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수사팀 3분의 1 교체…2라운드로 진행된 울산하명 사건 관전 포인트

중앙일보 2020.02.03 14:00
2018년 지방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두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8년 지방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두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하명수사 의혹 사건이 2라운드를 맞게 됐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오는 4월 총선에 영향을 미치지 말라는 지시를 내린 뒤, 수사팀이 지난달 29일 관련자 13명을 무더기로 기소했다. 
 
3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3개월간 울산시장 선거개입을 수사했던 수사팀 24명 중 3분의 1인 8명이 교체돼 수사 마무리와 공소 유지를 맡을 예정이다. 그동안 공공수사2부가 대외적으로 사건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공공수사1‧3부도 지원을 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중 부장급 인사인 김성주(50‧사법연수원 31기) 공공수사3부장은 좌천성 인사에 반발하며 사의를 표명했고, 다른 검사들도 모두 지방으로 발령 났다. 
 
검찰 안팎에서는 박형철(53‧사법연수원 25기)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의 재판 출석과 황운하 전 대전지방경찰청장의 4월 총선 당락 등이 앞으로 전개되는 사건 2라운드에 관전 포인트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지난달 30일에 소환된 임 전 실장이 검찰에 어떤 진술을 했는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임 전 실장은 이날 조사 전 기자들과 만나 “검찰 수사는 기획됐다”는 주장을 폈다. 이날 조사에서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과 관련해 윗선의 지시가 있었는지에 대해 진술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임 전 실장이 윗선에 대해 얘기했다면 메가톤급 진술이 되겠지만 현재까지 그의 행보를 볼 때 그럴 가능성은 작다”고 분석했다.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 인사 현황.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 인사 현황.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임종석, 청와대 윗선 불면 메가톤급 진술이지만 가능성 작아”

 
지난해 11월 “제도권 정치를 떠나겠다”고 밝힌 임 전 실장은 지난달 더불어민주당 정강정책 방송연설 첫 연설자로 나서며 공개 석상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정권에 위기 상황이 오자 임 전 실장을 다시 불러들인 것 같다”며 “검찰을 인사로 무리하게 흔든 것도 이번 수사가 정권에 뼈아팠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박형철 전 비서관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2차례 조사를 받았다. 박 전 비서관은 검찰 수사에 비교적 협조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박 전 비서관을 소환해 “청와대 지시로 울산지검 핵심 관계자에게 김기현 전 시장 수사에서 경찰이 신청한 압수수색 영장을 살펴봐 달라는 취지로 전화 통화를 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사 출신 변호사는 “박 전 비서관 진술로 검찰 수사가 한층 빨라졌다”며 “앞으로 진행될 재판에서도 적극적인 진술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황운하, 기소 뒤에도 총선 출마 강행…재판은 시간 걸릴 듯

 
박 전 비서관은 윤석열 총장과는 2013년 국정원 댓글수사팀에서 각각 부팀장, 팀장으로 지낸 사이다. 두 사람 다 윗선의 수사 개입 문제를 제기하다 좌천성 인사를 당했다. 그런 박 전 비서관은 박근혜 전 대통령 당시에는 상부 보고 없이 국가정보원을 압수수색을 해 징계를 받은 데 이어, 이번 정부에서는 기소됐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허탈하겠지만 운명 아니겠나”면서도 “검찰 구형 단계에서는 다른 기소자들과 다른 대우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황운하 전 대전지방경찰청장은 4월 치러질 총선에서 대전 출마를 준비 중이다. 황 전 청장이 총선에서 당선된다면 검찰 수사에 정치적인 압박이 더해질 가능성이 있다. 수사팀은 임종석 전 실장과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 기소 여부는 4월 총선 이후에 결정할 예정이다. 다만 황 전 청장은 이번 검찰 수사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기 때문에 벌금 100만원 이상 형을 받으면 당선되더라도 직을 잃을 수 있다. 수도권의 한 현직 검사는 “대법원까지 가서 확정판결을 받으려면 시간이 꽤 걸리기 때문에 선거는 밀어붙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