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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1차 우한 탈출 유학생 "공항까지 1시간, 거리엔 1명뿐이었다"

중앙일보 2020.01.30 23:15
“30일 오후 6시 50분(이하 중국 현지시각) 우한대학교 기숙사에서 걸어 나와 오후 7시 20분 버스에 탔다. 우한대 서문에는 버스 2대가 대기하고 있었고, 교민과 유학생 등 50여명이 기다리다 버스에 탄 것 같다.”
 

30일 오후 우한大엣서 교민·유학생 50여명 출발
K씨 “공항 이동 1시간동안 버스 조용, 긴장감돌아”
오후 9시 도착한 우한공항 교민과 유학생뿐 “한산”
문진표 작성 뒤 4시간 가량 대기후 한국 출발해
우한 시내와 공항까지 거리는 한산…“유령도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 있는 우한대학교에서 유학 중인 한국인 K씨(27)가 30일 오후 8시쯤 우한 탈출을 시작하면서 전한 얘기의 일부다. K씨는 이날 오후 7시 40분 우한대학교 서문에서 출발해 버스를 타고 우한공항으로 향했다. K씨는 공항으로 이동하는 1시간 동안의 상황을 중앙일보에 알려왔다.  
우한대 유학생 K씨(27)가 도착한 30일 오후 9시 20분(중국 현지시각) 쯤 우한공항 모습. 우한을 탈출하려는 교민과 유학생들 모습이 보인다. [사진 독자제공]

우한대 유학생 K씨(27)가 도착한 30일 오후 9시 20분(중국 현지시각) 쯤 우한공항 모습. 우한을 탈출하려는 교민과 유학생들 모습이 보인다. [사진 독자제공]

K씨는 “버스 두대에 교민과 유학생이 나눠 탔다. (내가 탄 버스에는) 유학생과 교민 16명이 탑승했고,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며 “버스 안에서는 모두 긴장한 듯 대화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우한폐렴으로 아픈 사람이 있거나 기침 등 유증상자는 없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K씨가 학교 기숙사에서 나올 무렵 중 학생들은 설을 맞아 모두 고향 등에 가고 없어 학교는 텅텅 비다시피 했다. 일부 한국 유학생 등만 남아있었다고 한다.   
우한대 재학중인 K씨(27)가 30일 오후 7시 20분(중국 현지시각) 우한대학교 서문에 대기중인 버스에 도착하자 방호복을 입은 사람들이 유학생들의 짐을 버스에 싣고 있다. [사진 독자제공]

우한대 재학중인 K씨(27)가 30일 오후 7시 20분(중국 현지시각) 우한대학교 서문에 대기중인 버스에 도착하자 방호복을 입은 사람들이 유학생들의 짐을 버스에 싣고 있다. [사진 독자제공]

K씨는 “공항으로 가는 버스 창문을 통해 밖을 내다보니 우한의 쇼핑거리이자 번화가인 한지에(汉街)조차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며 “유령도시나 다름없었다”고 전했다. 공항을 가는 1시간 동안 거리에서 본 사람은 겨우 1~2명이었다는 게 K씨의 말이다. 이날 우한대학교 앞 대형마트와 시내 거리도 평소와 달리 한가한 모습이었다고 한다.  
 
K씨는 외교부에서 제공한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향했다. 중국 정부가 우한시내 국도와 고속도로 등을 통제해 일반인은 차를 타고 국도와 고속도로로 이동할 수 없었다.  K씨는 “경찰이 고속도로 등을 지키고 흙 등으로 국도 진입을 막고 있었다”며 “버스가 학교에서 출발하고 공항에  도착할 때까지 외교부 관계자가 나와 도와줬다”고 전했다.  
우한공항 톨게이트를 지키고 있는 군인들 모습. [사진 독자제공]

우한공항 톨게이트를 지키고 있는 군인들 모습. [사진 독자제공]

K씨가 탄 버스는 우한대를 출발한 지 1시간 만인 오후 8시 35분 우한공항 톨게이트에 들어섰다. 톨게이트에서는 여권검사 등으로 공항진입까지 시간이 지체됐다. 톨게이트에는 얼룩무늬의 군복을 입은 군인들도 보였다. 
 
톨게이트를 지나자 마스크와 방호복을 입은 공항 관계자가 공항입구 도로에서 교통을 정리했다. 이들은 K씨가 탄 버스와 개인 차량 등을  안내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었다. 오후 9시 도착한 우한공항은 교민과 유학생들 외에는 별다른 사람이 없어 한산한 모습이었다.
 
K씨는 “오후 9시 20분 공항 내부로 들어가 문진표 작성 등 출국 수속을 밟았다”며 “공항에 도착하니 드디어 탈출한다고 하는 안도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K씨는 우한공항에서 4시간가량 대기한 뒤 31일 오전 2시쯤 1차로 전세기를 타고 한국으로 출발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K씨와 함께 공항으로 이동한 50여명은 31일 귀국한 뒤 아산 경찰 인재개발원과 진천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에 나눠 14일간 격리 수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출신인 K씨는 지난해 8월 중국으로 건너가 우한대학교에서 유학하고 있다. K씨가 외교부에 귀국 의향 문의를 받은 것은 지난 24일이다. K씨는 27일 외교부 해외 안전지킴센터에 귀국 신청을 했다. K씨는 29일 오후 3시 8분 문자와 이메일로 전세기를 탈 시간 등을 연락받았다. 우한공항에서 30일 오후 3시 15분 집결해 한국에 오후 7시 도착한다는 연락이었다.
 
하지만 귀국은 지연됐다. K씨는 “30일 오후 2시 직전 다시 연락을 받았다. 30일 오후 7시 40분 우한대학교 서쪽 정문에 집결해 오후 8시 우한 공항으로 출발한다는 연락을 다시 받았다”고 말했다. K씨는 “행여 우한 폐렴에라도 감염되면 어찌나 하는 마음에 우한공항을 통해 귀국하기까지 초조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고 말했다.
 
황선윤·이은지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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