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층간소음 문제로 이웃 폭행한 부부 무죄 확정…法 “단정할 수 없어”

중앙일보 2020.02.03 06:00
[사진 중앙포토]

[사진 중앙포토]

이웃 간 다툼이 일어난 경우에 상해진단서와 진술만으로 폭행이 인정될까. 법원은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제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충북 청주 한 아파트에서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을 겪던 A씨를 폭행해 상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B씨 부부에게 무죄를 확정했다고 3일 밝혔다.
 
두 부부는 아파트 이웃으로 윗집과 아랫집에 살며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을 겪어왔다. 2017년 9월, 아랫집에 살던 B씨가 소음에 화가 나 골프채로 천장을 두드리자 갈등이 극에 달한 두 부부는 “각서 쓰고 한판 붙자”며 시비가 붙었고 몸싸움까지 벌였다.
 
이 과정에서 A씨는 B씨의 아내가 자신의 머리채를 잡아 흔들고 옆구리를 발로 걷어찼고, B씨가 자신의 어깨를 밀치고 넘어뜨려 3주의 상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B씨 부부는 “그런 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며 “상해의 고의가 없었고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반박했다.
 
1심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1심 재판부는 상해진단서와 다른 3명의 목격자 진술을 근거로 삼았다. 비록 목격자들의 진술 내용이 피해자의 진술 내용과 다른 부분이 있긴 하지만 “상황을 지각하고 기억하는 정도의 차이 등에 따라 조금씩 진술이 다를 수 있다”며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 만한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1심은 B씨 부부에게 80만원 벌금을 선고했다.
 
이어 B씨 부부의 정당행위 주장에 대해서는 “쌍방 폭행의 경우 상대방에 대한 방어행위임과 동시에 공격행위를 구성한다”며 “상대방의 행위를 부당한 침해라고 하고 B씨 부부의 행위만을 방어행위라고는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를 2심 재판부는 뒤집었다. 2심 재판부는 “공동으로 상해를 가한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입증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상해진단서만으로는 A씨 몸에 난 상처가 B씨 부부에 의해 다친 게 맞는지 알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상해진단서에 기재된 상해 원인은 A씨의 진술에 따른 것이며 의사의 임상적 추정에 불과한 점, A씨가 이 사건으로 별다른 치료를 받은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또 A씨의 진술이 일관적이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대법원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상해 부분에 범죄 증명이 없다고 봐 이를 유죄로 판단한 1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한 원심에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백희연 기자 baek.heeyou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