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르포]“수혜요? 사명감 더 크죠” 생산량 두 배 늘리는 마스크 공장

중앙일보 2020.01.30 05:01
29일 오후 1시 경기도 안성시에 있는 마스크 제조업체 이앤더블유 사무실 앞. 성인 남녀 10여 명이 모여 있었다. 회사 관계자는 “단기 인력 급구 소식을 듣고 온 것 같다”고 말했다. 1992년 설립돼 국내 최초로 부직포 마스크를 만든 뒤 30년 가까이 마스크를 생산해 온 이 회사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우한 폐렴) 사태에 다음주부터 일 생산량을 두 배로 늘릴 계획이다. 생산직 직원도 50명 충원하기로 했다. 김종은(35) 이앤더블유 대표는 “보건용 마스크 수요가 급격히 늘어 24시간 3교대 근무해야 할 상황”이라며 “우한·베이징·상하이 등 중국뿐 아니라 태국·일본에서도 공급 요청이 오지만 국내 물량을 대기에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마스크 제조업체 이앤더블유의 공장 내부 모습. [사진 식품의약품안전처]

마스크 제조업체 이앤더블유의 공장 내부 모습. [사진 식품의약품안전처]

이 회사의 주 제품인 보건용 마스크 KF94를 생산하는 공장에 들어가봤다. 입구에서 위생복·위생모·발싸개·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세정제를 바른 뒤 에어샤워를 통과해야 했다. 제품 위생을 위해서다. 990㎡(약 300평) 내부에 ‘ㄱ’자 모양의 마스크 제조설비 8대와 포장 설비 등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놓여 있었다. 보건용 마스크는 기계에 외피·내피·필터 등 원재료 투입, 흡착, 마스크 모양으로 자르고 접기, 밴드 부착, 포장 단계를 거쳐 생산된다. KF80 역시 마찬가지다. KF80은 평균 0.6마이크로미터(1㎛·1000분의 1mm) 크기의 미세입자를 80% 이상, KF94는 평균 0.4㎛ 크기의 입자를 94% 걸러낼 수 있다는 뜻이다. 
 
보건용 마스크 원재료인 폴리프로필렌 부직포. 최은경 기자

보건용 마스크 원재료인 폴리프로필렌 부직포. 최은경 기자

“24시간 3교대 근무도 고려”

 
대부분의 공정이 기계로 이뤄졌다. 대형 두루마리 모양의 폴리프로필렌 부직포가 라인을 지나가면서 손바닥 크기의 마스크로 모양을 갖춰갔다. 설비마다 직원 한 두명이 서서 완성품 육안 검사, 포장 설비 투입, 포장품 중량 측정, 박스 포장 등을 하고 있었다. 김 대표는 “미세먼지로 잘 알려진 KF80·KF94 마스크를 바이러스 차단용으로도 쓰지만 바이러스 입자 크기가 천차만별이라 완벽히 막을 수 있다고 장담은 못 한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황사·미세먼지 등 유해물질 및 감염원으로부터 호흡기를 보호하는 KF94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보건용 마스크 KF80, KF94에 관해 설명하고 있는 김종은 이앤더블유 대표. 최은경 기자

보건용 마스크 KF80, KF94에 관해 설명하고 있는 김종은 이앤더블유 대표. 최은경 기자

이어 “‘멜트 브라운’ 공법을 이용한 필터가 미세입자를 정전기로 끌어당겨 잡는 것이 원리”라며 “이 효과가 계속되지 못하기 때문에 재활용은 무리”라고 덧붙였다. 마스크를 처음 했을 때 좋지 않은 냄새가 나는 것은 부직포 냄새 때문이며 약품 등은 들어가지 않는다고도 강조했다. ‘비쌀수록 효능이 좋으냐’는 질문에는 “기본 필터링 기술이 같기 때문에 일회용 마스크 성능은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며 “다만 소재에 따라 장시간 착용 시 편한 제품이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보건용 마스크 재활용은 무리 

 
현재 식약처에 등록된 마스크 제조업체는 130여개다. 이앤더블유는 이중 가장 오래되고 매출 규모가 큰 곳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누설률(공기가 새는 비율) 검사 등 허가에 필요한 대부분의 검사를 자체적으로 한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았다. 연구실에서는 차단율 측정기와 숨쉬기 편한 정도를 알아보는 사람 머리 모양의 차압 측정기를 볼 수 있었다. 누설률이 낮을수록 차단율이 높다. 김 대표는 “KF94는 누설률이 11% 이내, KF80은 20% 이내 수준이고 이앤더블유 KF94 제품은 1%대”라고 말했다. 또 차단율이 높다고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알려줬다. 차압이 올라가 숨 쉬기 힘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의경(오른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29일 경기도 안성시에 있는 마스크 제조업체 이앤더블유를 방문해 보건용 마스크 제조·공급 실태를 살폈다. [사진 식품의약품안전처]

이의경(오른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29일 경기도 안성시에 있는 마스크 제조업체 이앤더블유를 방문해 보건용 마스크 제조·공급 실태를 살폈다. [사진 식품의약품안전처]

설명을 마친 김 대표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때보다 마스크 업체가 많이 늘었는데도 상황이 비슷하다”며 “마스크 업체가 수혜를 본다고 하지만 매출보다는 사람들을 위해로부터 보호한다는 사명감으로 최선을 다해 마스크를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이 회사를 방문해 마스크 제조·공급 실태를 점검했다. 이 처장은 “보건용 마스크 생산과 공급이 차질 없이 이뤄지도록 돕고 생산 현황을 살피겠다”고 말했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김 대표가 알려준 마스크 올바르게 쓰는 법
-포장지에 적힌 사용방법 숙지
-코·턱에 밀착되게 맞출 것
-가급적 오염된 지역에서는 벗지 않아야
-손으로 자주 만지면 오염될 수 있어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