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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엔 '중국인 출입 금지'···강릉·제주·군산 상인들은 한숨만

중앙일보 2020.02.03 14:24
2일 오후 강원 강릉시의 한 식당 출입문에 중국인 출입을 금지하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강릉시는 지난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강릉역과 카페, 식당, 리조트 등 시내 곳곳의 다중이용시설을 다녀간 것으로 확인했다. [연합뉴스]

2일 오후 강원 강릉시의 한 식당 출입문에 중국인 출입을 금지하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강릉시는 지난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강릉역과 카페, 식당, 리조트 등 시내 곳곳의 다중이용시설을 다녀간 것으로 확인했다. [연합뉴스]

 
“정동진은 일출 보러 오는 사람 많은 곳인데…12번째 확진자 방문으로 손님이 더 줄어들까 걱정입니다.”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국내 12번째 확진 환자(48) 가족들이 일출 명소로 유명한 강원 강릉시 정동진을 찾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 상인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확진자 다녀간 음식점 휴업 등 상인들 착잡한 심경
일부 음식점 중국인 손님 받지 않겠다 안내문 걸어
제주도 무사증 중단에 지역 관광 업계 초비상

 
정동진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조모(48)씨는 “지난해와 비교해도 손님이 20~30% 줄었는데 (12번 환자) 확진자가 왔었다는 소식을 들으니 손님이 더 줄까 걱정"이라며 “현재 주변을 지나는 관광객 80% 정도가 마스크를 쓰고 다니고 확진자가 다녀간 음식점 등은 휴업까지 해 착잡하다”고 말했다.
 
중국 국적의 12번 환자 가족이 다녀간 곳을 중심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받지 않는 곳까지 생겨나고 있다. 3일 강릉 시내의 한 음식점은 ‘죄송합니다. 중국인 출입을 금지합니다’라는 안내문을 중국어와 영어, 한국어로 써놓고 중국인 관광객을 받지 않고 있었다. 
 
12번 환자가 묵었던 썬크루즈리조트 역시 지난 2일부터 ‘바이러스 살균 및 환경 소독을 위해 임시 휴업합니다’라는 안내와 함께 ‘신종 코로나 예방 및 확산 방지를 위해 외국인 예약은 받지 않습니다’라고 알렸다. 강릉시는 확진자가 강릉을 떠난 이후를 기점으로 잠복기가 오는 6일까지로 예상되는 만큼 확진자가 다녀간 음식점 등에 휴업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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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2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강원 강릉시 대중교통과 다중이용시설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된 지난 2일 방역관계자가 강릉시내 한 법인택시 회사에서 택시를 소독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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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증제 유지하며 부작용 줄일 방법 찾아야

제주도는 무사증(노비자) 제도를 18년 만에 처음으로 중단했다. 지난달 21일부터 25일까지 제주도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이 같은 달 30일 중국 양저우로 귀국한 뒤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다. 이 여파로 제주도 주요 관광시설이 문을 닫는다. 확진자가 방문한 롯데면세점은 지난 2일 오후부터 고객 입점을 차단하고 3일부터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제주도민 안전’을 위해 ‘관광산업 활성화’를 일시적으로 뒷전에 밀어내는 결정을 한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무사증제 임시 중단에 대해 “뼈를 깎는 고통스러운 결정”이라고 말했다. 확진 판정을 받은 중국인은 무사증제를 이용해 제주도로 왔다. 2002년부터 시행된 무사증제는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테러지원국을 제외한 국적의 외국인은 비자 없이 한 달간 제주도에서 체류할 수 있다. 
 
제주도 관광업계 한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무사증제는 유지하면서도 부작용을 줄일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이번처럼 부작용이 분명하게 나타나면 유연하게 일정 기간은 임시 중단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3일 제주시 연동 누웨마루 거리가 한산한 모습이다.  제주도는 지난달 21일 제주공항으로 입국해 25일까지 체류한 뒤 중국으로 돌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진 판정을 받은 중국인이 제주시 연동 누웨마루 거리 인근에서 숙박과 쇼핑 등을 했다고 3일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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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파 북적이던 철길마을 관광객 없어 한산

비수도권 최초 신종 코로나 환자인 8번 확진자(62·여)가 나온 전북 군산시도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 우한에서 칭다오를 거쳐 입국한 이 여성은 지난달 31일 양성 판정을 받기 전 닷새간 군산 소재 병원과 음식점·목욕탕·대형마트를 다니고, 모두 72명과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소식에 주말마다 인파로 북적이던 경암동 철길마을과 장미동 근대역사문화공간 등 군산 대표 관광지조차 지난 주말에는 한산했다. 확진자가 다녀간 목욕탕 인근 영화의 거리도 썰렁했다. 평일에도 가게 앞에 긴 줄이 늘어서는 유명 빵집도 평소보다 손님이 줄었다. 평소 주말이면 1만5000명 정도가 찾는 근대역사박물관 주차장은 텅 비었다.
 
철길마을 근처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50대 주인은 “장사가 잘되는 곳인데 손님이 뚝 끊겼다”며 “가뜩이나 현대조선소와 GM공장 폐쇄로 지역 경제가 초토화됐는데 신종 코로나까지 악재가 겹쳐 걱정”이라고 말했다.
 
중국 우한에서 들어온 교민을 수용한 충남 아산시도 신종 코로나 확산에 대한 불안감이 지역 경기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겨울철이 성수기인 유명 온천이 몰려 있어 주말마다 방문객으로 붐볐는데 최근엔 손님이 크게 줄어든 상태다. 온양에 위치한 한 온천의 경우 우한 교민 수용장소가 아산 경찰 인재개발원으로 결정이 나면서 손님이 이전의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지난 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국내 8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된 목욕탕이 인접한 전북 군산 영화의 거리가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을 보인다. [연합뉴스]

지난 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국내 8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된 목욕탕이 인접한 전북 군산 영화의 거리가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을 보인다. [연합뉴스]

 

아산의 한 호텔 최근 예약 취소만 100여건 달해  

아산시의 한 A호텔의 경우도 최근 객실 예약만 100건 넘게 취소됐다. 이 호텔 관계자는 “시간을 갖고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평소보다 손님이 3분의 1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인근에 있는 B호텔도 마찬가지로 우한 교민 수용 장소가 아산으로 발표된 이후 예약 취소가 급증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로 인한 소비 위축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바이러스 종식 이후 대책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염명배 충남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사회적인 재난이 발생하면 개인 간의 불신 등 다양한 부작용이 생기고 바이러스가 종식되더라도 불안감 등 심리적인 요인은 오래 시간 지속한다”며 “이런 일을 겪은 뒤 우리가 어떤 태도를 가질 것인가에 대한 교육과 사회 분위기를 정부가 주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보건당국은 관광지나 기차역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이용할 때 개인위생만 철저히 준수해도 충분히 신종 코로나를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신종 코로나 역시 기본적으로 감기나 사스, 메르스 등과 비슷한 방식으로 전파된다. 주로 신종 코로나 환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나오는 바이러스에 오염된 침방울을 통해 감염되기 때문이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사람이 많은 곳에 갈 때 마스크 착용하고 알코올이 70% 이상 포함된 손 세정제로 쓰는 것만으로도 신종 코로나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릉·아산·제주·군산=박진호·신진호·최충일·김준희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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