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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 중국발 ‘블랙 먼데이’ 막아라…인민은행 205조원 푼다

중앙일보 2020.02.03 00:02 경제 2면 지면보기
전 세계가 3일 개장하는 중국 증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본토의 상하이와 선전 증권거래소는 춘제 연휴로 지난달 23일 이후 운영을 중단했다가 오는 3일 거래를 재개한다.
 

열흘 쉰 중국 증시 오늘 개장
세계 시총 열흘새 3000조원 증발
패닉 수준 폭락땐 글로벌 2차 충격
“사스보다 중국경제에 더 치명적”
장기화땐 코스피 1900 밑돌 수도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대한 우려로 중국 증시 하락은 불가피하다. 그간 쌓인 매도세가 한꺼번에 몰아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세계 증시가 신종 코로나의 영향을 받기 시작한 지난달 20일부터 30일까지 블룸버그가 세계 86개국 증시의 시가총액을 집계한 결과, 2조5510억 달러(3047조원)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춘제 기간 주요국 증시 하락률

중국 춘제 기간 주요국 증시 하락률

문제는 세계 금융시장이 받을 2차 충격이다. 중국 본토 증시가 패닉 수준으로 떨어지면 투자 심리가 얼어붙는다. 다른 국가 증시도 연쇄적으로 급락하면서 중국발 ‘블랙 먼데이’가 연출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안전자산 선호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신흥시장에서 주식을 팔아치우면서 해당 국가의 통화가치도 하락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달 20일 이후 31일까지 약 열흘간 외국인들은 한국 증시에서 1조7302억원을, 대만 증시에서 1조2000억원가량을 순매도했다.
 
과거에는 중국 금융시장이 세계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았다. 그러나 2000년대 초반 4%였던 세계 경제에서의 중국의 비중이 현재 17%에 이를 정도로 영향력이 커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중국-세계 금융시장의 동조화가 몇 년 사이 한층 강화한 것이다. 중국으로의 수출 비중이 25%를 차지할 정도로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금융시장은 연결고리가 더 뚜렷하다.
 
하지만 중국 본토 증시가 휴장할 동안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 지수는 이미 신종 코로나 악재를 반영한 만큼 2차 충격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중국 인민은행이 2일 시장 안정을 위해 시중에 1조2000억 위안(205조 224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밝힌 만큼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인민은행은 “은행시스템에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하고 안정적인 외환시장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관건은 3일 중국 증시 낙폭의 정도”라고 진단했다. 김 센터장은 “홍콩H지수가 23일 이후 6.5% 하락했는데, 중국 증시가 이 정도로 떨어진다면 2차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시장의 예상 범위를 넘어 폭락한다면 세계 증시가 연쇄적으로 충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더 큰 걱정은 이 불안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신종 코로나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단기간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국내 확진자 수가 계속 늘어나고 2·3차 감염까지 발생하면서 섣불리 반등 시점을 논하기가 어렵게 됐다. 대신증권은 “만약 신종코로나가 2003년 5개월간 확산했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와 유사하게 전개된다면 코스피는 1900선을 밑돌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세계 전문가들은 이번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중국 경제가 받을 충격이 17년 전 사스 때보다 더 치명적일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중국 정부 산하 싱크탱크 사회과학원의 장밍 연구원은 3월 말까지 신종 코로나 확산이 진정된다는 낙관적 시나리오 하에 중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전년 동기 대비)이 4%대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워릭 맥키빈 호주 국립대 교수는 신종 코로나의 피해는 사스의 3∼4배에 달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결국 ‘중국 소비 위축→중국 경제 둔화→세계 경기 침체’로 이어질 경우 세계 증시는 당분간 조정 압박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미국 월가에서 기술적 분석의 대부로 불리는 랄프 아캄포라 알테이라캐피탈 이사는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시장은 고평가됐고 조정이 필요한 상태인데, 현재 상황이 촉매제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손해용 경제에디터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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