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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기 돌연 지연…"中, 대낮 외국인 엑소더스 부담스러웠다"

중앙일보 2020.01.30 11:02
정부가 전세기를 투입해 중국 우한에 거주하는 교민과 유학생 등을 국내로 데려올 예정인 가운데, 29일 오전 인천공항 대한항공 정비창에서 정비사들이 항공기를 정비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정부가 전세기를 투입해 중국 우한에 거주하는 교민과 유학생 등을 국내로 데려올 예정인 가운데, 29일 오전 인천공항 대한항공 정비창에서 정비사들이 항공기를 정비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폐렴) 발원지인 우한 체류 국민을 데려오기 위해 30일 오전 10시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 예정이었던 전세기가 중국 정부와의 협의 문제로 지연됐다. 이날부터 이틀에 걸쳐 전세기 네 대를 동원, 체류 국민 700여 명을 수송하려 했던 정부 계획에도 차질이 생기게 됐다.  

 
 우한 총영사관은 30일 새벽 ‘긴급 공지’를 띄우고 “중국 측의 비행 허가가 지연돼 오전 집결 계획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전세기편을 이용한 귀국 시도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확산되자 외교부는 공지 내용을 “집결 계획이 변경된 것”이라고 정정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최대한 조속히 귀국할 수 있도록 중국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며 “30일 밤에 출발하는 것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 출발 예정이던 전세기편에 타려 했던 이태호 외교부 2차관 등 정부 신속대응팀의 현지 합류도 늦춰지게 됐다.
 
외교부는 당초 비행 스케줄이 무산된 뚜렷한 배경에 관해 설명하지는 않고 있지만, 적잖이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중국 당국의 갑작스러운 비행 허가 변경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정부 안팎에선 “중국 정부가 외국인들이 대낮에 비행편으로 대거 빠져나가는 모습이 공개되는 것에 부담을 느낀 게 아니냐”는 추측만 나오고 있다. 
 
갑작스러운 비행 스케줄 변경이 중국 정부의 입장이 '통제' 쪽으로 강화됐기 때문이라는 말도 나온다. 중국은 한국과 일본 등 각국의 자국민 수송 전세기편의 비행 허가를 보수적으로 내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도 전세기 운항 편수를 당초 4대에서 일부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우한 공항으로 가기 위한 후베이성 내 통행도 엄격해졌다고 한다. 우한시 외곽에 있던 한국 교민들은 29일 “우한 내 집결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발급받은 차량 통행 임시 통행증에 대해 후베이성 정부가 협조하지 않고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한국 정부가 중국과 최종 조율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틀에 걸쳐 전세기 4대, 700여 명 수송’ 계획을 서둘러 발표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앞서 정세균 국무총리는 28일 “중국 정부에 마스크 200만개와 방호복ㆍ방호경 10만개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28일 밤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전화 통화를 갖고 우리 국민의 귀국 협조를 당부했지만, 정부의 당초 계획에는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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