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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면 될까요? 음식점 메뉴가격을 정하는 키포인트

중앙일보 2020.02.03 08:00

[더,오래] 이준혁의 창업은 정글이다(29)

 
메뉴가격을 결정한다는 것은 경영자적인 결단을 요구하는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메뉴가격에는 식당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모든 비용, 즉 식재료 원가, 인건비, 임대료, 수도광열비, 광고비 등이 포함되어야 한다.
 
또한 경쟁사 가격 비교와 고객이 느끼는 가치를 고려해 메뉴 가격을 산정해야 한다. 오늘날에는 메뉴가격 산정을 위해 컴퓨터를 이용하기도 한다. 푸드서비스 경영 관련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에는 가격을 산정하는 데 도움을 주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메뉴별 판매량, 포션사이즈, 식재료 코스트, 이익률 등이 계산되어 이를 토대로 경영자적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식당 메뉴 가격에는 식당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모든 비용이 포함되어야 한다. 또한 경쟁사 가격 비교, 고객이 느끼는 가치를 고려하여 산정해야 한다. [사진 pxhere]

식당 메뉴 가격에는 식당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모든 비용이 포함되어야 한다. 또한 경쟁사 가격 비교, 고객이 느끼는 가치를 고려하여 산정해야 한다. [사진 pxhere]

 
메뉴가격을 결정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이 쓰인다. 먼저 선험적 방법으로 고객이 음식 가격을 지불하는 데 동의하는 선을 추론해 가격을 결정한다. 과학적인 근거가 없어 원시적이지만, 가격에 대한 저항선이 없는 최고급 서비스 식당 또는 차별화된 틈새 전문식당에서 주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또 주변 동종의 식당에서 받는 가격보다 약간 높게 또는 약간 낮게 책정할 수 있다. 경쟁이 극심한 지역에서는 지속적인 가격 저하를 불러일으켜 출혈 경쟁을 야기시킬 가능성이 있다.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맥도날드와 롯데리아의 가격 할인 경쟁이 좋은 예이다.
 
좀 복잡하게 보이지만 원가를 기반으로 가격을 결정하기도 한다. 이는 가장 흔히 쓰이는 전통적인 방법이지만 현대에도 여전히 통용되고 있다. 이 방법에는 다음과 같은 방식이 있다.


◇팩토 메소드(Factor Method)= 마크 업(Mark-up) 가격 결정 방법이라고도 하며, 원재료 구매가격에 가격결정인자를 곱해 판매가를 구하는 방식이다. 가격결정인자는 보통 100 나누기 희망하는 식재료 원가율을 나누면 된다. 희망하는 원가율이 30%라고 하면 가격결정인자는 100÷30=3.33이 된다. 예를 들어 스파게티 원재료 구매가가 모두 1500원이고, 희망하는 원가율을 30%라고 해보자. 판매가는 5000원 정도지만 원재료 원가 이외의 다른 비용 요소들, 즉 인건비, 수도, 가스료, 광고비, 임대료, 세금 등 메뉴가격에 포함하지 않는다는 결점이 있다. 또한 고객 입장에서 느끼는 메뉴의 가치에 대한 고려가 없다.
 

식당 메뉴 가격을 결정할 때는 고객들이 음식 가격을 지불하는 데 동의하는 선을 추론하여 가격을 책정하거나 경쟁사 가격 분석 등 여러 방법이 쓰인다. [사진 pixabay]

식당 메뉴 가격을 결정할 때는 고객들이 음식 가격을 지불하는 데 동의하는 선을 추론하여 가격을 책정하거나 경쟁사 가격 분석 등 여러 방법이 쓰인다. [사진 pixabay]



◇프라임 코스트 메소드(Prime Cost Method)=이 방식은 원재료 가격뿐만 아니라 메뉴를 준비하는 데 쓰인 인건비를 포함해 가격을 결정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서비스, 위생, 사무실에 근무하는 인력들의 인건비는 포함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스파게티 원재료가 1500원이고 이 스파게티를 준비하고 요리하는 조리사의 한 달 인건비 100만원을 한 달 동안 스파게티 판매량 500개로 나누면 스파게티 1개당 주방인건비는 2000원이 된다. 그러므로 프라임 코스트는 1500원+2000원=3500원이다. 프라임 코스트 비율을 전체 코스트의 50%로 가정하면 결정인자는 100÷50 = 2이다. 그러므로 프라임 코스트 방법을 통한 스파게티 판매가는 7000원이다. 이 방법의 단점은 직접적인 인건비는 고려했지만, 그 밖의 운영비용을 고려하지 않고 고객이 느끼는 가치에 대한 반영도 없다는 점이다.


