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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中출장 금지령···사스땐 성장률 -0.25%P 깎았다

중앙일보 2020.01.27 15:37
25일(현지시간) 중국 우한에 투입된 의료진들이 마스크를 쓰고 주의사항을 듣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중국 우한에 투입된 의료진들이 마스크를 쓰고 주의사항을 듣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미・중 무역 전쟁이 마무리되는 것 같아 기대감이 높았는데, 이제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까지 신경을 써야 할 판이다.”
 
연휴 마지막 날인 27일, 수화기 너머 들리는 한 대기업 임원의 한숨 소리는 유독 컸다. 그는 “지정학적 위기에 더해 바이오 위기까지 덮친 여태껏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악재가 찾아왔다”며 “연말에 짠 사업계획을 다시 세워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공포가 국내 기업을 덮치고 있다. 불확실성이 커지는 데다가, 중국 소비 시장 위축이 가장 큰 걱정으로 떠올랐다. 
 
국내 기업의 중국 우한 탈출은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우한에서 에틸렌 등을 생산하고 있는 SK종합화학이 대표적이다. 우한시 칭샨구에 사업장을 둔 SK종합화학의 한국인 직원 10명은 설 연휴를 전후로 모두 귀국했다. SK종합회학의 모회사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SK종합화학 우한 사업장 직원은 모두 20명으로 중국 직원을 제외한 한국인 직원은 모두 10명”이라며 “이 중 9명은 설 연휴가 시작되기 전에 귀국했고 1명은 설 연휴 사이 한국에 들어와 우한 사업장에 한국인 직원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한에서 귀국한 직원 등 발열 등 이상 증세가 있다는 직원은 아직 없다”고 덧붙였다.
 
26일(현지시간) 중국 우한에 투입된 군 의료진 450여명이 지정된 병원으로 이동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중국 우한에 투입된 군 의료진 450여명이 지정된 병원으로 이동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LG전자·SK이노 중국 출장 금지령 

석유화학 업계 특성상 직원들의 중국 출장이 잦은 SK이노베이션은 사실상 중국 출장 금지령을 내린 상태다. 꼭 필요한 경우 최소한의 인원에 한해 담당 임원 결재를 얻어야만 중국 출장에 나설 수 있다. LG전자도 오는 28일부터 우한뿐 아니라 중국 전역 출장을 금지하기로 했다. 현지 법인에 있는 기존 출장자 역시 조속히 복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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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그룹은 중국 정부 등의 대응을 지켜보며 주재원 철수 검토에 들어갔다. 포스코는 우한에서 자동차용 강판을 가공하는 가공센터를 2015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한국 주재원 4명은 가공센터 인근 숙소에서 생활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한국과 중국 정부의 향후 대응 방향에 따라 주재원 철수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중국 정부의 춘절 연휴 연장 조치에 따라 다음 달 2일까지 공장은 가동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광저우에 공장을 운영 중인 LG디스플레이도 임직원의 중국 출장을 자제하기로 했다. 중국 방문 전후로 회사에 문자로 신고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한화와 효성그룹 등도 우한을 비롯한 중국 출장을 자제할 것을 직원에게 권고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외교부의 여행경보 3단계(철수 권고)에 맞춰 해당 지역으로의 출장을 자제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중국 지역 담당자 일부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연휴 기간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 우시와 충칭 반도체 공장 근로자에겐 마스크를 쓰고 손 세척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현지 공장의 ‘4조 3교대’ 운영에는 차질이 없다고 한다.
 
중국 사업장 내 한국 직원 철수는 시작에 불과하다. 기업의 고민은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중국 시장 위축에 모아지고 있다. 미·중 분쟁으로 가뜩이나 대 중국 수출이 줄어든 마당에 바이러스 확산으로 올해 수출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2019년 대 중국 수출액.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2019년 대 중국 수출액.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국내 기업의 중국 수출 비중은 절대적이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중국을 상대로 한 수출액은 한국의 전체 수출액 중 26%를 차지했다. 2위는 미국이 차지했다. 대 미국 수출은 전체 수출액 중 12%에 그쳤다. 이재윤 SK증권 연구원은 “화장품과 의류 등 중국 관련 소비주의 투자 심리 위축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사스땐 한국 연간 성장률 -0.25%포인트 

중국에서 시작된 급성호흡기 증후군(SARS・사스) 사례에서 보듯 우한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후폭풍을 한국 기업도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 많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지난 15일 발표한 ’중국발 원인 불명 폐렴 현황 및 대응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003년 유행한 사스가 한국의 연간 경제 성장률을 0.25%포인트 하락시킨 것으로 분석했다. 이승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중국연구실장은 “사스 확산에 따라 홍콩은 17억 달러의 사회적 비용이 발생했고 싱가포르도 2003년 GDP 성장률이 1~1.5%포인트 감소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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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기헌·박성우·김영민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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