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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기의 시시각각] 윤석열이 왜 대권 후보 2위인가

중앙일보 2020.02.03 00:37 종합 30면 지면보기
전영기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전영기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윤석열 검찰총장의 손발을 자르고 팔다리를 묶은 문재인 대통령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성을 꼽자면 세 가지다. 궤변과 불공정과 적반하장. 궤변은 유시민 같은 사람의 대표적인 속성이다. 그는 범죄 피의자의 증거인멸 행위를 증거보존이라고 우겼다. 유시민의 요설은 보통 사람들한테 두통을 일으킨다. 불공정은 1+4라는 친여 위성정당들의 집단 이익을 대변해 예산안과 선거법, 공수처법을 날치기로 처리한 문희상 국회의장 같은 사람의 특징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윤석열의 정권 수사 의지를 꺾는 데 실패하자 아예 수사 검사들을 자기편에 유리한 사람들로 바꿔 치웠다. 추 장관은 불공정의 대명사가 됐다. 문희상은 초당적이어야 할 입법부의 사회권을, 추미애는 공정해야 할 장관의 인사권을 집권 계급을 위해 각각 남용함으로써 국민의 가슴에 불을 질렀다.
 

궤변과 불공정, 적반하장식 정권
공수처, 윤 총장 잡아들일 수 있어
의지할 곳 잃은 민심의 새 탈출구

적반하장(賊反荷杖)은 ‘도둑놈이 몽둥이 들고 달려든다’는 뜻이다. 범죄 피의자로 재판에 넘겨진 최강욱 청와대 비서관과 울산시장 선거의 관권 개입 혐의를 받고 있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적반하장의 주인공이다. 임종석은 지난달 30일 검찰 조사를 받으러 들어가면서 “저는 검찰이 좀 더 반듯하고 단정했으면 좋겠다.(…) 오늘날 왜 손에서 물 빠져나가듯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사라지고 있는지 돌아봤으면 한다”고 윤석열을 훈계했다. 죄를 짓고도 오히려 법 집행자를 협박하는 새로운 특권계급의 등장을 알리는 장면 같았다. 유권자의 뱃속엔 신성가족의 초법성을 제압해야 한다는 의지가 커졌다. 머리에 스트레스를 주는 궤변과 가슴을 분노케 하는 불공정과 배에 저항력을 쌓이게 하는 적반하장은 문재인 사람들의 공통점으로 바야흐로 민심을 폭발시킬 지경에 이르렀다.
 
임종석은 오판했다. 손에서 물 빠져나가듯 신뢰를 잃은 집단은 검찰이 아니라 정권이었다. 임종석이 신성계급임을 선언한 30일, 세계일보 여론조사(리처시앤리서치 의뢰)에 따르면 윤석열은 일약 차기 대권 후보 2위에 올랐다. 반면에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41%, 민주당 지지율은 34%로 추락했다(1일 한국갤럽 발표). 이 정권 최저치다. 아무리 방송을 장악하고 ‘대깨문(대가리가 깨져도 문재인)’들이 설치며 여론조사 회사를 길들였다 해도 궤변과 불공정과 적반하장에 진저리치는 바닥 민심의 힘을 이제 어쩌지 못하는 모양이다. 성경에 사람의 입을 틀어막으면 돌들이 일어나 소리칠 것이라는 말이 있다. 무도한 권력을 유권자가 심판할 수 있겠다는 희망이 느껴진다.
 
윤석열은 정치를 하지 않을 것이다. 검찰총장이 대통령을 하겠다고 나서는 나라는 정상으로 보기 어렵다. 따라서 그를 후보군에 올려 대통령으로서 적합도를 조사하는 일은 마땅하지 않다. 그렇지만 문재인 정부는 민심이 왜 그토록 윤석열을 갈망하는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 지난 10년 가까이 윤석열 검사의 결심과 선택은 잔인한 정의로 불릴 만큼 엄정했다. 특히 살아 있는 권력과 오만한 자본에 그러했다. 평범한 국민들이 열광했다. 그들은 윤석열의 상식과 공정성과 법치주의에 환호했다. 이 정권도 윤석열의 장점을 샀으나 어느 순간부터 반대 방향인 궤변과 불공정과 적반하장에 빠져들었다. 그럴수록 민심은 의지할 곳을 잃고 윤석열한테 쏠리기 시작했다. 윤석열이 정치를 하는 구도가 만들어지는 것은 본인이나 정권, 나라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
 
문 대통령의 사람들은 7월 1일 공수처가 가동되면 윤 총장을 비롯해 정권을 수사한 검사들을 다 잡아들일 기세다. 안 그러면 자신들이 감방에 갈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휩싸인 듯하다. 최강욱 청와대 비서관이 구상의 일단을 밝힌 바 있다. 이런 기막힌 상황이 전개되면 나라는 내전에 준하는 상태에 빠질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윤 총장을 정치로 몰아가지 않았으면 한다.
 
전영기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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