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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선 못팔고 배송은 가능” 제주·오리온 용암수 전쟁 끝났다

중앙일보 2020.01.31 05:01
제주도의 염지하수를 아용해 지난해 12월 오리온이 출시한 제주용암수. 최충일 기자

제주도의 염지하수를 아용해 지난해 12월 오리온이 출시한 제주용암수. 최충일 기자

제주도와 오리온의 용암수 전쟁이 본격화한 지 두달여 만에 일단락됐다. 제주도가 오리온에 일부 내수 판매를 허용했고, 국내외 판매 이익의 20%를 제주도에 환원하는 등 지역과 상생에 힘을 보태기로 합의했다. 그동안 제주도는 섬이 품은 염지하수 보존을 위해 국내 판매를 제안하려 했고, 오리온은 ‘제주용암수’라는 이름으로 국내외에서 팔겠다며 대립해왔다. 
 

국내에선 주로 통신 활용한 가정판매
제주도, 한정된 염지하수 가치 강조
오리온 “제주 지역과 상생 힘쓰겠다”

제주도와 오리온은 30일 “양자가 국내 판매에 관한 합의했다”고 밝혔다. 오리온은 하루 300t 규모를 최대로 국내가정에 모바일과 인터넷 등을 통한 배송 판매를 할 수 있게 됐다. 다만 마트나 편의점 등에선 판매할 수 없다. 또 기업 간 거래(B2B)와 면세점 등을 통한 판매도 허용됐다. 300t은 2ℓ 병 기준 15만개가량을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앞서 제주도는 제주용암수 출시와 관련해 “국내용이 아닌 수출용으로 사업권을 허가했으나 오리온이 이를 어겼다”며 “계속 국내판매를 주장하면 원수 공급을 끊겠다”고 했다. 이에 오리온은 “국내 시판 없이 수출은 불가능하다”고 맞서왔다. 내수시장에서 인정받지 못한 제품이 해외에서 팔리기 쉽지 않다고 봤기 때문이다.
 
문제가 불거진 ‘제주용암수’는 염지하수를 원수로 쓴다. 염분을 제거 후 각종 미네랄을 추가해 만든다. 원수를 그대로 정수해 이용하는 먹는샘물(생수)과 다르다. 제주도는 고갈 우려가 있는 먹는샘물을 공공자원으로 관리한다. 이 때문에 제주도는 일반 판매용 먹는샘물 개발을 공기업에만 허가하고 있다. 제주도 산하 제주도개발공사가 생산하고 광동제약이 유통을 맡은 삼다수가 대표적이다. 이밖에 한국공항㈜이 항공 서비스를 주 용도로 한진 퓨어 워터를 공급받아 생산하고 있다.


제주도는 염지하수도 이런 삼다수 같은 먹는샘물처럼 공공재 개념을 적용해 관리하고 있다. 이 역시 고갈 우려가 있어서다. 이에 따라 제주지사가 지정·고시하는 지역에 예외적으로만 염지하수를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제주도는 2008년 기업 투자를 위해 물 제조·판매를 허용하는 내용의 제주특별법을 개정했다. 이후 2011년 제주시 구좌읍에 염지하수를 개발할 수 있게 제주용암해수산업단지를 운영 중이다. 오리온은 2016년 염지하수를 활용하기 위해 이 단지에 입주한 ‘제주용암수’ 지분 60%를 21억2400만원에 인수했다. 이후 1200억원을 투자해 단지 내 공장을 건설했고 지난해 12월 2일 ‘오리온 용암해수’ 530mℓ와 2ℓ 시제품을 내놨다.
 
오리온 관계자는 "제주용암수를 세계적 브랜드로 키워 해외에 제주도의 청정 자연을 알리고 지역 일자리 창출과 경제 발전에도 이바지해 제주도와 상생 발전해가겠다"고 했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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