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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기 언제 오나" 귀국 문의 폭주···우한 총영사관은 전쟁터

중앙일보 2020.01.27 16:19
[주우한 총영사관 홈페이지 캡처]

[주우한 총영사관 홈페이지 캡처]

 
중국 우한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우한에 체류 중인 한국인들의 귀국 문의가 현지 총영사관에 폭주하고 있다. 주우한 총영사관은 27일 “교민들께서 전세기와 이동수단에 대해 많은 기대를 갖고 궁금하신 것은 이해하지만, 문의 전화가 폭주해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현재 영사관 일반 전화는 통화가 불가능하니 사건 사고, 의심 증상 등 긴급 상황 발생 시 당직 전화로 연락해달라”는 공지를 홈페이지에 올렸다.  

주우한 총영사관에 귀국 전세기편 문의 폭주
정부 당국자 "귀국 국민 후속 조치도 논의 중"


 
외교부에 따르면 정부가 전세기편으로 귀국을 희망하는 교민들의 수요 조사에 나서면서 우한 총영사관에 관련 문의가 몰리고 있다. 앞서 미국, 프랑스, 필리핀 등 각국 정부는 전세기 편으로 자국민들을 실어나르고 있다. 감염병 확산 우려에 따른 ‘차이나 엑소더스’가 현실화한 것이다.  
 
26일(현지시간) 중국 우한에 투입된 군 의료진 450여명이 지정된 병원으로 이동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중국 우한에 투입된 군 의료진 450여명이 지정된 병원으로 이동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총 인력 30명 규모의 우한 총영사관은 전쟁터나 다름없는 상태라고 한다. 이광호 부총영사를 포함한 외교관 4명, 행정인력 5명 등 한국 인력 9명이 중국 정부와의 업무 협조, 교민 전화 응대 등을 하고 있다. 총영사 자리는 공석이다. 
 
이광호 부총영사는 27일 “전세기 관련 문의가 많이 오는 상황”이라며 “우한시가 사실상 봉쇄돼 (추가 지원 인력이) 들어올 수가 없어 최대한 남아 있는 인력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체류 국민의 귀국 지원을 위한 차량 이동과 통관 등과 관련해 후베이성 외판(외교부)과 협의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일차적으로 전염병 확산을 막는 데 주력하고 있기 때문에 해당 방침도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 베이징 시내 거리가 평소의 교통 체증과는 달리 텅 비어 있다. 우한 폐렴의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 당국은 언론을 통해 "제발 집에 있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유상철 기자]

중국 베이징 시내 거리가 평소의 교통 체증과는 달리 텅 비어 있다. 우한 폐렴의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 당국은 언론을 통해 "제발 집에 있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유상철 기자]

 
총영사관이 파악하고 있는 체류 국민은 약 600명으로, 이중 상당수가 귀국을 희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우한 시내 통행 제한과 물품 부족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총영사관은 귀국 비용은 개인 부담으로 청구할 수 있다는 내용도 함께 안내하고 있다. 
 
앞서 우한시는 23일부터 우한을 출발하는 항공기와 열차 운행을 중단했다. 또 시내 대중교통 운영을 금지하고 택시는 2부제로 운영하고 있다. 우한을 빠져나가는 고속도로 등도 봉쇄된 상태다. 후베이성 정부의 허가에 따라 구호물자 등 일부만 외부 유입이 허용되고 있는 상태라고 한다.  

 
우한 현지 상황에 대해 이 부총영사는 “차량 이동이 완전히 금지된 것은 아니고 일부 통행이 된다”며 “물품 사재기의 경우 초반에 일부 있었지만, 지금은 마트에 가보면 물품이 동나거나 하지는 않았다. 외부에서도 지원이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7일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중앙사고수습본부 1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7일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중앙사고수습본부 1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외교부에 따르면 현지 체류 중인 한국인들 가운데 아직 우한 폐렴 의심 사례나 확진자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총영사관 근무 인력은 당분간 교민들의 귀국 지원 업무에 집중하고, 전염병 확산 추이에 따라 공관 인력 철수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의 정부 당국자는 “우한 현지에서 귀국하는 한국민에 대해서는 필요에 따라 격리 조치 등 후속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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