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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상무장관의 망언 "우한폐렴은 기회, 일자리 돌아올 것"

중앙일보 2020.01.31 09:20
지난 22일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 참석한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AFP=연합뉴스]

지난 22일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 참석한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AFP=연합뉴스]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이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 위기가 미국엔 일자리를 되돌릴 기회라는 주장을 공개적으로 내놓았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우한 폐렴 위기를 대중 관세 논의에 끌어들여선 안 된다며 관세 인하 가능성을 차단했다. 국제적 보건위기 사태를 미·중 무역 전쟁, 패권 경쟁 차원에서 보는 속내를 드러낸 셈이다.
 

로스 "사스·돼지열병·코로나 美 안심할 요소 겹쳐"
나바로 "코로나 위기라고 中관세인하 논의 안 돼"
항공·호텔업 직격탄에도 미국 패권전쟁에만 골몰
폼페이오 "中공산당, 우리 시대 가장 중요한 위협"

윌버 로스 상무장관은 30일(현지시간) 폭스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모든 미국인은 코로나바이러스 희생자에 애도하고 있고, 매우 불행하고 매우 악성적인 질병에 대해 승리를 축하하는 식의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곧바로 "사실은 이는 기업들엔 공급망을 재검토할 때 고려해야 할 새로운 점을 제기한다"며 "무엇보다 중국에서 2003년 중증 호흡기증후군(SARS)과 아프리카 돼지 열병(ASF)에 이어 이번 사태까지 벌어졌기 때문에 사람들은 또 다른 위험 요소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스와 돼지 열병에 이어 이번 우한 폐렴까지 싸잡아 기업들이 공장입지를 재검토할 위험 요소라고 말한 셈이다.
 
로스 장관은 이어 "나는 이 사태가 북미로 일자리가 복귀하는 것을 가속할 것으로 생각하며, 일부는 미국으로 돌아오고, 아마 일부는 멕시코로도 갈 것"이라고 말했다.
 
폭스비즈니스 진행자가 "좋은 지적"이라며 "중국 공장 가동을 중단하면 대체할 지역을 찾아야 한다는 뜻이냐"고 묻자 로스 장관은 "물론이지"라며 "이미 애플이 (휴대전화) 중국 생산 일부를 어떻게 대체할지를 검토한다는 얘기를 듣고 있으며, 다른 기업들도 똑같은 일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을 훨씬 더 안심시켜줄 요소들이 합쳐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스타벅스, 구글, 애플 등 글로벌 대기업들은 중국 내 영업장을 폐쇄하거나 축소하고 있다. 구글은 전체 직원들에 이번 주 중국 본토와 홍콩, 대만 사무소를 폐쇄한다고 통보했다. 스타벅스는 중국 내 약 4300개 점포 가운데 절반 이상의 문을 닫았다. KFC·피자헛·타코벨과 맥도날드도 중국 지점의 문을 닫았고, 애플은 중국 내 대리점의 영업시간을 단축했다고 한다. 

 
영국 정부가 5G 통신망에 화웨이 참여를 제한적으로 허용한 데 30일 런던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영국 정부가 5G 통신망에 화웨이 참여를 제한적으로 허용한 데 30일 런던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병으로 15억 중국인의 이동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국제 관광업과 호텔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고 한다. 중국인이 전 세계 힐튼 호텔의 6%, 매리어트 인터내셔널의 8.5%의 객실 점유율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아메리카 항공, 영국 브리티시 에어웨이, 인도네시아 라이언 에어 등 국제 항공사들도 중국 본토로 항공편을 중단하면서 항공업계도 연쇄 타격을 입고 있다.    
 
대중 강경파인 나바로 백악관 보좌관은 전날 CNBC 방송에서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중국 경제가 큰 타격을 입는 데 관세를 인화해줘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런 건 월가에서 나오는 이야기"라며 "이 모든 위기를 논의에 끌어들이는 것은 정말 해로운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국과 1단계 합의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대미 수출 63%에 평균 19.3%의 고율 관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과 관련 관세 인하 가능성을 물은 데 대중 관세와 코로나바이러스 위기는 별개라는 입장을 분명히 한 셈이다.
 
영국 정부가 5G(5세대) 통신망에 중국 화웨이 일부 장비를 쓸 수 있도록 허용하자 급히 런던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 공산당이 획득할 권한이 있는 망으로 시민의 정보와 국가안보 정보를 유통할 경우 위험이 생긴다"며 "중국 공산당은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위협"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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