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새로운 도약] 끊임없는 투자·기술개발 … ‘게임 체인저’ 전략으로 위기 돌파

중앙일보 2020.01.31 00:02 부동산 및 광고특집 1면 지면보기
세계 경제 저성장 기조 타개할 국내 대표 기업들의 새해 경영 화두
 

삼성전자, 로봇·반도체 투자 확대
SK, 사내 인재 양성 플랫폼 구축
포스코, 이차전지 소재 사업에 주력
한화, 신개념 무기 시제품 개발 성공

현대모비스는 지난 7일부터 나흘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 전기차 공유 콘셉트인 ‘엠비전S’에 카메라?레이다 등 자율주행 핵심 센서와 커뮤니케이션 라이팅을 선보였다. [사진 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는 지난 7일부터 나흘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 전기차 공유 콘셉트인 ‘엠비전S’에 카메라?레이다 등 자율주행 핵심 센서와 커뮤니케이션 라이팅을 선보였다. [사진 현대모비스]

#삼성전자는 지난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소비자 가전쇼인 ‘CES 2020’에서 인공인간 ‘네온’을 공개해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또한 지난해 CES에서 차세대 인공지능(AI) 프로젝트인 ‘삼성봇’을 선보인 데 이어, 올해는 가정용 AI 로봇 ‘볼리’를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삼성전자는 AI와 로봇, 차세대 반도체, 파운드리 반도체 등 ‘미래 먹거리’에 과감한 투자를 이어갈 방침이다.
 
#'미래 시장에 대한 리더십 확보의 원년’. 현대자동차그룹의 2020년 슬로건이다. 미래 신기술 역량을 강화해 스마트 모빌리티 기업으로 전환을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지난해 말 중장기 혁신 계획인 ‘2025 전략’을 수립했다. 미래 성장과 새로운 도약을 위해 그룹 총 투자를 연간 20조원 규모로 늘리고 향후 5년간 약 100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국내 대표 기업들이 ‘새로운 도약’을 위한 신기술·신제품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세계 경제가 저성장 기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이를 타개할 방책은 끊임없는 기술 개발과 투자뿐이라는 판단에서다.
 
올해 세계 경제 전망이나 경영 환경은 그리 밝지 않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최근 전 세계 83개국 1581명의 최고경영자(CEO)를 상대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조사 대상의 절반이 넘는 53%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전년 대비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사 매출 전망에 대해서는 향후 1년간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매우 확신한다”는 응답이 27%에 그쳤다. 지난해 조사 때보다 12%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CEO들이 그만큼 올해 경제·경영 상황을 비관적으로 본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런 ‘비관적 전망’을 ‘낙관적 현실’로 바꾸는 게 CEO와 기업의 몫이다. 밥 모리츠 PwC 회장은 “비관론이 팽배한 가운데에서도 실질적 기회는 존재한다”며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경영 전략을 바탕으로 지난 10여년간 어려운 환경 속에서 쌓아온 경험들을 녹여낸다면, 비즈니스 리더들은 경기 침체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대표 기업들의 올해 경영 방점도 ‘미래를 위한 새로운 도약’에 찍혀있다. 핵심적인 메시지는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 전략이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지난 16일 열린 ‘2020 상반기 롯데 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 “현재와 같은 변화의 시대에 과거의 성공 방식은 더는 유효하지 않다”며 “기존의 성공 스토리와 위기 극복 사례, 관성적인 업무 등은 모두 버리고 우리 스스로 새로운 시장의 판을 짜는 게임 체인저 (Game Changer)’가 되자”고 강조했다.
 
시장 판도를 바꾸기 위해 국내 기업들은 신성장동력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포스코는 전기자동차 시대에 발맞춰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그룹의 미래의 먹거리로 삼았다. 포스코는 2030년까지 양·음극제 사업 비중을 전체 매출의 20%(17조원)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포스코는 지난해 8월 중국 통샹시에 연산 5000t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준공했다. 2018년 8월에는 호주 갤럭시리소스가 보유한 아르헨티나 리튬 소금호수를 2억8000만 달러(약 312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한화는 세계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가는 한화큐셀을 비롯해 방산 분야에서도 미래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 한화는 지난해 ‘한국형 스타워즈 기술’로 알려진 레이저 대공무기 체계 개발 사업을 수주해 시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이 무기는 신형 살상 무기로 등장한 소형 무인기(드론)를 근거리에서 타격해 무력화시키는 신개념 무기 체계다.
 
효성은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중공업 등 주력 계열사들이 친환경에너지와 탄소섬유·폴리케톤과 같은 고부가가치 신소재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인도 스판덱스 공장을 본격 가동하는 등 동남아 신흥 시장에 현지 생산체제를 갖추고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20년 전 자동차 부품 전문기업으로 체질 전환을 선언했던 현대모비스는 올해를 전기차 등 전동화 분야를 선도할 원년으로 삼고 투자를 강화할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약 4조원을 전기차 등 전동화 분야 생산 확장에 투입하고, 미래차 연구개발 분야에도 3~4조원을 집중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또한 센서 등 자율주행, 전동화 등에 필요한 국내외 유망 스타트업 발굴에는 1500억원가량을 투자한다.
 
국내 대표기업들은 인재 양성을 위한 다양한 실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새로운 도약을 위한 기술 개발은 결국 사람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SK의 ‘mySUNI(이하 ‘써니’)가 대표적이다. ‘써니’는 최태원 SK 회장이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구성원의 미래 역량을 키우고 축적해야 한다”는 주문에서 태동했다. SK 임직원은 사내 인재 양성 플랫폼인 ‘써니’를 통해 인공지능(AI), 디지털 전환, 혁신, 디자인 등 8개 분야에 450개 강의를 연간 근무시간의 10%에 해당하는 200시간 동안 학습할 수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8월부터 당진제철소에 스마트 팩토리 전담조직을 신설해 AI 관련 인재 양성을 위한 전문 교육 프로그램인 ‘스마트 아카데미’를 운용 중이다. 지난해 1기 수료생을 배출했고, 현재 2기 아카데미가 운용 중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올해는 인천과 포항 사업장까지 교육을 확대할 것”이라며 “전체 엔지니어 가운데 10% 이상을 리더급으로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집의 모든 공간을 시공부터 사후관리까지 일원화하는 ‘리하우스 패키지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은 한샘은 2018년부터 자체 교육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리하우스 디자이너 2500명을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