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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찬 중앙일보 논설위원, 고용노동전문기자 wolsu@joongang.co.kr

신종코로나 뜻밖 불똥…문닫은 성신여대CGV 근로자 월급은

중앙일보 2020.02.01 05:0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으로 서울의 한 영화관이 휴업에 들어갔다. 2차 감염자가 나온 서울 강남의 식당도 영업을 잠정 중단했다. 어린이집, 마트 등 곳곳에서 휴업이 진행 중이다. 일하던 근로자도 일손을 놨다. 더 확산하면 기업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중소기업이나 영세한 사업장이라면 경영상 심각한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 근로자의 생계도 걱정일 수밖에 없다. 더욱이 경제 사정이 좋지 않다. 불황기에 엎친 데 덮친 격이다.

Q&A로 풀어본 산업현장의 우한 폐렴

 
특히 우한 폐렴은 병원 내 감염이 주를 이루던 메르스 때와 다르다. 생활 속에서 급속히 전파되며 지역 감염의 우려까지 나온다. 자칫하면 산업현장에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우한폐렴 5번째 확진자가 지난 25일 영화를 본 사실이 확인되면서 영업을 중단한 CGV성신여대입구점.  정진호 기자

우한폐렴 5번째 확진자가 지난 25일 영화를 본 사실이 확인되면서 영업을 중단한 CGV성신여대입구점. 정진호 기자

 
기업과 근로자에 대한 정부 대책은 아직 안 나왔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때는 정부에서 여러 고용 지원책을 내놨다. 우한 폐렴의 확산세가 메르스를 뛰어넘고 있어 조만간 대책이 나오리라 기대한다.

 
다만 정부의 구체적인 대책이 없어도 현 제도하에서 기업과 근로자는 국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그 내용을 Q&A로 정리한다. 메르스 사태 당시 고용노동부가 내놓은 대응책을 준용했다.

 
영업장(공장)이 문을 닫으면 임금을 못 받을 수 있다.
“휴업수당이라는 제도를 활용하면 평균임금의 70%를 받을 수 있다. 메르스 사태 당시 정부는 고용유지지원금을 지원됐다. 원래 근로기준법 제46조(휴업수당)에 따르면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휴업하는 경우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평균임금의 70%를 지급해야 한다. 그러나 전염병과 같은 사례는 자연재해 등에 준하는 불가항력적인 사유에 해당한다. 따라서 사용자에겐 귀책사유가 없다. 휴업수당을 안 줘도 된다는 말이다. 메르스 사태가 발생했을 때 정부는 고용유지지원금 제도를 활용해 근로자에게 휴업수당을 주도로 사업장에 권고했다. 당시 정부는 휴업 조치 때 매출액 15% 감소와 같은 지원요건을 갖추지 못해도 필요성이 인정되면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지역이나 사업장 내 밀접 접촉자에 대한 감염이 없는데도 그랬다. 이번에는 지역 감염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메르스 사태 때와 달리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요건이 충족하는 셈이다.”
 
해외 출장이나 영업을 하다 감염되면 산재보상을 받을 수 있나.
“업무 수행 중에 감염된 경우 당연히 업무상 질병으로 분류돼 산재보상 대상이다. 감염자를 치료하던 의사나 간호사가 감염되는 것과 같은 사례다. 마찬가지로 청소노동자나 보안요원, 요양보호사, 백화점·면세점과 같은 곳의 고객 응대 근로자가 그곳을 거쳐 간 감염자로 인해 확진 판정을 받았다면 업무상 질병으로 산재보상 대상이 된다. 메르스 사태 당시 부산의 컴퓨터 회사 직원이 대전의 한 병원에서 컴퓨터 프로그램 관련 파견 업무를 하다 감염됐다. 이 경우 산재가 인정된다. 다만 동료 병문안과 같은 사적 사유로 감염되면 산재로 인정되지 않는다.”
 
