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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시위 보도중 실종된 그, 이번엔 목숨걸고 우한에 뛰어들다

중앙일보 2020.02.03 05:00
 
※ [후후월드]는 세계적 이슈가 되는 사건에서 주목해야 할 인물을 파헤쳐 보는 중앙일보국제외교안보팀의 온라인 연재물입니다.
 

변호사 겸 시민 언론인 천추스
봉쇄 전 마지막 열차타고 우한 들어가
"감염이 진정되기 전까지 우한 안 떠난다"

홍콩 시위를 중계하다 실종설이 나돌던 변호사 겸 시민기자가 이번엔 목숨을 걸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한 우한에 뛰어들어 취재하고 있어 화제다. 
 
2일 일본 현대비즈니스는 변호사이자 시민 언론인으로 활약 중인 천추스(陳秋實·34)가 목숨을 걸고 봉쇄된 우한에서 취재 중이라고 보도했다. 천추스는 2주 전 일본 도쿄에 잠시 머물던 중 일본 언론과 인터뷰했다. 
 
인터뷰에서 그는 "내 책임은 공민 기자(시민언론인)"라면서 "기자로서 재난이 일어나면 먼저 현장으로 달려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우한행 마지막 고속철도를 탔다. 당시 샀던 열차 표도 트위터에 공개했다. 천은 "앞으로 1개월 이상 열차가 운행되지 않기 때문에 1개월 이상은 우한을 벗어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변호사이자 시민 기자인 천추스가 우한에서 마스크를 쓴 채 취재를 하고 있다. [트위터]

변호사이자 시민 기자인 천추스가 우한에서 마스크를 쓴 채 취재를 하고 있다. [트위터]

 
그는 유튜브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취재내용을 전파하고 있다. 우한에서 올린 첫 동영상에서 그는 "감염이 진정될 때까지 나는 우한을 떠나지 않겠다. 혹시 불행히 병에 걸려도 우한에서 도망쳐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일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우한으로 가는 마지막 열차 티켓 사진을 올린 그. 2등석을 탔다.[트위터]

우한으로 가는 마지막 열차 티켓 사진을 올린 그. 2등석을 탔다.[트위터]

 
이어 "바이러스보다 정보가 먼저 사람들에게 전해지면, 감염을 막는 것이 가능하다"면서 "각국은 인도주의적 정신으로 중국을, 우한을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그의 동영상은 대만 등 중화권 방송사는 물론 일본 NHK가 '프리 저널리스트의 영상'으로 소개했다.  

 
중국 북부에 위치한 헤이룽장 성에서 태어난 천추스는 2007년 헤이룽장 대학 법학원을 졸업한 뒤 베이징에서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며 사회경험을 쌓았다. 레스토랑과 호텔에서 접객 업무를 한 것은 물론 성우·방송 진행자 등을 맡기도 했다. 2014년 사법 시험에 합격해 변호사 자격증을 따기도 했다.
 
그가 명성을 얻은 것은 2014년 베이징 TV의 '나는 연설가'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부터다. 당시 치열한 경쟁 속에 2위를 거머쥐면서 일약 스타가 됐다. 당시 방송 조회 수는 1억5000만회를 넘겼다. 이후 그는 중국 내 70곳 이상의 대학에서 순회강연을 벌였다.
 
 
지난 2018년에는 짧은 동영상을 올리는 서비스인 '틱톡' 계정을 개설하면서 157만명의 팔로워를 모으기도 했다. 
 
그의 영향력이 커지는 만큼 중국 당국의 검열도 심해졌다. 지난해 7월 중국 장시 성에서 발생한 수재 실황을 방송하다가 틱톡 계정이 삭제된 적도 있다. 같은 해 8월에는 홍콩 시위를 취재하다가 계정이 봉쇄되기도 했다. 홍콩 시위가 한창일 때는 '실종설'마저 돌았다. 
 
우한 내의 상황을 전달하고 있는 천추스. 그의 동영상은 대만, 일본 등의 언론에서도 프리랜서 저널리스트의 자료로 사용됐다. [유튜브]

우한 내의 상황을 전달하고 있는 천추스. 그의 동영상은 대만, 일본 등의 언론에서도 프리랜서 저널리스트의 자료로 사용됐다. [유튜브]

 
중국 기업의 서비스인 틱톡 내의 검열이 심해지자 그는 글로벌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로 새 둥지를 틀었다. 
 
지난해 12월 중국 사법 당국의 압력으로 한 차례 출국 제한을 받기도 했던 그는 당초 올해부터는 일본 여행을 시작으로 향후 10년간 세계 30~50개국을 돌 계획이었다. 지난 1월 출국금지령이 풀렸지만, 그는 다른 나라 대신, 중국으로 발길을 돌렸다. 
 
"국제사회에서 가장 핫한 이슈로 뉴스를 만들어 보도하겠다"는 것이 목표라는 그는 "향후에는 법학과 국제관계에 정통한 학자가 되겠다"고 유튜브를 통해 소개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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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진 서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