법에 따라 제주 무사증입국제도도 일시 중단한다. 무비자로 제주도 방문했던 50대 중국인 여성이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내려진 조치다.
 
제주 무비자 입국 중단과 중국인 비자 발급 제한 조치는 제주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줄 전망이다. 2019년 제주도 무사증 입국자 중 중국인(79만7300명)은 전체 외국인 입국자의 98%를 차지한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제주~중국 노선을 운영하는 12개 항공사는 항공노선을 지난달 운항하던 167편의 항공편을 56.3%(73편·2월)으로 축소했다(주중 운항노선 기준). 86.3%(1월21일)였던 제주~중국 항공편 탑승률도 28.7%로 급감한 상황이다(1월30일). 
 
 
제주시 조천읍 '제주 에코랜드 테마파크'에서 진행 중인 방역작업. 지난달 30일 우한 폐렴 확진자가 방문했던 곳이다. [사진 제주 에코랜드]

제주시 조천읍 '제주 에코랜드 테마파크'에서 진행 중인 방역작업. 지난달 30일 우한 폐렴 확진자가 방문했던 곳이다. [사진 제주 에코랜드]

 
제주도는 국내 지방자치단체 중 관광서비스업 비중이 가장 높다. 제주 지역 총생산의 70%가량이 관광서비스업이다. 신종 코로나가 확산하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방문한 신라면세점 제주점과 롯데면세점 제주점은 2일부터 임시휴업에 돌입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일 “신종 코로나 사태 전개를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조기 종식되지 않으면 경기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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