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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해산하고 우한 교민 맞을 준비하는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중앙일보 2020.01.30 13:54
중국 우한지역 교민 수용 반대를 주장하며 농성하던 충남 아산 주민들이 강제 해산한 가운데 보건당국은 경찰인재개발원 등의 방역에 나섰다.
충남 아산시 한 주민이 트랙터를 몰고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으로 돌진하다 경찰의 제지를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농성중인 주민을 강제 해산했다. 프리랜서 김성태

충남 아산시 한 주민이 트랙터를 몰고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으로 돌진하다 경찰의 제지를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농성중인 주민을 강제 해산했다. 프리랜서 김성태

  

충남도, 30일 경찰인재개발원 입구 등에 방역시설
앞서 경찰, 이날 농성중인 주민 100여명 강제 해산


30일 충남도와 아산시 등에 따르면 우한 교민이 머물 경찰인재개발원 곳곳에는 이날 오전부터 차량·개인용 소독 시설이 설치됐다. 충남도는 관리체계 매뉴얼을 배포하고 음압 구급차와 진단·분석 장비 등을 갖추기 위한 특별교부세(26억원)를 정부에 요청할 방침이다. 도는 전세기로 김포공항 도착한 교민들이 경찰인재개발원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지역 주민과 접촉을 차단하기 위한 대책도 점검하고 있다.
 
충남도 등에 따르면 우한에서 전세기로 귀국하는 교민 700여명 중 521명이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생활하게 된다. 교민들은 이틀에 걸쳐 전세기를 타고 김포공항에 입국해 경찰 버스를 타고 아산 인재개발원으로 이동한다. 경찰인재개발원에 머물게 될 521명 중 충남 도민은 141명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아산 시민도 60명 포함됐다. 경찰 교육기관인 경찰인재개발원은 638개 방(2인 1실)에서 하루 최대 1276명이 동시에 생활할 수 있다. 방마다 개인 침대와 사워 시설이 완비돼 생활하기에 큰 불편함이 없다. 아산 도심에서 직선거리로 4.2㎞ 정도 떨어져 있지만, 정문과 바로 인접한 곳에는 60여 가구가 모여 사는 마을이 있다.
 
앞서 경찰은 이날 오전 7시 20분부터 경찰인재개발원 앞에서 트랙터·가스통 등을 놓고 농성중인 주민 100여명을 해산했다. 해산과정에서 이렇다 할 충돌은 없었다. 주민들은 “우린 죽으라는 이야기냐”며 언성을 높였다. 이런 가운데 한 주민은 이날 오후 자신의 트랙터를 몰고 경찰인재교육원을 향해 돌진하다 경찰에 의해 제지되기도 했다. 주민 김재호(63)씨는 “행정안전부 장관과 충남도지사 등과 면담을 통해 주민 의사를 전달하겠다”며 “경찰인재개발원 앞 인도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입구에 방역장치가 설치됐다. 이곳에는 우한 교민 521명이 머물 예정이다. 프리랜서 김성태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입구에 방역장치가 설치됐다. 이곳에는 우한 교민 521명이 머물 예정이다. 프리랜서 김성태

 
경찰 관계자는 "우한 교민들이 한밤중이나 새벽에 경찰 버스를 타고 인재개발원으로 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돌발 상황만 없다면 우려할 만한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반발하는 지역 주민 만남에 주력하고 있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오후 아산 현장을 찾아 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전날 김계조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이 경찰인재개발원 앞 도로에 농기계를 세워놓고 농성하던 주민과 접촉을 시도하긴 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얻지는 못했다.
 
현재 경찰인재개발원 주변에는 차량 통행에 지장을 줄 만한 장애물이 모두 제거된 상태다. 오후부터는 교민들이 쓰게 될 생필품도 보급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일부 주민이 인도에 천막을 치며 농성을 이어갈 뜻을 보여, 경찰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인력 배치를 마쳤다.
 
경찰인재개발원 내 경찰 역시 정상 근무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주요 업무 공간인 본관과 교민이 머물 생활관 사이에는 일정한 거리가 있어서, 일과 중 만날 일은 없을 것"이라며 "경찰관까지 빠져나가면 교민이나 주민이 더 불안해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정월 대보름 달집태우기, 음악회, 충남도립대 졸업식 등 아산과 천안을 포함한 주변 지역 주요 행사는 대부분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또 다른 우한 교민 수용 기관으로 정해진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 앞에 있던 트랙터와 트럭 등도 철거됐다. 30일 오전 8시 30분쯤 경찰이 설득에 나서자 주민들이 직접 치웠다. 하지만 현수막은 아직 걸려있는 상태다. 주민 80여명은 인재개발원 입구에 모여 농성중이다. 이곳 주민들도 지난 29일부터 ‘천안 시민은 자국민이고, 진천군민은 타국민이냐’ ‘우한 교민 수용 반대’ 등 현수막을 걸고 시위했다.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내부 약도. 프리랜서 김성태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내부 약도. 프리랜서 김성태

 
마스크를 쓴 주민 100여 명이 도로를 에워싼 뒤 트랙터·트럭·승용차로 왕복 4차선 도로를 완전히 막았다. 김윤희(45)씨는 “충북 혁신도시는 인구 밀도가 높고, 공립유치원(3곳)과 초등학교(3곳), 중학교(2곳), 고등학교 등 수백명의 학생들이 거주하고 있어 격리 장소로 적합하지 않다”며 “내일 당장 경기도의 친척 집으로 아이 3명을 보낼 생각인데 모시고 있는 80대 노모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아산·진천=김방현·신진호·최종권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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