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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글 중심] “우리도 박쥐를 먹었다구요?”

중앙일보 2020.01.30 00:09 종합 23면 지면보기
e글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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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받은 복이 전염병입니까?”
 
박쥐를 먹는 중국 식문화를 향한 비판이 싸늘합니다. 중국인들은 박쥐를 뜻하는 ‘푸(蝠)’와 복을 의미하는 ‘푸(福)’의 발음과 성조가 비슷해서 ‘복을 받는다’고 비유하면서 박쥐를 먹는다고 합니다. 중국 우한 폐렴의 숙주로 박쥐가 유력시되면서 야생동물을 먹는 중국 식문화가 도마 위에 올랐지요. “인간이면 가려 먹어라. 인간이길 포기했냐” “야생동물을 잡아먹을 경우에는 법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미개’ ‘멍청’ 등 공격적 표현이 쏟아지네요. 신중한 태도를 요구하는 이들은 “우리나라도 정력제라고 이것저것 잡아먹고요” “허리가 아프면 오소리 피를 내어서 먹었죠”라고 반박합니다. 식문화 비판이 자칫 중국인 전체에 대한 혐오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이런 와중에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는 “한국인도 예전에는 지금의 중국인과 다르지 않았다. 박쥐를 먹었다”는 글을 SNS에 올려 네티즌들을 당황스럽게 했습니다. “중국인의 2010년대 음식 관습은 1970년대 한국인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네요.  
 
이에 “누가 먹었는데. 한국인이 박쥐 먹었다는 소리는 듣다 듣다 처음이다”는 항의성 댓글이 붙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지금 상황에서 무엇을 먹느냐는 때늦은 공방보다는 당장의 위생에 신경 쓰는 게 급선무”라며 점잖게 꾸짖기도 합니다.
  
박쥐

박쥐

#. ‘부산행 김의성’ 논란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중국 내 사망자가 100명을 넘기면서 우한에 고립된 한국인을 탈출시키려는 정부 계획이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30, 31일 전세기로 귀국시키는 것에 대해 “자국민 보호가 국가의 의무” “한꺼번에 데려와서 격리하고 관리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며 응원하는 목소리가 많은 반면, 일부 네티즌은 “트로이 목마도 모르느냐” “전 국민 병 옮긴다” “멀쩡한 사람이 그 전세기 타면 집단 감염되는 거 아니냐”며 우려를 표했지요. 귀국 후 14일간 임시 생활을 할 장소를 두고도 반발이 컸습니다. 천안시가 격리 후보지로 선정된 것에 대해 “동네북이냐?” “지역 이기주의다” “천안은 교통의 허브다. 전국으로 퍼지기 쉬울 것” 등 반발이 일었죠.
 
정부는 아산과 진천으로 나눠 격리 수용하기로 방침을 바꿨습니다. 이에 “서울에 지원은 다 해놓고 충북은 지원 1도 안 해주면서 나쁜 건 다 몰아넣는다. 진천 사람들이 뭘 잘못했는데 공항과 가깝지도 않은 곳에 뭘 설치하나. 서울 시민만 국민이냐”는 반응도 나왔습니다. 격분하는 목소리에 “부산행 김의성이냐”고 한 네티즌의 일침도 관심을 끌었지요. 영화 ‘부산행’에서 좀비를 피해 자기만 살자고 기차 출입문을 닫았던 배우 김의성의 이기주의에 빗댄 겁니다. “황군의 후예가 거기에도 있었네요” “사람을 무슨 핵폐기물 보듯” 등의 질타도 이어졌죠. 신종 전염병 공포를 대하는 댓글의 군상이 영화 속 한 장면 같네요.
 
e글중심지기=김서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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