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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감염병 습격 느는데…검역인력 1명이 10만 명 담당

중앙일보 2020.01.31 01:00 종합 5면 지면보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되는 가운데 29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서 중국 텐진발 입국자들이 검역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되는 가운데 29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서 중국 텐진발 입국자들이 검역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Yellow paper(건강상태질문서)?" "아픈 곳 없으신가요?" 
2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의 검역대가 분주해졌다. 중국 톈진에서 온 비행기 승객 99명이 내리면서다. 검역관과 경찰관은 쉴 새 없이 승객의 체온을 측정하고 건강상태질문서를 확인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검역의 최일선인 인천공항엔 하루 2만 명 안팎의 중국발 항공편 입국자가 들어온다.

정춘숙 의원 "검역소 인력 최소 80명 더 필요해"
역학조사관도 정원 못 채워, 질본 콜센터 '불통'

 
의심 증세로 분류된 승객들은 공항 내 선별진료소로 향했다. 톈진에서 온 한국인 여학생도 근육통을 호소해 상담받았다. 군의관과 간호장교 등이 근무하고 있지만 일손이 빠듯하다. 김상희 국립인천항공검역소장은 "국방부에 추가 인력 요청을 했다"고 말했다.
29일 중국 텐진에서 출발한 비행기를 타고 들어오는 탑승객들이 고정 검역대로 들어서고 있다. 최정동 기자

29일 중국 텐진에서 출발한 비행기를 타고 들어오는 탑승객들이 고정 검역대로 들어서고 있다. 최정동 기자

메르스(MERS)부터 우한 폐렴까지 새로운 해외 감염병이 유입되고 있지만 방역 인력은 충분하지 않다. 검역을 받는 해외 입국자는 2014년 3122만 명에서 지난해 4788만 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검역소 인원은 지난해 기준 453명이었다. 직원 1인당 10만 명가량을 책임진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1차적으로 필요한 검역소 전체 인력은 533명으로 현재보다 최소 80명이 더 필요하다.
 
그러나 검역소 인력 충원 예산은 국회에서 번번이 삭감됐다. 정 의원에 따르면 2017년 27명, 2018년 25명, 2019년 3명 등 55명분 예산이 정부안보다 줄었다. 그는 "해외 감염병 유입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군경 인력을 긴급 투입할 게 아니라 필수검역 인력을 증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질병 수사관으로 불리는 역학조사관도 일손이 모자라긴 마찬가지다. 질본 소속 ‘가’급 역학조사관(의사 면허증 소지, 6년 경력)은 정원이 7명인데 현재(28일 기준) 3명뿐이다. ‘나’급은 31명 정원에 27명, ‘다’급은 5명 정원에 2명만 근무하고 있다. 이들이 모자라면 방역의 첫 단추인 감염 원인 추적부터 흔들릴 수 있다.
 
우한 폐렴 의심환자 신고ㆍ상담을 맡는 1339 콜센터는 이미 '불통' 문제를 겪었다. 전화를 걸어도 아예 연결되지 않는 사례가 속출했다. 기존 상담 인력이 19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유입과 확산에 대비해 지자체별 선별진료소가 확대되고 있다. 30일 서울 중구보건소 앞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직원들이 근무를 서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유입과 확산에 대비해 지자체별 선별진료소가 확대되고 있다. 30일 서울 중구보건소 앞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직원들이 근무를 서고 있다. [연합뉴스]

감염 전문가, 방역 최일선 사투에 눈물

이렇다 보니 우한 폐렴과 싸우는 공무원·의료진의 노고를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히는 경우도 있다. 이재갑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8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서 "현장에 있는 분들이 고생을 많이 하고 있다"며 눈물을 보였다. 그는 "질병관리본부 직원들은 거의 한 20일째 집에도 못 들어가고 있다. 건드리면 아무나 폭발할 수 있을 정도로 긴장한 상태"라며 "현장에 있는 의료진들도 많이 긴장해 마음이 굉장히 피폐해졌다. 국민이 조금만 차분해지면 좋겠다"고 했다.
 
그의 눈물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화제가 됐다. 조회수 16만을 넘은 관련 게시글에는 "힘내세요" "현장에서 일하는 모든 분에게 감사하다"는 응원 댓글이 잇따라 달렸다.
 
이에 대해 정부는 30일 관계부처 브리핑에서 우한 폐렴 대응 인력을 대폭 늘리겠다고 밝혔다. 검역소에는 보건복지부ㆍ국방부ㆍ경찰청 등 인력 250명을 1차로 배치한 데 이어, 국방부 소속 106명을 이날부터 추가 투입한다. 1339 콜센터 상담 인력도 328명까지 증원한다.
정종훈ㆍ채혜선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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