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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환 20대 숙명여대 법학과 합격…학내 커뮤니티 시끌시끌

중앙일보 2020.01.30 17:31
2020학년도 원서 접수를 앞둔 지난달 23일 서울시 용산구에 위치한 숙명여자대학교. 정은혜 기자

2020학년도 원서 접수를 앞둔 지난달 23일 서울시 용산구에 위치한 숙명여자대학교. 정은혜 기자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한 20대 수험생이 2020학년도 숙명여대 신입생 모집에 합격했다. 30일 숙명여대에 따르면 태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은 트랜스젠더 A씨(22)는 이 대학 법과대학에 정시 전형으로 합격해 신입생 등록을 앞두고 있다. 아직 등록하지 않았기 때문에 입학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A씨는 지난해 8월 태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고 그해 10월 법원에서 성별 정정을 허가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11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고 숙명여대에 지원했다. 학교 측은 A씨의 서류와 수능 성적 등이 요건을 충족했기에 A씨를 최종합격시켰다. 다만 전형 진행 과정에서 A씨가 트랜스젠더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A씨가 수능 응시를 위해 여름에 접수한 서류와 숙대에 지원할 때 접수한 서류의 주민등록상 번호가 달랐기 때문이다. 학교 측 관계자는 "A씨의 성별은 나라에서 인정한 것이기 때문에 학교 측이 거부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A씨의 입학 소식이 알려지면서 학내 커뮤니티도 '시끌시끌'하다. 숙명여대 재학생들이 이용하는 커뮤니티에는 "복잡한 심경이다" "타인의 성적 정체성이 어떠하든 상관없지만 그걸 국가가 공인할 수 있는지는 다른 문제라고 생각한다" 등의 고민이 올라왔다. "20여년을 남자로 살아온 사람과 어떻게 기숙사, 화장실을 함께 쓰나" "학교가 입장을 안 밝히면 시위를 해야 하나" 등 부정적 반응이 적지 않았다. 
 
A씨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트랜스젠더도 당당히 여대에 지원하고 합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열심히 공부해 들어온 학교를 도구로 삼는 듯하다" "정말 여성으로 살고 싶었다면 굳이 트랜스젠더인 사실을 밝히지 말고 조용히 섞여서 지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의견도 보였다.
 
2020학년도 원서 접수를 앞둔 지난달 23일 서울시 용산구에 위치한 숙명여자대학교. 정은혜 기자

2020학년도 원서 접수를 앞둔 지난달 23일 서울시 용산구에 위치한 숙명여자대학교. 정은혜 기자

숙명여대 총학생회 측 공식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총학생회 관계자는 "조만간 정례 회의를 통해 안건이 상정되면 입장을 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학교 측은 A씨의 입학과 관련한 여러 반응에 신중한 입장이다. 학교 관계자는 "A씨는 아직 숙대 입학을 확정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A씨를 둘러싼 여러 반응에 대한 공식 입장은 아직 없다"면서도 "기숙사 생활 등에 대한 학내 구성원들의 우려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고 아직 같은 사례가 없기 때문에 차차 입장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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