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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금융] 래퍼처럼 ‘속사포 설명’ 텔레마케터의 보험 권유 따져보고 가입해도 늦지 않아요

중앙일보 2020.01.30 00:02 부동산 및 광고특집 1면 지면보기
40대 직장인 A씨는 전화로 B보험회사의 치매보험을 가입했다가 낭패를 겪었다. 전화 상담원은 치매보험을 권유하며 치매가 보장되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A씨가 가입 의사를 밝히자 상담원은 치매보험에 대해 중증치매만 보장된다는 추가적인 내용을 빠르게 설명한 뒤 청약을 진행했다. 나중의 설명을 자세히 듣지 않은 A씨는 어머니를 피보험자로 치매보험에 가입했다. 이후 어머니가 경증치매 진단을 받아 A씨가 보험금을 청구하자, 보험회사는 가입한 보험은 중증치매만 보장된다며 보험금 지급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파인’(fine.fss.or.kr)에서 알려주는 전화로 보험 가입시 유의사항

A씨처럼 전화로 보험상품을 파는 텔레마케팅(TM) 상품에 가입한 뒤 피해를 겪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TM을 통한 보험상품 가입 시 유의사항’을 금융소비자정보 포털사이트 ‘파인’(fine.fss.or.kr)에서 안내하고 있다.
 
 

보험상품 장단점 따진 뒤 가입 결정해야

금융감독원은 전화로 보험에 가입할 경우 상품에 대한 설명을 끝까지 듣고 가입 여부를 결정하라고 당부한다.
 
TM으로 보험 계약을 진행할 때 설계사는 고객에게 불이익이 될 수 있는 중요 내용을 설명하고 이해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다만 설계사가 권유단계에서는 상품의 장점만을 적극적으로 부각하고, 불이익이 될 만한 내용은 이후 청약 단계에서 설명하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청약이 완료될 때까지 모든 설명을 주의 깊게 듣고, 상품의 장단점에 대해 꼼꼼하게 따져본 뒤 가입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보험사 텔레마케터의 상품 설명 속도가 너무 빠르거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으면 천천히 또는 크게 말해 달라고 얘기해야 한다. 보험상품은 날로 어렵고 복잡해지고 있다. 이런 상품을 전화로 판매하다 보니 설명이 길어지는 경우가 많다. 설계사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알아듣기 힘들 정도의 빠른 속도로 설명한 뒤 고객의 이해 여부를 확인하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때 가입자가 ‘상품을 제대로 이해했다’는 응답은 녹취가 되고 중요한 법적 근거가 된다. 설계사의 전화 설명이 지루하더라도 끝까지 잘 들어야 하는 이유다. 설명 속도가 빠르면 천천히 말해 달라고 하고, 소리가 작다면 목소리를 키워 달라고 요청해서 꼭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
 
고객은 보험 가입 전에 상품 요약자료를 문자나 e메일, 우편 등으로 받아볼 수 있다.
 
 

요약자료 문자·e메일·우편으로 확인 가능

TM 보험상품의 특성상 설계사가 전화로 상품의 장점만 강조하면 소비자가 불리한 점을 알기 쉽지 않다. 이에 2018년 12월부터 저축성보험 및 변액보험 등은 가입 권유 전 또는 가입 권유 도중 문자·e메일·우편 등 소비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상품 요약자료가 제공되고 있다. 이 요약자료를 보면서 설계사의 설명을 비교·확인하는 것이 좋다.
 
특히 노년층의 경우 큰 글자와 그림이 있는 안내자료를 받을 수 있다. 청약철회 가능 기간도 일반 보험(청약일로부터 30일)보다 TM 보험(청약일로부터 45일)이 더 길기 때문에 이 기간에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
 
전화로 체결된 보험계약은 모두 해피콜이 실시된다. 해피콜은 보험회사가 신규 가입한 계약자를 대상으로 청약철회 가능 기간 내에 전화 등으로 보험계약의 중요 내용을 재확인하는 절차다.
 
해피콜 내용이 기억하고 있는 것과 다르다면 주저 말고 재설명을 요청해야 한다. 해피콜 녹취자료는 향후 분쟁 시 증거로 사용될 수 있으므로, 이해 여부를 묻는 말을 주의 깊게 듣고 신중하게 대답해야 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TM은 판매자와 소비자 간의 정보 불균형으로 불완전 판매 발생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저축성보험은 보험기간이 장기이고, 변액보험은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니 신중하게 가입을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앙일보디자인=김재학 기자 kim.jaih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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