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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443000000명이 보는 E스포츠, 한국은 축구로 치면 브라질 급”

중앙일보 2020.01.30 06:00

크리스 박 젠지 CEO 인터뷰 

글로벌 e스포츠 기업 젠지의 크리스박 CEO는 지난 21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e스포츠 산업은 기존 프로스포츠만큼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젠지]

글로벌 e스포츠 기업 젠지의 크리스박 CEO는 지난 21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e스포츠 산업은 기존 프로스포츠만큼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젠지]

4억 4300만명. 시장 조사 업체 뉴주(Newzoo)가 추정한 지난해 e스포츠 글로벌 시청자 수다. 1990년대 후반 한국에서 태동한 e스포츠는 ‘하는 게임’에서 ‘보는 게임’으로 문화를 바꾸며 20년 만에 전 세계인들이 즐기는 인기 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산업 규모도 2015년 3억2500만 달러(3824억원)에서 2018년 8억6500만 달러(1조 178억원)로 커졌다. 

 
모바일 게임사 카밤(kabam) 공동 창업자인 케빈 추(Kevin Chou)는 이 같은 폭발적 성장세를 보고 2017년 젠지(Gen.G)를 창업했다. 젠지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 배틀그라운드, 오버워치, NBA 2K 등 7개 종목 선수단을 보유한 종합 e스포츠 기업이다. 현재 프로 선수 38명, 스트리머(게임방송 유튜버) 12명이 젠지 소속으로 활동 중이다. 미국계 회사지만 서울에서 설립했고 서울과 로스앤젤레스 두 곳에 본사를 운영하고 있다. 중앙일보는 지난 21일 서울 강남 소재 한 사무실에서 크리스 박 최고경영자(CEO·40)를 만나 e스포츠 산업의 미래에 관해 물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제품 및 마케팅 부문 수석부사장을 지낸 박 CEO는 지난해 1월 젠지에 합류했다.
 
e스포츠가 얼마나 인기인가.
“가장 빠르게 성장 중인 산업이다. 지난 수년간 유럽과 아시아, 미국에서 모두 e스포츠 리그 결승전 티켓이 ‘완판’을 기록했다. 2017년 LOL 월드 챔피언십 시청자 수는 5800만 명이었다. 같은 해 열린 MLB 월드시리즈(3800만명), 미국 프로농구(NBA) 챔피언결정전(3200만명)보다 시청자가 많았다.”

급증하는 글로벌 e스포츠 시청자.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급증하는 글로벌 e스포츠 시청자.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야구·농구 등 전통 스포츠와 나란히  

2018년 5월 서울 다이너스티 경기에서 젠지 e스포츠 선수단이 경기장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 젠지]

2018년 5월 서울 다이너스티 경기에서 젠지 e스포츠 선수단이 경기장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 젠지]

 
왜 인기인가.
“e스포츠는 ‘디지털 월드’ 태생이다. 야구·축구 등 주요 스포츠는 산업적으로 성장한 다음에야 혁신적 미디어를 만났지만, e스포츠는 성장 단계부터 혁신적 미디어와 결합했다. 그러다 보니 파급력, 성장 가능성이 전통 스포츠보다 더 크다 .미식축구(NFL)나 야구(MLB)가 미국 내에선 굉장히 인기가 높지만, 미국을 벗어나면 지역에 따라 상대적인 편차가 크다. e스포츠는 그렇지 않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인종, 성별, 나이와 관계없이 누구나 즐기는 스포츠라고 생각한다.”
 
본사를 한국에 두고 있다.  
“한국은 e스포츠의 종주국이라 불린다. 지난 20여 년간 쌓아 올린 e스포츠 역사가 한국서 시작됐다. 팬들의 열정이 크고 교류도 많다. 축구선수 하면 브라질, 야구선수 하면 도미니카공화국을 떠올리듯이 e스포츠선수 하면 한국을 떠올린다. 그만큼 성실하고 열정적이며 세계적인 실력을 갖춘 선수들이 많다.”
 

배우 윌 스미스가 투자 

헐리우드 유명 배우 윌 스미스는 드리머스 펀드를 통해 e스포츠 기업 젠지에 투자했다. [중앙포토]

헐리우드 유명 배우 윌 스미스는 드리머스 펀드를 통해 e스포츠 기업 젠지에 투자했다. [중앙포토]

 
투자도 많이 받았다.
“지난해 4월 유명 배우 윌 스미스 및 일본의 축구스타 혼다 케이스케 등이 만든 유니콘 투자 펀드 ‘드리머스 펀드’로부터 4600만 달러(약 521억원)를 유치했다. 드리머스 편드는 아시아와 미국을 기술적 혁신을 통해 이어주자는 목표를 가진 펀드인데 젠지가 그 기준에 부합하는 기업이라 판단했다고 들었다.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가 추산한 ‘2019년 글로벌 e스포츠 팀 가치’ 평가에서 1억 8500만 달러(2181억원)로 6위를 차지했다.”
 
한국에선 e스포츠를 비주류 문화로 보는 경향이 있다.
“컴퓨터, 비디오 게임은 아직 역사가 짧다. 하지만 점점 게임에 익숙한 사람이 많아지고 다른 사람이 하는 게임을 보는 것만으로 재밌다는 걸 아는 사람도 늘고 있다. 현재 35세 이하 사람들은 TV보다 비디오 게임을 더 많이 접했던 세대라고 한다. 10년, 20년이 지나면 이들과 함께 e스포츠 저변도 넓어질 것이다.”
 

미국 고교교육과 게임훈련 병행 

미국 프로스포츠 시청자수 전망.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미국 프로스포츠 시청자수 전망.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프로선수 상당수가 20대 초반에 은퇴하는데, 수명이 너무 짧지 않나.
“게임을 통해 자신의 삶을 향상하도록 하는게 젠지의 창업 정신 중 하나다. 우리는 선수들이 균형잡힌 삶을 살길 원한다. 그래서 학생 선수가 학업과 게임을 병행하게 해주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지난해 9월 서울에 오픈한 ‘젠지 엘리트 e스포츠 아카데미’다. 학생들이 e스포츠 트레이닝과 미국 교과 교육을 동시에 받고 졸업시 미국 정규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을 수 있게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전 수업이 영어로 진행된다. 또 e스포츠 장학생으로 미국 대학에 입학할 수 있게 준비도 돕고 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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