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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발 對中수출 직격타…피해 기업에 4000억 긴급지원

중앙일보 2020.02.03 15:48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국내 기업의 수출 피해가 가시화하자 정부가 긴급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소재·부품·장비 기업에 4000억원 규모의 무역금융을 지원하는 게 주 내용이다. 하지만 금융 지원 이외에 당장 뚜렷한 대책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정부도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이달 수출 반등을 '조업 일수'에 기대는 모양새다.
 

정부, 대중 수출기업에 4000억원 지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경제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경제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3일 수출상황 점검 회의를 열고 국내 대중 수출입 기업과 현지 진출 기업, 소재·부품·장비 기업에 4000억원 규모의 무역금융을 지원하기로 했다. 무역금융은 국내 수출 기업이 원자재 구매·수입과 제품 생산 등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낮은 이자로 자금을 지원하는 제도다.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기업의 자금난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단기 수출보험료는 30~35% 할인하고, 보험금 지급 소요 기간은 기존 2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한다. 단기 수출보험은 국내 수출기업이 2년 이내에 중국 기업으로부터 대금을 받아야 하는데 이것이 불가능할 경우 손실을 보상해주는 제도다. 
 

항만 폐쇄 등 수출 피해 불가피 

지난달 24일 인천신항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에서 컨테이너 선적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뉴스1]

지난달 24일 인천신항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에서 컨테이너 선적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뉴스1]

당장 중국에 부품을 수출하는 국내 기업이 직격탄을 맞은 상황에서 이런 금융 지원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당국이 지난달 25일 최대 내륙 컨테이너항인 우한항을 폐쇄하면서 수출입 화물량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무역금융은 조업량이 많아 원자재를 구입해야 할 때 쓰는 자금이고 무역 보험도 수출이 많을 때 지원이 필요한 비용”이라며 “수출입 대상인 중국 공장이 중단해 시스템이 멈추고 있는 상황에서 피부에 와 닿는 지원이 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 역시 단기간 내에 뾰족한 수가 없어 고심하는 모양새다. 특히 단기적인 공급망 교란을 우려하고 있다. 산업부는 “아직은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단기적으로 공장가동 중단·물류차질 등으로 한중 공급망 교란 우려가 있다”며 “현지공장 조업 단축·원부자재 재고 부족 등으로 중국 기업의 생산이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장기적으로도 수출에 악재가 될 수 있다. 한국이 중국에 수출하는 제품의 95%는 중국이 현지에서 최종재를 생산하는 데 쓰이는 중간재와 자본재다. 중국 경기 부진이 심화해 현지 기업의 최종재 생산이 줄어들면, 자연히 중간재와 자본재 수출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코로나 사태, 2월 수출 반등 '암초' 되나

회복세 보이는 수출.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회복세 보이는 수출.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수출 반등을 자신했던 정부는 당혹스럽다. 한국의 수출은 지난해 1월까지 14개월 연속 뒷걸음질 친 가운데 돌발 악재를 만나서다. 일단 이달의 경우 조업일수가 많아 수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2월 수출은 지난해에 비해 조업일수가 늘어나 플러스 요인이 강력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달에 신종 코로나 관련 수출 지원 대책을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김재덕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 부연구위원은 "이미 통관을 준비하고 있는 물류에 대해서는 통괄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중국 정부와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세종=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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