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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나경원·정진석 등 5명이 낸 평가표로 의원 물갈이

중앙일보 2020.01.31 00:05 종합 12면 지면보기
“여당일 땐 청와대만 바라보고 야당 돼선 보스나 실세 눈도장 찍어 공천을 받는데, 이러니 국회가 발전하겠느냐.”
 

정우택·김성태·심재철 포함
“총선 공천에 의정활동 적극 반영
야당 의원으로 역할했는지 볼 것”

김형오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이 30일 21대 총선 공천 기준의 하나로 “현역 의원의 의정활동을 적극 반영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의정활동을 열심히 해야 공천받을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국회 판갈이가 이뤄질 수 있다”면서다.
 
김 위원장은 이를 위해 20대 국회에서 전·현직 원내대표(정진석·정우택·김성태·나경원·심재철) 5명에게서 당 소속 현역 의원 전체에 대한 평가표를 제출받았다. 양식이 따로 없어 일부 원내대표는 전체 의원을 A, B, C로 등급을 나눠 제출했다. 개별 의원마다 장문의 설명을 단 원내대표도 있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계량화된 국회 출석률, 법안 제출 건수 등도 중요하지만 그건 얼마나 부지런했는지에 대한 참고치에 불과하다”며 “야당 입장에서 야당 의원의 역할을 한 사람이 누구인지를 살펴보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해당 자료 원본은 김 위원장만 봤다고 한다. 5명의 평가를 취합하면 각각 원내대표만의 ‘튀는’ 주관적 평가를 걸러낼 수 있다고 봤다.  
 
평가표를 제출한 한 원내대표는 “김 위원장이 공관위원장 취임 직후 연락해 평가표를 달라고 했다”며 “의정활동 역량을 공천의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는 김 위원장의 오랜 소신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해 8월 한국당 의원연찬회에서 당 원로 자격으로 강연하면서 “의정활동 열심히 해도 공천에서 탈락하고 실세에 눈도장 열심히 찍은 사람이 공천을 받는다. 반드시 의정활동 평가를 반영하라. 지금부터 나경원 원내대표실에서 의정활동 평가서 만들어 공지하라”고 조언했었다. 능력보단 계파 충성심이 공천을 좌지우지하는 현실 을 벗어나야 한다는 당부였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은 이날 공관위 3차 회의 후엔 “당 대표, 광역단체장을 지낸 분들을 어디에 어떻게 배치를 하느냐 하는 건 총선 승리와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고도의 전략적 판단을 해야 한다”며 “그분들이 (공천) 신청하는 걸 보고 그대로 받아들이진 않을 것이며 판단하고 검토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에 따라 고향 출마를 공언하고 있는 홍준표 전 대표, 김태호 전 경남지사 등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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