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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논란 '확률형 아이템 게임'...성공보수형 '배틀패스'가 대안?

중앙일보 2020.02.03 06:01
출시한 지 15년 된 넥슨지티의 1인칭 슈팅게임 서든어택이 재전성기를 맞고 있다. [사진 넥슨지티]

출시한 지 15년 된 넥슨지티의 1인칭 슈팅게임 서든어택이 재전성기를 맞고 있다. [사진 넥슨지티]

 
지난 2005년 출시된 넥슨지티(넥슨 자회사)의 1인칭 슈팅(총쏘기) 게임 '서든어택'이 두 번째 전성기를 맞고 있다. PC방 게임 통계서비스 더로그에 따르면 '서든어택'은 1월 넷째 주(20~26일) PC방 점유율 4.03%(6위)를 기록했다. 지난 1년 가운데 1월 둘째 주(4.26%)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점유율이다. 이 회사 이수현 홍보실장은 "지난해 8월 새 과금 상품인 '서든패스'를 도입한 이후 1일 접속시간, 최고 및 평균 동시접속자수 등 지표가 전반적으로 상승했다"며 "유저들의 만족감이 높다"고 밝혔다. 
 
'서든패스'는 특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추가 보상을 유저에게 지급하는 상품이다. '서든패스'처럼 성공보수를 지급하는 형태의 상품을 보통 '배틀패스'라고 부른다. 최근 게임업계에선 '배틀패스'가 사행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 '확률형 아이템'을 대신할 새로운 수익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일정 확률에 따라 특정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확률형 아이템은 '도박 아니냐'는 비판을 받아 왔다. '확률형 아이템'을 도입한 일부 게임의 경우 돈을 지불하고 원하는 아이템을 얻을 확률이 0.0001%도 안 된다. 위정현 중앙대 교수(한국게임학회장)는 "보통 시간과 돈을 투자한 만큼 보상받는 것이 게임의 기본 구조"라며 "하지만 '확률형 아이템'을 적용한 게임에서는 돈을 많이 쓰는게 유리하다. 많은 게임 유저들이 이에 반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벨기에 등에서는 '확률형 아이템'을 도박으로 보고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국내에서도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말 게임사들에 "게임 아이템 획득 확률을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관련 고시를 개정했다. 지난달 행정예고를 마친 이 규제는 상반기 내에 시행될 예정이다. 현재는 게임사가 자율적으로 확률 공개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하지만 '배틀패스'는 확률을 따지지 않고, 게임을 한 만큼 보상을 받을 수 있다. 게임사 입장에서도 유저의 평균 접속시간을 높일 수 있어 수익에 도움이 된다. 익명을 요구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1인칭 슈팅(총쏘기) 게임 등 일부 장르에만 적용돼 있지만, 앞으로 게임사의 주요 과금 모델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배틀패스'를 도입해 성공을 거둔 포트나이트. [사진 에픽게임즈]

'배틀패스'를 도입해 성공을 거둔 포트나이트. [사진 에픽게임즈]

 
실제 '배틀패스'를 도입해 성공한 사례가 늘고 있다. 전 세계 2억 5000만명(2019년 기준)의 유저를 보유한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는 지난 2018년 '배틀패스'를 도입해 하루 최대 5000만 달러(약 600억원)를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 전문 시장조사업체인 ‘게임리파이너리’에 따르면 미국 애플 앱스토어에서 매출 상위 100대 모바일 게임 중 '배틀패스'를 도입한 게임이 지난 2018년(12월 기준) 2%에서 1년 만에 21%로 급증했다. 국내 주요 게임사들도 속속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3월 출시 예정인 넷마블의 ‘A3:스틸얼라이브’는 배틀로얄(최후의 1인을 가리는 서바이벌 방식) 모드에서 '배틀패스'가 적용될 예정이다. 
 
아직 풀어야할 숙제도 있다. 한국콘텐트진흥원은 최근 '글로벌 게임산업 트렌드' 보고서를 통해 "'배틀패스'가 대세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환불 시스템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위정현 교수는 "국내 게임사들은 여전히 '확률형 아이템'에 의존하고 있는데, 다양한 수익 모델을 개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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