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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숍서 만나 채용이야기"…강원랜드 채용비리 염동열 징역 1년

중앙일보 2020.01.30 16:04
'강원랜드 채용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염동열 자유한국당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1심 선고기일에 출석해 징역 1년을 선고받은 뒤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강원랜드 채용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염동열 자유한국당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1심 선고기일에 출석해 징역 1년을 선고받은 뒤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강원랜드 채용 비리와 관련해 업무방해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을 받은 염동열(59) 자유 한국당 의원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재판장 권희)는 30일 염 의원의 유죄를 인정하고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다만 재판부는 “구속 사유가 없다”며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검찰은 염 의원 보좌관 김 모 씨가 염 의원의 지시를 받고 강원랜드 인사팀장 권 모 씨에게 이른바 ‘청탁리스트’를 전달했다고 봤다. 인사팀장이 이를 최흥집 강원랜드 전 사장에게 보고하면 최 전 사장이 인사 실무자들에게 지시해 자기소개서 점수 조작 등의 방법으로 채용 비리가 이뤄졌다고 봤다.
 
재판부는 2012년~2013년경 이뤄진 강원랜드 1ㆍ2차 교육생 채용과정을 분리해서 판단했다. 1차 교육생 선발 전후를 둘러싼 염 의원이나 최 전 사장, 보좌관과 인사팀장의 진술이 비교적 일관되고 서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어 신빙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1차 교육생 선발과 관련한 업무방해만 유죄로 인정하고 1차 채용 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및 2차 교육생 선발 과정의 혐의는 모두 무죄로 봤다. 
 

“커피숍서 만났다” 일치된 진술  

[연합뉴스]

[연합뉴스]

재판부는 염 의원과 최 전 사장이 1차 채용 무렵 만나 채용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고 이 부분은 두 사람의 진술이 일치한다고 판단했다.  
 
최 전 사장은 검찰 조사 및 법정에서 “정확한 날짜는 모르지만 1차 채용 무렵 커피숍에서 염 의원을 만난 적 있다”고 증언했다. 또 염 의원이 “지역구 사람들을 많이 채용해달라, 폐광지역 사람들을 많이 채용해 달라”는 말을 했다고 진술했다.  
 
염 의원도 1차 채용 무렵 최 전 사장과 만났고 채용과 관련한 말을 한 적이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다만 염 의원은 폐광지역 출신들의 채용을 확대해달라고 말한 것이 정책적인 측면이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두 사람의 만남 및 대화 대해 “내가 지정한 사람을 직원으로 채용해달라고 명시적으로 전달하지 않았더라도 폐광 지역 사람들을 채용해달라고 함으로써 자신의 내포된 진정한 청탁 대상자 명단을 채용해달라는 의사를 전달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결했다.  
 
두 사람이 만났을 때 직접 명단을 전달한 것은 아니지만, 염 의원의 지시를 받은 보좌관이 채용 청탁 명단을 강원랜드 측에 전달했고, 인사팀을 통해 이를 보고받은 최 전 사장이 부당한 지시로 인사팀 실무자들의 업무를 방해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염 의원 지시 또는 암묵적 승낙으로 청탁

염 의원의 보좌관이었던 김 모 씨가 염 의원의 지시 없이 청탁 리스트를 만들어 강원랜드에 전달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김씨가 전달한 청탁 리스트 관련자는 선거를 도와준 사람이나 향후 도와줄 지위에 있는 사람, 정선과 태백 기초의원, 염 의원의 친구 등이다. 재판부는 “김 씨도 이들과 친분은 있지만, 염 의원의 보좌관으로 일하며 맺은 친분”이라며 “염 의원의 지시 내지는 암묵적 승낙 하에 강원랜드에 청탁 대상 명단을 줬다고 봐야 한다”고 판결했다.
 
다만 직권남용에 대해서는 1ㆍ2차 채용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직권남용이 인정되려면 염 의원의 국회의원, 국회 상임위 위원 자격이 강원랜드와의 관계에서 직무가 존재해야 하는데, 청탁은 외관상 보더라도 집무 집행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결했다. 2차 채용 당시 업무방해 혐의와 관련해서도 “관련자들의 진술이 바뀌는 등 합리적인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무죄로 봤다.
 
재판부는 징역 1년을 선고하며 "공공기관 채용업무에 대한 일반인들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했고, 정정당당한 사회를 갈구하는 시민들에게 큰 실망감을 줬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본인은 부정하지만, 지지자들의 청탁을 받아 강원랜드에 청탁한 것은 과거 지지에 대한 보답 또는 이후 선거에서의 지지 기대를 바라고 개인의 이익을 취한 것임에도 전혀 인정하지 않고 보좌관들에게 책임을 전가해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선고했다. 염 의원은 선고 직후 변호인을 통해 "심증에 기반을 둔 판단으로 항소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성동 무죄, 염동열 유죄 왜

지인 등을 채용하도록 강원랜드에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된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왼쪽)이 24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장제원 의원과 대화하며 미소 짓고 있다. [연합뉴스]

지인 등을 채용하도록 강원랜드에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된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왼쪽)이 24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장제원 의원과 대화하며 미소 짓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이순형)는 강원랜드 채용 비리 관련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권성동 자유 한국당 의원에 대해 무죄 판결을 했다. 당시 재판부는 “일부 증거에 의하면 권 의원이 1차 교육생 선발과 관련해 최 전 사장에게 청탁했다는 의심이 가기는 한다”면서도 “공소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당시 재판부는 “권 의원과 고향 친구였던 강원랜드 리조트본부장 전 모 씨가 권 의원의 영향력을 이용하려 권 의원의 이름을 인사팀에 말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그러나 최 전 사장의 진술 신빙성은 인정하지 않았다. 최 전 사장이 권 의원과 통화하며 "전 본부장이 교육생 선발과 관련해 권 의원님 명단을 갖고 왔다"라고 말하자 권 의원이 "교육생이 뭡니까"라며 되물은 점 등이 근거다. 재판부는 "권 의원이 선발 절차가 진행 중인 교육생이 뭔지도 모른 채 최 전 사장에게 특정인의 선발을 청탁했다는 것은 쉽사리 수긍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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