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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환조사도 없이 기소된 황운하···'언론플레이'가 되레 독 됐다

중앙일보 2020.01.30 14:26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이 지난해 12월 9일 대전 중구 대전시민대학 식장산홀에서 열린 북콘서트 형식의 출판기념회에서 본인의 자서전 '검찰은 왜 고래고기를 돌려줬을까'를 소개하고 있다. 김성태기자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이 지난해 12월 9일 대전 중구 대전시민대학 식장산홀에서 열린 북콘서트 형식의 출판기념회에서 본인의 자서전 '검찰은 왜 고래고기를 돌려줬을까'를 소개하고 있다. 김성태기자

검찰이 청와대의 울산시장 하명수사 및 선거개입 사건의 주요 피의자 13명을 29일 불구속기소 한 가운데,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지 않고 재판에 넘겨진 피의자는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이 유일하다. 법조계에서는 검찰 소환은 개인 일정을 이유로 응하지 않으면서, 언론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신의 입장을 밝혀온 점이 기소에 명분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선거 라이벌 수사 청탁받고, 수사 미진한 경찰관에 인사 조처"

검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황운하 전 울산경찰청장은 2018년 6·13 지방선거를 앞둔 2017년 9월 송철호 현 울산시장으로부터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에 대한 수사 청탁을 받았다. 황 전 청장은 같은 해 10월 김 전 시장에 대한 수사에 미온적인 경찰관들을 인사 조처하기도 했다. 이에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김태은 부장)는 황 전 청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김기현(左), 송철호(右)

김기현(左), 송철호(右)

 
검찰이 소환 조사를 하지 않은 황 전 청장을 기소한 이유는 '조사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언론 등을 통해 자기 입장을 개진했기 때문에 따로 황 전 청장에 대한 소환 조사가 없어도 기소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대검의 한 관계자는 "가급적 직접 조사를 하기 위해 수차례 소환 통보를 했지만, 황 전 청장이 이에 불응했다"며 "물적 증거와 기소 법리가 충분한 상황인데다 언론 등을 통해 황 전 청장의 입장을 충분히 판단할 수 있었기 때문에 소환 조사 없이 기소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다만 전날 윤석열 검찰총장 주재 '울산 지방선거 개입 피고발 사건 처리 관련 회의'에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황 전 청장의 기소를 유일하게 반대했다. 아직 소환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었다고 한다. 
 

황운하, 언론 등에서 "덮어두면 오히려 직무유기"

황운하 전 청장은 지난해 12월 2일 KBS의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울산 사건에 대한 본인의 견해를 이야기했다. 황 전 청장은 당시 "첩보가 내려온 시점이 2017년 12월 말이다. (지방선거가) 거의 6개월 남은 시점이었다. 그쪽의 후보가 누구인지 정해지지도 않았고 출마 여부도 불확실한 시점"이라며 김기현 전 시장에 대한 수사와 선거와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황 전 청장은 그러면서 "압수수색 날짜만 가지고 자꾸 이야기하는데 경찰청에 첩보가 하달됐는데 울산경찰청이 덮어두고 있어야 하냐"며 "명백한 비리 혐의가 있는데 덮어두는 것이 직무유기"라고 주장했다. 
 
황 전 청장은 지난해 12월 21일 본인 페이스북에 "1년6개월 동안 잠자고 있던 고발사건이 어느 날 갑자기 '하명수사 논란'으로 세상을 시끄럽게 한 지 벌써 한 달이 지났다"며 "아무리 여론몰이를 하고 아무리 들추어 본들 '없는 하명수사'가 만들어질 리는 없다"고 적었다. 
 
지난 27일 페이스북에서는 "그저 토착 비리에 대한 정상적인 수사를 진행한 것뿐인데 저와 울산청 경찰관들이 왜 검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아야 하는지 지금도 알 수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16일 황운하 경찰인재개발원장 페이스북 [SNS캡처]

지난 16일 황운하 경찰인재개발원장 페이스북 [SNS캡처]

 

황 "검찰 2차례 소환 요청" vs 검찰 "1월에만 4차례 요청"

황 전 청장은 29일 검찰의 기소 직후에는 페이스북에 "검찰로부터 두 차례 출석 요구가 있었다"며 그 동안 검찰 소환 요청에 불응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그때마다 총선 예비후보로서 불가피한 일정이 있음을 설명했고 출석연기요청서를 제출했다"며 "조정 불가능한 일정이 끝나는 2월 4일 이후에는 검찰 측 요청에 맞추어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다만 검찰은 사실관계가 다르다며 반박했다. 이에 진실공방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올해 1월에만 4차례에 걸쳐 출석을 요구했지만 출석하기 어렵다는 등 소환에 불응하겠다는 의사를 알려왔다"며 "2월 4일 이후에도 출석하겠다는 확정적 의사표시를 하지 않았고, '변호인과 상의해보겠다'고만 알려왔다"고 반박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황 전 청장은 아직 공식적으로 변호인을 선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광우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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