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화웨이, 영국 5G시장 뚫었다…삼성전자 발등에 불

중앙일보 2020.01.30 00:03 경제 3면 지면보기
삼성전자와 화웨이의 5G 격돌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왼쪽)과 중국 광둥성의 화웨이 리서치개발센터. [연합뉴스, 중앙포토]

삼성전자와 화웨이의 5G 격돌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왼쪽)과 중국 광둥성의 화웨이 리서치개발센터. [연합뉴스, 중앙포토]

5G(세대) 통신 시장의 패권을 놓고 삼성전자와 다투고 있는 화웨이가 연초부터 무섭게 질주하고 있다. 화웨이는 미국의 거센 반대에도 영국의 5G 통신 장비 시장에 진출에 성공해 유럽시장 공략의 물꼬를 텄다. 또 지난해 5G 폰 시장에서는 안방인 중국 시장을 발판삼아 세계 1위를 차지했다. 통신장비 시장에선 화웨이를 바짝 추격하고,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한발 앞섰던 삼성전자로서는 화웨이의 질주로 비상이 걸렸다.
 

미국 주도 ‘반 화웨이 연합’에 균열
독일 등 EU국가 이탈 늘어날 수도

삼성, 작년 5G폰출하 화웨이에 뒤져
7%P로 좁힌 장비 점유율도 흔들

영국 BBC,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은 28일(현지시각) “영국 정부가 국가안보회의(NSC)를 열고 5G 네트워크 구축사업에 화웨이의 참여를 허용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민감한 국가 정보를 다루는 네트워크 핵심 부문에는 배제하고, 비핵심 부문에서도 화웨이의 장비 점유율을 35% 이하로 제한하기로 했다.
 
영국이 화웨이에 5G 시장을 개방하면서도 제한을 둔 것은 미국의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그동안 화웨이의 통신 장비가 중국 공산당의 스파이 행위에 이용될 수 있다며 동맹국에 화웨이 장비 사용 금지를 압박해 왔다. 또 화웨이 장비를 쓰는 국가와는 정보 공유를 중단하겠다고 경고해 왔다. 하지만 영국의 이번 화웨이 장비 도입 결정으로 미국 주도의 ‘반 화웨이 전선’은 균열이 가게 됐다. 특히 영국은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과 함께 미국의 핵심 정보공유 동맹인 ‘파이브 아이즈(Five Eyes·5개의 눈)’ 국가 중 하나다. 이에 따라 화웨이는 5G 도입을 앞둔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웨덴 등 유럽연합(EU) 국가 진출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5G 장비 시장 점유율

5G 장비 시장 점유율

유럽 국가 입장에선 경제적 논리라는 명분도 있다. 경제전망 기관인 옥스포드 이코노믹스는 화웨이를 5G 네트워크 장비 공급에서 배제할 경우 5G 투자 비용이 최대 29% 늘고, 국내총생산(GDP)은 영국이 최대 118억 달러(약 14조원), 독일이 최대 138억 달러(약 16조원)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더욱이 독일(도이치텔레콤), 영국(보다폰), 스웨덴(텔리아) 등 유럽 주요국은 4G 통신에도 화웨이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화웨이가 EU 회원국에 내는 법인세 누적액은 56억 유로(약 7조원)에 달한다. 화웨이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다는 얘기다.
 
화웨이는 5G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거침없는 질주를 하고 있다. 29일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화웨이는 5G 스마트폰 690만 대를 출하했다. 시장점유율 37%로 670만 대(36%)를 출하한 삼성전자를 1%포인트 차이로 누르고 1위에 올랐다. 다음은 중국 비보(200만 대, 10.7%), 샤오미(120만 대, 6.4%) 순이다. LG전자는 90만 대(4.8%)를 출하해 5위에 머물렀다. SA는 “화웨이의 5G 스마트폰이 미국 제재의 영향을 받지 않는 중국에서 대부분 출하됐지만, 삼성전자의 5G 스마트폰 출하 지역은 한국, 영국, 미국 등으로 광범위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로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격이다. 시장조사업체인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세계 5G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은 화웨이가 30%로 1위고, 삼성전자가 23%로 2위다. 다음은 에릭슨(20%), 노키아(14%) 순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5G 장비 시장의 23%를 차지한 건 국내와 미국, 일본 시장을 잡았기 때문이다. 올해는 세계 50여 개국에서 5G를 시작하는 만큼 화웨이와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