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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 “코로나로 중국 올해 성장률 5%선 깨질 수도…한국 기업에 영향”

중앙일보 2020.01.31 18:06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영향으로 중국의 올해 연간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5%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신종 코로나가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보다 경제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연간 성장률 5.0% 선 깨질 수도"

31일 오전 중국 우한시와 인근 지역에 고립돼 있는 우리 국민들이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해 전세기에서 내리고 있다. [뉴스1]

31일 오전 중국 우한시와 인근 지역에 고립돼 있는 우리 국민들이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해 전세기에서 내리고 있다. [뉴스1]

31일 골드만삭스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의 경제적 영향 평가’라는 제목의 분석 보고서를 통해 “1분기 중국의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를 5.6%에서 4.0%로 하향조정한다”고 밝혔다. 2‧3분기에 빠른 회복세를 보인다고 가정하더라도, 올해 중국의 연간 GDP 성장률은 당초 전망치인 5.9%보다 0.4%포인트 낮은 5.5%에 머물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골드만삭스는 “신종 코로나 확산이 장기화할 경우, 연간 성장률이 5%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중국의 경제 성장률은 6.1%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 1990년(3.9%) 이후 최저 수치였다.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성장률이 5%대 밑으로 떨어지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골드만삭스는 “신종 코로나와 같은 전염병 확산은 경제에 단기간에 강한 충격을 주며, 영향권 국가의 한 분기 GDP 성장률이 수 %포인트 이상 하락할 수 있다. 경기회복에 2~3분기 이상의 기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2003년 사스 발생 당시와 비교해 현재 중국 정부가 전염병 확산방지를 위해 이동제한 조치를 훨씬 더 강력하게 취하는 점을 들며, 중국의 1분기 실질 GDP 성장률(전년 동기 대비)이 1.9%포인트 이상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대만 기업 운영에 차질 위험"

홍콩 캐리람 행정장관이 31일 마스크를 쓰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홍콩 캐리람 행정장관이 31일 마스크를 쓰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또 신종 코로나의 영향으로 중국 후베이성과 인근 지역에 있는 삼성‧SK하이닉스 등 글로벌 기업 생산법인 운영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여행 규제 등 이동제한 조치가 장기간 유지될 경우, 후베이성 인근 지역에 글로벌 공급망을 가진 기업이 소재‧부품 공급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한국과 대만 등 아시아 국가 경제활동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해당 부분을 위험(risk)으로 판단하고 유의 깊게 관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과 더불어 아시아 주변국의 경제성장률도 동반 하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 관광산업의 영향을 크게 받는 홍콩과 대만의 실질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 홍콩의 올 한 해 실질 GDP 성장률은 당초 전망치인 -0.4% 역성장보다 0.4%포인트 낮춘 -0.8%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만의 연간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도 당초 2.8%에서 2.3%로 하향조정했다.  
 

"향후 몇 주가 중요한 고비" 

리커창 중국 총리가 시진핑 국가주석의 위탁으로 우한 현지 시찰에 나서 의료진을 격려하고 있다. [중국 신화망 캡처]

리커창 중국 총리가 시진핑 국가주석의 위탁으로 우한 현지 시찰에 나서 의료진을 격려하고 있다. [중국 신화망 캡처]

위안화 투자에 대해서도 '중립(neutral)'의견을 제시했다. 당초 골드만삭스는 이달 초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서명 등으로 위안화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으나, 신종 코로나의 영향을 감안해 전망을 수정했다. 또 31일(현지시간)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중국 제조업 PMI(구매관리지수)와 관련해 주요 지표들의 변화가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며 “2월에는 (신종 코로나로 인해)더 큰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월 제조업 PMI는 전월치(50.2)보다 0.2포인트 하락한 50.0을 기록했다.
 
골드만삭스는 현재로썬 여행규제와 음식점 등 인구밀집장소의 ‘셧다운(shut-down)’ 현상이 지속하면서, 중국 정부의 소비나 투자 진작 조치는 당분간 제한될 것으로 분석했다. 대신 은행 간 금리를 낮게 유지하고 유동성 자금을 충분히 확보하는 등 전염병 확산 방지에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향후 몇 주가 신종 코로나의 영향이 중국에 집중될지, 혹은 전 세계로 확산할지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고비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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