◇액츄얼 프라이싱 메소드(Actual Pricing Method)=식당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모든 원가를 산출한 뒤 적정 이익률을 산정해 메뉴가격에 포함시키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메뉴가격에 모든 코스트와 원하는 이익률을 반영해 가격을 결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경영 목표에 부합되게 어떤 아이템은 마진을 적게 해 판매를 촉진하거나, 어떤 아이템은 판매가 적더라도 마진을 높게 가져가는 등의 메뉴별로 판매와 이익률을 차별화할 경우 적용하기에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마케팅 측면에서의 ‘메뉴 프라이싱(Menu Pricing)’을 할 수도 있다. 메뉴가격을 산출하는 데 고객의 심리를 이용하면 구매 의욕을 불러일으켜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관점에서 사용되는 기법이다.


◇5, 7, 9 숫자 프라이싱=메뉴가격의 끝을 ‘0’이 아닌 근사치의 숫자로 끝나게 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9900원 또는 4790원 등으로 가격을 매겨 고객들이 가격을 할인받고 있다는 기분을 들게 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패스트푸드와 같은 저단가 메뉴를 판매하는 식당에서 사용이 가능하며, 고급 식당에서는 피해야 한다. 너무 진부해 오히려 고객의 거부감을 낳게 할 수도 있다.
 
여러 가지 판매가격을 결정하는 방식이 많지만, 가격 결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내가 받고자 하는 가격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만족할 만한 가격을 정해야만 한다는 점이다. [사진 pxhere]

여러 가지 판매가격을 결정하는 방식이 많지만, 가격 결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내가 받고자 하는 가격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만족할 만한 가격을 정해야만 한다는 점이다. [사진 pxhere]




메뉴의 가격 편차=비싼 메뉴와 저가 메뉴 간의 가격 편차를 고의로 심하게 가져가서 고객들이 중간 가격대의 메뉴를 자연스럽게 결정하게끔 유도한다.

중량 또는 일정 기준에 의한 가격 책정 = 샐러드바나 반찬가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격 책정 방식이다. 가격을 올리면 고객의 불만이 커진다. 하지만 고객 자신이 선택한 양만큼만 저울에 달아 정량적인 방식으로 계산한다면 불만은 작아진다. 또한 고객이 원하는 만큼 접시에 담아 한 접시에 얼마 하는 식의 일정 기준에 따라 가격을 정하는 방식은 고객의 구매를 유도할 수 있다.

◇세트 메뉴 또는 정식차림표=전채, 메인메뉴, 디저트를 결합해 따로따로 주문한 것보다 약간 할인된 가격으로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패스트푸드 식당뿐만 아니라 일반 고급 식당에서도 특정의 식재료를 빨리 소진하고, 객단가를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목적으로 사용한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판매가격을 결정하는 방식이 많지만, 가격 결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내가 받고자 하는 가격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만족할 만한 가격을 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고객이 원하는 가격을 정하기 위해서는 음식의 맛, 식재료의 신선함, 데코레이션적인 미적요소, 감성서비스, 식당의 분위기 등 많은 요소가 고려돼야 한다. 결국 마지막에 고객이 지갑을 열고 계산할 때 만족할 수 있는 가격을 결정해야 하는 대명제를 바탕에 깔고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사)한국공유정책 일자리 위원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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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이준혁 (사)한국공유정책 일자리 위원장 필진

[이준혁의 창업은 정글이다] 국내 대표적인 외식브랜드와 식당 300여개를 오픈한 외식창업 전문가다. 지난 30여년간 수 많은 식당을 컨설팅하고 폐업을 지켜봤다. 자영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을 위한 창업강의 등을 통해 폐업위기에 처한 소상공인의 갱생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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