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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어소믈리에 도전!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뭘까

중앙일보 2020.01.30 15:00

[더,오래] 황지혜의 방구석 맥주여행(35)

맥주에도 커피나 와인처럼 자격증이 있다. 다른 여러 분야 자격증과 마찬가지로 자격증을 땄다고 취업이 보장되거나 바로 맥주 전문가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맥주 관련 자격증은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현재 국내에서 시험을 볼 수 있는 해외의 맥주 자격증은 시서론, 비어소믈리에, BJCP가 있다. 세 자격증이 모두 맥주의 양조, 관리, 서브, 감별 등에 대한 이론과 실기를 평가하지만 궁극적으로 양성하고자 하는 전문가의 영역은 다르다.
 
시서론과 비어소믈리에는 맥주를 올바르게 관리하고 고객들에게 상황과 음식에 맞는 맥주를 추천하는 역할에 대한 비중이 높다. 시서론의 사전적 의미는 ‘관광 안내원’으로 맥주의 세계를 안내하는 전문가라는 뜻이다. 또 비어소믈리에는 ‘와인을 추천하는 사람’이라는 뜻을 갖고 있는 소믈리에라는 단어를 차용했다.
 
이와 비교해 BJCP는 맥주 대회에서 맥주의 완성도를 심사하는 역할에 집중돼 있다. 물론 세 자격증 취득자들의 역할이 명확하게 나뉘어 있는 것은 아니다. 무게를 두는 영역의 차이에 따라 시험 구성이 달라진다고 보면 된다.
 
현재 국내에서 시험을 볼 수 있는 해외의 맥주 자격증은 시서론, 비어소믈리에, BJCP가 있다. 사진은 맥주대회 심사 모습. [사진 flckr]

현재 국내에서 시험을 볼 수 있는 해외의 맥주 자격증은 시서론, 비어소믈리에, BJCP가 있다. 사진은 맥주대회 심사 모습. [사진 flckr]

 
맥주 자격증 준비는 맥주 관련 지식을 폭발적으로 늘릴 기회다. 맥주에 대해 전문지식을 쌓고 싶더라도 목표가 없다면 꾸준히 해나가기가 쉽지 않다. 시험일이라는 목표 시한이 공부의 동기를 제공한다.
 
또 앞서 언급한 맥주 자격증들에는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키는 요소가 많이 있다. 쳇바퀴 돌 듯 반복되는 일상이 무료하다면 목표로 삼을 만하다. 먼저 이들 시험에는 기본적으로 언어의 장벽이 존재한다. 시서론과 BJCP는 영어 자료를 기반으로 학습해야 하고 필기 및 실기 시험을 영어로 본다. 비어소믈리에는 한국어 교육과정이 있지만 단계가 높아질수록 영어를 활용할 부분이 많아진다.
 
언어 문제뿐 아니라 시험 구성 자체도 정복욕을 불타오르게 한다. 시서론 자격증은 4단계로 구성돼 있다. 1단계(시서론 비어 서버) 온라인 시험은 맥주 관련 대중서를 몇 권 읽은 사람이라면 어렵지 않게 통과할 수 있을 정도의 난이도다. 그러나 2단계(써티파이드 시서론)부터는 심도 있는 학습 과정이 필요하다. 국내에 3단계(어드밴스드 시서론), 4단계(마스터 시서론) 시험에 통과한 사람은 한 명도 없을 정도로 쉽지 않다. 마스터 시서론은 2020년 1월 말 현재 전 세계에 19명뿐이다.
 
써티파이드 시서론 로고. [사진 시서론 홈페이지]

써티파이드 시서론 로고. [사진 시서론 홈페이지]

 
비어소믈리에의 경우 교육 과정을 이수하고 졸업 시험에 통과하면 1단계 비어소믈리에 자격증서를 받게 된다. 2단계인 디플롬 비어소믈리에(Diplom  Biersommelier) 시험은 재시험을 보는 사람이 적지 않을 정도다. 또 전 세계 디플롬 비어소믈리에들과 경쟁하는 대회도 있다. 2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비어소믈리에 월드챔피언십’에서는 국가별 대표 디플롬 비어소믈리에들이 모여 우승자를 가린다.
 
BJCP도 온라인 필기시험과 오프라인 실기 시험을 모두 통과했다고 끝이 아니다. 자격증을 딴 뒤 BJCP 공인 맥주 대회 등에서 심사 경력을 쌓아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맥주 자격증은 도전과 성취의 의미도 있지만 국내외 맥주 전문가들과 교류를 할 기회가 되기도 한다. 맥주 자격증 공부는 ‘프로 맥주인’들과 친분을 쌓고 전문성을 확대해나가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시서론이나 비어소믈리에 교육 과정의 강사진은 내로라하는 국내외 맥주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또 정규 교육 과정이 아니더라도 전문가들과 스터디를 할 수도 있다.
 
맥주 자격증을 취득하면 '프로 맥주인'들과 교류를 통해 맥주 업계의 현황에 대한 살아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진로 모색도 가능하다. [사진 pixabay]

맥주 자격증을 취득하면 '프로 맥주인'들과 교류를 통해 맥주 업계의 현황에 대한 살아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진로 모색도 가능하다. [사진 pixabay]

 
합격하고 나면 협회 활동 등을 통해 기존 합격자들과 네트워킹할 기회도 많아진다. 취미의 일환으로 맥주 자격증을 딴 사람도 있지만 업계 종사자들 비중이 높다. 맥주 양조장, 수입사, 도매사, 펍, 음식점 등 맥주 관련 다양한 비즈니스를 영위하거나 근무하는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다. 이들과의 교류를 통해 맥주 업계의 현황에 대한 살아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진로 모색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맥주 비즈니스를 준비하거나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맥주 자격증 공부를 해볼 만하다. 고객에게 좋은 맥주를 제공하고자 한다면 좋은 맥주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자격증 공부를 하면서 맥주 맛을 유지하는 방법, 잔에 따르는 방법, 음식과 어울리는 맥주를 고르는 법 등을 숙지할 수 있다. 맥주 자격증 실기 시험의 주요 부분이 잘못 만들어지거나 잘못 보관된 맥주 맛을 고르는 것인 만큼 이를 익힐 좋은 기회다.
 
비플랫 대표·비어포스트 객원에디터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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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혜 황지혜 비플랫 대표·비어포스트 객원에디터 필진

[황지혜의 방구석 맥주여행] 미니멀 라이프를 지향하면서 맥주는 짝으로 쌓아놓는 이율배반적인 삶을 살고 있는 맥주 덕후. 다양한 맥주를 많이 마시겠다는 사심으로 맥주 콘텐츠 기업 비플랫(Beplat)을 운영하고 있다. 전 세계의 다양한 맥주 스타일, 한국의 수제맥주, 맥주를 맛있게 즐기는 방법 등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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