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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 땐 마이너스 성장, 메르스 땐 소비 -3.2%…이번엔?

중앙일보 2020.02.03 00:02 경제 2면 지면보기
미국 다우지수가 2% 넘게 하락한 지난달 31일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한 트레이더가 모니터를 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다우지수가 2% 넘게 하락한 지난달 31일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한 트레이더가 모니터를 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반등을 기대한 한국 경제에 돌발 악재가 나타났다.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다. 과거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은 한국 경제에 꽤 큰 생채기를 낸 바 있다.
 

전염병 돌발악재 만난 한국경제
경제체력 과거보다 크게 약화
중국 성장 위축 땐 한국 더 타격
반등조짐 보이던 생산·투자 발목

사스는 2002년 11월 발병해 2003년 초부터 한국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끼쳤다. 2002년 3분기와 4분기에 2%, 1.1%를 기록했던 전 분기대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03년 1분기에 -0.7%, 2분기 -0.2%로 주저앉았다. 고공비행하던 수출도 5월에 직격탄을 맞았다. 내수 상황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도 2003년 2월에 전월 대비 7.8% 급락하는 등 불안한 흐름을 보였다. 2003년 전체 성장률은 3.1%를 기록했다. 2002년(7.7%)보다 4.6%포인트나 급락했다.
 
같은 날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며 반등한 일본 증시는 춘제 이후 3일 처음 개장하는 중국 증시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같은 날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며 반등한 일본 증시는 춘제 이후 3일 처음 개장하는 중국 증시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메르스는 내수를 크게 위축시켰다. 그해 5월 국내 첫 환자가 나타났는데 다음 달인 6월 소매판매는 전달 대비 3.2% 줄었다. 4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이었다. 수출이 이미 안 좋은 상황에서 내수마저 흔들리며 그해 1분기 0.9%를 기록했던 전기 대비 성장률은 2분기에 0.2%로 고꾸라졌다. 관광객 감소 여파가 꽤 길게 이어졌다. 그해 3분기 입국자 수는 1년 전보다 28.3% 줄면서 비거주자가 국내에서 사용한 카드 금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8.7% 감소했다. 메르스가 당시 성장률을 0.2~0.3%포인트 끌어내렸다는 게 정부와 연구기관의 추산이다.
 
전염병과 경제 지표.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전염병과 경제 지표.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번 신종 코로나로 중국 경제가 둔화하면 한국은 직격탄을 맞는다. 한국 경제의 체력 역시 과거보다 크게 저하됐다. 지난해 성장률은 2%에 턱걸이했다. 전체 산업생산은 지난해 역대 최저 증가율을 기록했고, 수출은 지난달까지 14개월째 내리막이다. 그나마 지난해 12월 전체 산업생산, 소매판매, 설비투자가 두 달째 동반 증가하는 등 반등의 조짐이 나오기 시작할 때 신종 코로나라는 복병이 나타났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사스 당시 중국 경제는 고도성장 시기였는데 지금은 중국 경제 자체가 2003년 대비 크게 부진하다”며 “만약 사스 수준으로 중국의 성장률이 줄면, 한국 교역의 위축이 불가피하고 그렇게 되면 사스 이상의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심상렬 광운대 동북아통상학부 교수는 “당분간 수출입 같은 물적 교류뿐 아니라 인적 교류 등에서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러면서 소비심리 등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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