회사의 회식 자리에 참여했는데, 공교롭게 그곳에 감염자가 식사하고 있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2차 감염자가 됐다.
“산재로 인정될 가능성이 크다. 회사의 회식은 업무의 연장 선상으로 보는 것이 그동안의 판례다. 따라서 일을 하다 감염된, 즉 업무상 질병으로 판단하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30일 경남 양산시 동면 부산지하철 2호선 호포차량기지에서 부산교통공사 직원들이 중국 우한 폐렴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전동차 내부에서 방역활동을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30일 경남 양산시 동면 부산지하철 2호선 호포차량기지에서 부산교통공사 직원들이 중국 우한 폐렴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전동차 내부에서 방역활동을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출퇴근 시간에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 산재 보상처리가 가능한가.
“출퇴근 사고도 2018년부터 산재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메르스 사태 때와 다른 점이다. 한데 이런 경우 감염의 인과관계를 증명하기가 쉽지 않다. 진짜 지하철 안에서 감염됐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산재보상의 인과관계 증명이 쉬워졌다.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산재보상을 해주는 쪽으로 근로자 친화적 심사제도가 운용되고 있다. 즉 산재 신청을 하면 산재 심사 기관에서 보건당국의 협조를 받아 확진자가 지하철을 이용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그러면 일단 인과관계의 첫 단추는 맞추는 셈이다. 이어 출퇴근하던 근로자의 가족은 별문제가 없고, 해당 근로자도 시행령 등에서 정한 출퇴근 산재 인정의 예외적 일탈 행위를 하지 않았다면 산재로 인정될 공산이 크다는 게 고용부 담당 부서의 의견이다. 근로자 본인이 감염 경로를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산재 심사기관에서 인과관계의 개연성을 추적해 인정하면 산재 보상 대상으로 인정한다는 의미다.”
 
감염으로 격리되면 임금이 확 줄어들 텐데.
“메르스 사태 당시 정부는 격리자에 대해 유급휴가를 권고했다. 이게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당시 이기권 고용부 장관은 "격리가 자의적인 것이 아니라 국가 전체의 필요에 의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기업도 근로자 보호 의무 이행 차원에서 유급휴가를 주는 게 맞다는 게 노사정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감염병예방법에도 유급휴가를 줄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실업급여를 받아야 하는데, 우한폐렴에 걸려 신청을 못 했다.
“이에 대해선 고용부가 이미 조치를 취했다. 실업급여 수급자격을 갖췄는데, 자격 신청 이전이라면 치료나 격리 기간 동안(최장 3년) 실업급여 수급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실업급여를 받는 중이라면 치료·격리 기간 동안 구직급여에 대해 상병급여를 지급받을 수 있다. 이 경우 고용센터 출석 의무를 지키지 않아도 된다. 인터넷이나 모바일을 통해 실업인정 신청을 하고 급여를 받을 수 있다. 취업성공패키지 참여자에게도 같은 조치가 취해진다.”
 
직업훈련을 받고 있는데, 감염병 때문에 결석하게 된다. 이러면 수료를 못 하게 되는데.
“메르스 사태 당시의 정부 대책을 인용하면, 결석 처리가 되지 않는다. 당시 추후 훈련을 보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치료나 격리 기간을 인정한다는 의미다.”
 
열이 나고, 기침이 나는 등 우한 폐렴이 의심돼 회사에 출근하지 않았다. 이를 이유로 회사가 결근 처리하고, 징계한다면.
“근로자 스스로 감염 가능성을 우려해 출근이 꺼려지면 연차휴가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근로자가 의심환자 또는 확진자로 격리대상임을 통보받은 경우가 아닌데도 사용자의 승인 없이 결근하면 그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렵다.”
 
연차휴가를 회사가 승인하지 않는다면.
“연차휴가는 근로자의 권리다. 근로자가 쓰겠다고 하면 무조건 쓰도록 해야 한다. 설령 회사가 승인하지 않아도 근로자가 ‘연차휴가를 사용하겠다’는 통보를 회사에 했다면 정당한 휴가 사용에 해당한다. 이를 막으면 사용자의 권한 남용이 된다.”
 
김기찬 고용노동전문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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