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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 '무증상 감염'…풍토병으로 매년 사망자 나올수도"

중앙일보 2020.02.03 16:36
중국 충칭의 병원에서 의사가 중증 폐렴 병동에 입원한 신종 코로나 감염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중국 충칭의 병원에서 의사가 중증 폐렴 병동에 입원한 신종 코로나 감염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 감염증에 의한 사망자가 2002~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ㆍSARS) 사태 당시 사망자를 넘어섰다. 앞으로 전개될 상황 중 최선의 경우은 무엇이고, 또 최악의 상황은 어떤 것일까. 세계 과학자들은 두 가지 경우를 함께 고려한 대응책에 골몰하고 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전문가들 의견 분석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따르면, 현재 상황에서 최선은 신종 코로나가 변이 등에 의해 악성화 되지 않는것이다. 이에 대해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미국 스크립스연구소 전염병유전체학 교수는 “신종 코로나가 변이를 일으켜 더 강한 감염을 일으킬 가능성은 작다”고 주장했다. 바이러스는 살아남기 위해 계속 변이를 일으키지만, 그 변이가 더 심각한 질병으로 이어지거나 전염성이 강해지는건 아니라는 설명이다. 안데르센 교수는 “발병한 병원균 중 그런 일이 발생했다는 사례는 들어보지 못했다”며 “오히려 사스의 경우 바이러스 변이가 독성을 낮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중국 내 바이러스는 이미 통제 힘들어…아프리카로 번지면 치명적"

신종 코로나 의심 환자가 나온 케냐 나이로비 국제공항(JKIA)에서 중국발 비행기를 탄 승객들이 검사를 받는 모습. 아프리카에서도 의심 환자가 나오자, 각국 공항들은 비상경계 태세에 들어갔다. [EPA=연합뉴스]

신종 코로나 의심 환자가 나온 케냐 나이로비 국제공항(JKIA)에서 중국발 비행기를 탄 승객들이 검사를 받는 모습. 아프리카에서도 의심 환자가 나오자, 각국 공항들은 비상경계 태세에 들어갔다. [EPA=연합뉴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미 중국의 경우 바이러스가 통제할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우한 지역에 사는 3000만명 중 19만명이 감염될 수 있다고 본다. 더욱 위험한 상황은, 바이러스가 의료ㆍ보건 시설이 열악한 일부 아프리카 국가로 번지는 경우다. 미국ㆍ유럽 등 선진국은 자체적으로 의심자를 격리하고 검사할 시스템이 갖춰져있지만, 그렇지 않은 나라의 경우 확산 속도가 걷잡을 수 없고 이를 치료할 수 있는 시설도 미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지난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NYT)에 따르면 100만명 이상의 중국인들이 아프리카의 광산ㆍ시추 엔지니어링 프로젝트에 종사하고 있고, 다수의 아프리카인들 역시 중국에서 일하고 있다. 현재 케냐·수단·코트디부아르 등에서도 의심 환자가 나온 상태다. 수단 정보부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최근 중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자국민 2명의 신종 코로나 감염이 의심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재 샘플을 체취해 다른 나라에 검사를 요청한 상태라고 한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다니엘 바우쉬 박사는 “아프리카 국가 중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세네갈 정도만 스스로 바이러스 검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나이지리아를 비롯한 일부 국가들은 WHO에 진단 실험에 필요한 유전물질과 훈련을 요청했지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무증상 감염’으로 방역 뚫리면 '풍토병' 정착 가능성도  

이번 신종 코로나의 유행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방역에 실패할 경우, 백신이 개발될 때 까지 바이러스가 돌면서 계속해서 사망자를 낼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네이처는 “증상이 없는 사람에 의해 바이러스가 전파된다면 신종 코로나의 유행을 막긴 더 어려울 것”이라며 “매년 해당 지역에서 사망자가 나오는 풍토병이 될 확률이 크다”고 말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실제 구조와 비슷한 이미지를 만들었다. [AP=연합뉴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실제 구조와 비슷한 이미지를 만들었다. [AP=연합뉴스]

 
특히 이전에 유행했던 사스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ㆍMERS)와 다르게 세계적으로 ‘무증상 감염’ 사례가 나오면서 방역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감염성 바이러스는 보통 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난 이후 전파력을 가진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신종 코로나의 경우, 증상이 나타나기 이전의 감염자가 바이러스를 옮겼을 것으로 보이는 사례들이 계속 나오고있다. WHO도 1일(현지시간) 일일 상황 보고서에서 “감염자가 증상을 보이기 전에 신종 코로나를 전파할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지난달 31일 홈페이지에 업데이트한 질병 관련 설명에서 독일의 ‘무증상 감염’ 사례를 언급하며 “일반적으로 호흡기 질환 바이러스는 증상이 강하게 발현될 때 전염성이 크다고 생각하지만 신종 코로나의 경우 증상 없는 감염자와 접촉해 전파된 경우가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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