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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단 30년 LG, 올해는 끝까지 가보자

중앙일보 2020.01.31 00:04 경제 6면 지면보기
LG 트윈스가 마지막으로 한국시리즈에 올랐던 2002년 모습. 유지현(오른쪽)이 득점 후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LG 트윈스가 마지막으로 한국시리즈에 올랐던 2002년 모습. 유지현(오른쪽)이 득점 후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프로야구 LG 트윈스는 지난해 정규시즌에 79승1무64패를 기록했다. 류중일 LG 감독은 올해 ‘85승’을 그리고 있다. 이를 위한 과제는 두 가지다. ‘4번 타자’, 그리고 ‘4선발’이다.

2020년 화두는 4번 타자·4선발
마지막 한국시리즈 진출 2002년
임찬규·정우영 등이 선발 후보군
힘 좋은 라모스의 타격 활약 기대

 
LG는 지난해 정규시즌 4위로 3년 만에 가을야구를 했다. 류 감독은 지휘봉을 잡은 지 두 시즌 만에 구체적인 성과를 냈다. 1990년 MBC 청룡을 인수해 창단한 LG는 올해 30주년이다. 자연스럽게 목표를 지난해보다 높은 곳에 맞췄다. LG가 마지막으로 한국시리즈에 오른 건 2002년이고, 우승은 1994년이다. 2002시즌 대졸 신인이던 박용택(41)이 올해를 끝으로 은퇴한다. 박용택은 “올해는 정말 다르다. 선수들도 ‘뭔가 할 수 있지 않을까’란 이야기를 자주 나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해 LG의 상승 동력은 안정적인 1~3선발 투수진이었다.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와 타일러 윌슨, 토종 에이스 차우찬이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책임졌다. 세 선수는 LG 전체 투구이닝의 41.6%인 533과 3분의 2이닝을 던졌고, 41승을 합작했다. LG는 스토브리그에서 외국인 투수 재계약에 집중했고, 켈리와 윌슨을 다 잡았다. 류 감독은 “윌슨과 켈리는 지난해 14승씩 거뒀다. 올해는 더 잘할 수 있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차우찬은 “LG에 온 뒤 부상과 대표팀 합류 등으로 시즌 준비가 완벽하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100% 상태로 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류중일 감독. [뉴스1]

류중일 감독. [뉴스1]

문제는 세 투수의 뒤를 받칠 선발투수다. 지난해 LG 선발진 평균자책점은 5위(3.94)였다. 임찬규, 배재준, 류제국, 이우찬이 돌아가며 선발로 나섰다. 하지만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키지 못했다. 좌완 이우찬이 5승으로 가장 많은 승리를 챙겼지만, 시즌 초에만 반짝했다. 장원삼, 김대현도 가끔 얻은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류 감독이 생각하는 키포인트도 국내 선발투수의 성장이다. LG는 먼저 호주 스프링캠프에서 몸을 만들고, 일본으로 건너가 연습경기를 할 예정이다. 여러 선수에게 기회를 준 뒤 경쟁에서 살아남은 선수를 선발진에 배치할 계획이다. 임찬규, 김대현, 이우찬, 그리고 지난해 불펜투수로 신인왕이 된 정우영 등이 유력 후보다.

 
스프링캠프 기간도 길게 잡았다. 유지현 수석코치는 “평가전이 끝난 뒤에도 일본 현지에 남아 자체 청백전을 세 차례 정도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류 감독은 “연습경기보다 자체 청백전이 좋은 점은 우리 투수들을 많이 볼 수 있다는 거다. 마운드에 오르기 전 준비 과정까지 꼼꼼히 체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의 또 다른 아킬레스건은 ‘한 방’을 쳐줄 4번 타자의 부재다. LG는 전통적으로 거포가 귀한 팀이다. 잠실구장이 홈이라서 불리한 점도 있지만, 슬러거를 키워내지 못한 탓이다. 팀 통산 홈런 1위 박용택(211개), 2위 이병규(161개), 3위 조인성(149개)도 장타자 유형은 아니다. 10개 구단 중 홈런왕을 배출하지 못한 구단은 LG와 KT뿐이다. KT가 2015년부터 1군 리그에 합류한 걸 고려하면 사실상 유일한 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몇 년간도 LG에는 붙박이 4번 타자가 없었다. 루이스 히메네스, 양석환, 아도니스 가르시아 등이 맡았으나, 다들 오래 버티지는 못했다. 지난해에는 메이저리그에서 2년 연속 20홈런을 친 토미 조셉을 데려왔다. 하지만 부상과 부진으로 퇴출당했다. 시즌 중반엔 카를로스 페게로를 긴급 수혈했으나 정확도가 떨어져 다시 내보냈다.

 
올해도 LG는 외국인 4번 타자가 유력하다. 후보는 멕시코 출신 로베르토 라모스(26)다. 1루수인 라모스는 지난 시즌 콜로라도 로키스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 팀에서 뛰었다. 127경기에 나와 타율 0.309, 30홈런, 105타점, 장타율 0.580을 기록했다. 타고투저 성향이 강한 퍼시픽코스트리그에서 거둔 성적이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 그래도 힘만큼은 확실하다. 스윙 스피드, 손목 힘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류 감독은 “라모스가 시즌 초반 부진해도 믿고 기회를 줄 계획이다. 우선 캠프에서부터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자신감을 끌어 올려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류중일 감독은 전지훈련 출국에 앞서 2011년의 추억을 꺼냈다. 그는 “삼성 감독을 맡은 첫 해 전지훈련에서 쌍무지개를 봤다. 좋은 징조라고 생각했는데, 그해 삼성이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고 옛 일화를 소개했다. 이어 “내 전화번호 뒷자리가 ‘2020’이다. 올해도 뭔가 좋은 일이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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